주문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4년 및 벌금 6,000만 원에, 피고인 B을 징역 5년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2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으로부터 6,000만 원을 추징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의 항소와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이하 '배임'이라 한다)의 점 및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가에관한법률위반(이하 '감정평가법위반'이라 한다)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자 I은행의 대출담당 직원으로 이 사건 오피스텔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진행하면서, B 등이 분양대금을 부풀려 분양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최초 전달받은 Q호의 감정가액이 분양계약서상의 분양대금보다 낮아 이를 다시 검토하라고 하였을 뿐 감정가액의 상향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또한 대출상담사로부터 유치권 행사 사진을 전달받아 이를 B에게 확인하니 B이 유치권은 해결되었다고 하면서 판결문을 보내주어, 이를 정확하게 검토하지 않고 유치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생각한 채 그 판결문을 대출관련 서류에 편철하고 대출절차를 진행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B, C와 공모하여 Q호에 대한 잘못된 감정평가를 한 것이 아니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대출을 실행한 것이 아님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5년, 벌금 6,000만 원, 추징 6,0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제1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이하 '사기'라고 한다)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오피스텔의 가치를 부풀린 분양계약서 및 감정평가서로 피해자 은행을 기망하여 담보대출을 받아 편취한 것은 인정하나, 피고인도 당시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유치권 분쟁이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고 이 사건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서 담보대출을 받았던 것이어서, R(주)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 중인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속이고 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나아가 피고인은 대출실행의 대가 지급과 관련하여, A에게 유치권이 행사 중인 사실을 눈감아 줄 것을 요구한 적이 없으므로, 원심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이하 '증재'라고 한다) 부분에서 이와 달리 판단한 것도 잘못이다}. 2)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에 대한 각 양형부당 주장 제1 원심의 형(징역 5년)과 제2 원심의 형(징역 6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C(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B과 이 사건 오피스텔의 전매수익을 나누어 갖기로 합의하지 않았고, 이 사건 오피스텔의 분양대금 전액을 대출금으로 충당하기로 공모한 것도 아니다. 다만 피고인은 B이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를 매수하여 담보대출을 받음에 있어 명의를 대여하고, 고용주인 B의 거부할 수 없는 지시에 따라 부풀린 가격으로 분양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오피스텔 30채의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위 오피스텔 30채 중 하나인 Q호에 대한 감정평가를 하면서, 고액의 대출을 위해 평가액을 증액하라는 B의 요구에 따라 Q호에 대한 잘못된 감정평가를 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서는 B이 Q호에 대하여 높은 담보대출금을 받아 이를 편취한 것을 도운 방조책임만 인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방조가 아니라 공동정범의 성립을 인정하고 Q호 외에 나머지 29채의 오피스텔들에 대한 담보대출금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책임을 인정하였으므로(피고인은 Q호에 대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면서 "대표감정"임을 표시하여 달라는 요구를 명시적으로 거절하였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사기죄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자 I은행이 한 담보대출금 49억 8,000만 원 중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부분만이 편취금액으로 인정되어야 하므로, 대출금액 전부를 편취금액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도 잘못이다.
검사(양형부당) 제1 원심이 피고인 B, C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B: 징역 5년, 피고인 C: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검사는 이 법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부분의 공소사실 제15행의 '위 오피스텔에 유치권이 있다는 사실을 누락한 채'를 '위 오피스텔에 대해 유치권을 주장하는 R(주)가 유치권을 실제로 행사하여 피해자 I은행에 손해가 미칠지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피해자 I은행에 불리한 내용의 판결문을 첨부하고 이에 관한 조사나 확인을 하지 아니한 채'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원심판결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부분의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그리고 원심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와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각 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전부는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 피고인에 대하여 제1, 2 원심판결이 각 선고되었는데, 제1 원심판결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였고, 제2 원심판결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항소하였다. 그리고 이 법원이 위 각 항소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는데,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과 제2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2021. 6. 8.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1. 6. 16.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에 대한 위 각 원심판결들의 죄는 판결이 확정된 위 사문서위조 및 위 조사문서행사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심 판시 각 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도 위 각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심판결들에 대한 위 피고인들의 위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을 제외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감정평가법인을 운영하던 피고인은 감정평가사인 C와,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를 C 등 4인 명의로 분양받은 후 이를 되팔아 수익을 나누기로 하면서 위 오피스텔들의 가액을 부풀려 분양계약서와 감정평가서를 작성하고 이를 모르는 피해자 I은행으로부터 합계 49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아 편취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기망행위도 하였다는 것이다. 즉, 사실은 R(주)가 2014. 12. 24. 확정된 점유회수 판결에 기하여 2015년 6월경부터 위 오피스텔의 정면 도로변에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1톤 화물차량을 주차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유치권을 행사 중이었기 때문에 피해자 I은행의 내부규정에 따라 이 사건 오피스텔은 담보로 취득될 수 없었음에도, 그와 같이 유치권이 행사 중인 사실을 숨긴 채 위와 같이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유치권에 관하여는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R(주)는 이 사건 오피스텔 중 일부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아 시공하였고, 2008년 6월경부터 2010년 1월경까지 이 사건 오피스텔을 점유하면서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에 기한 유치권을 행사하였다.
R(주)는 2010년 1월경 이 사건 오피스텔의 건축명의자인 (주)Z와 시공사인 AA(주)에 의해 점유를 침탈당하자, 위 회사들을 상대로 이 사건 오피스텔 인도소송(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0가합2956호, 이하 '제1 인도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여 2011. 8. 17. 승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대한 (주)Z, AA (주)의 항소 및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2014. 12. 24. 확정되었다.
(주)N는 2014. 1. 14. 이 사건 오피스텔의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AB(주)에게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해주었고, AB(주)는 2015. 3. 30. R(주)를 상대로 인도소송(인천지방법원 2015가합52226호, 이하 '제2 인도소송'이라고 한다)을 제기하였는데, R(주)에 대해 공시송달로 진행된 결과 2015. 9. 22. '제1 인도소송 판결에 기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이 R(주) 앞으로 인도 집행되면 R(주)는 AB(주)에게 위 오피스텔을 인도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R(주)는 2015. 12. 24. 위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고, 항소심법원은 2016. 6. 30. R(주)의 유치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AB(주)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016. 10. 13. AB(주)의 상고도 기각되었다.
R(주)는 2015년 6월 무렵부터 2016년 초까지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화물차를 세워두고 유치권 행사 중임을 표시하였다.
피고인으로부터 C 등 4인 명의로 대출 신청을 받아 감정평가까지 완료된 이후인 2015. 11. 12. I은행의 대출담당 차장 A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차량이 주차된 사진을 전송받게 되자 피고인에게 유치권을 확인해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알아보니 소송이 끝나서 다 해결되어 문제없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A은 유치권 관련 자료의 첨부 없이 이 사건 대출에 대한 결재절차를 진행하여 2015. 11. 23. 대출이 이루어졌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이후인 2015. 12. 8. (주)N와 사이에 자신의 아들인 AC 이름으로 운영하는 (주)AD가 소유한 화성시 AE 토지 등 5필지와 이 사건 오피스텔 10채를 추가로 교환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교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교환계약서에는 이 사건 담보대출에 담보로 제공된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에 관한 유치권 침해에 관하여도 (주)N가 책임진다"는 기재가 있었다.
또한 (주)N 대표이사 V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현장을 몇 번이나 왔었고 그때마다 R(주)가 게시한 프랜카드를 보았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4권 1874, 1883쪽), 원심에서 '이 사건 오피스텔 분양상담 중인 2015년 10월경 피고인으로부터 유치권에 대한 문의를 받고, 소송 중이라고 이야기했더니 피고인이 감정평가사이고 점유권 소송에 관한 것은 많이 다뤄봤기 때문에 크게 문제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하였다.
W도 경찰에서 '피고인은 유치권에 대한 플랜카드를 확인하고 이 사건 교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4권 1909쪽), 원심에서 '피고인이 유치권이 있어서 거래가 힘들 것 같다고 문제제기를 하여 V으로부터 받은 제2 인도소송 판결문을 보내주면서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교환계약 전에 오피스텔을 세 번 정도 방문했는데 플랜카드가 부착된 트럭을 봤고, 그 내용은 얼핏 봐서 유치권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4권 1885쪽), 검찰에서 '이 사건 대출 당시 W으로부터 제2 인도소송 판결문 뿐 아니라 제1 인도소송 판결문도 받아보았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4권 1958쪽), 이 사건 교환계약서의 유치권침해 보장 조항에 대해 검찰에서 '시간이 지나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어 혹시 장래에 유치권이 들어오면 책임지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권 1227쪽).
위와 같은 사실 및 진술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당시 R(주)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실을 직접 목격하였을 뿐 아니라 V, W 등을 통해 관련 소송에 관한 내용을 듣고 판결문도 직접 확인했는데, 그 판결은 R(주)가 패소한 1심 소송에 관한 것에 불과하였고 그 판결 후에도 R이 계속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었음이 인정되는 점, 피고인은 2000년 무렵부터 토지개발 사업을 해오면서 하청업자의 유치권 행사로 토지소유자 등을 변경한 경험이 있는 점(증거기록 3권 1166쪽),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 이후 체결한 이 사건 교환계약에서 오피스텔에 관한 유치권 분쟁을 우려하여 특별 조항을 약정 내용에 포함시켰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판결문만으로 유치권 분쟁이 모두 종료되어 해결된 것으로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미 감정평가를 완료하고 심사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이 사건 대출을 그대로 받기 위해 대출담당자 A에게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어 문제없다고 말하였으므로, 이 사건 오피스텔의 유치권 분쟁에 관하여 피해자 I은행을 기망하였음이 인정된다.
당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담보대출을 받음에 있어 담보로 될 이 사건 오피스텔들에 관하여 R(주)가 유치권을 행사 중인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이 유치권 분쟁이 모두 종료되어 해결된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음에도 대출담당자 A에게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어 문제가 없다고 말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나 그 담당자들에게 유치권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속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유치권 분쟁의 종료 여부에 관하여도 피고인이 고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먼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당시 R(주)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해 유효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이 'R(주)가 유치권을 행사 중인 사실"을 숨겼다고 볼 수 없다. 1 R(주)는 하도급대금을 담보하기 위해 이 사건 오피스텔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가 그 점유를 침탈당하였다. 2 R(주)가 제1 인도소송을 제기해 2014. 12. 24. 그 승소판결이 확정되었지만, 그 사이 (주)N가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를 AB(주)에 신탁한 후 AB(주)가 R(주)를 상대로 제2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다. 3 이에 R(주)는 점유를 회복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오피스텔의 앞 도로변에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화물차량을 주차해두고 있었을 뿐이다. 4 점유침탈로 점유를 상실한 이상 유치권은 소멸하고,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점유를 회복하면 점유를 상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유치권이 되살아나지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점유를 회복하기 전에는 유치권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72189 판결). 따라서 R(주)는 당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단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
다만 R(주)가 당시 유효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더라도 제1 인도소송에서 승소한 후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화물차량을 주차해두는 방법으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사실관계도 기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그러한 사실관계 자체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에서도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의 대출담당 직원인 A도 대출상담사로부터 R(주)가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화물차량을 주차해두는 방법으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진을 전송받아 R(주)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만일 피고인이 A으로 하여금 위와 같은 사실관계 자체를 감추고 지점장 등에게 대출결제를 상신하도록 하였다면, 피고인이 A과 공모하여 R(주)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아 피해자 I은행을 속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그와 같이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1 R(주)가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 경고문이 부착된 차량을 주차해 두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사실은 누구든지 아무 때나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인데(실제 대출상 담사가 그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I은행의 직원인 A으로 하여금 그러한 사실 자체를 피해자 I은행에 감추도록 하였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경험칙에 반한다. 2 원심도 "피고인이 A에게 '알아보니 소송이 끝나서 다 해결되어 문제없다'는 답변을 하였다"고 인정하였을 뿐이다. 이를 넘어 피고인이 A에게 "R(주)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관계 자체를 숨겨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답변은 대출신청인으로서 I은행의 대출담당자에게 문제가 없으니 대출이 이루어지도록 해달라는 정도의 의미이고, 이를 넘어 객관적 사실관계 자체를 숨겨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A이 이 사건 대출에 관한 결재를 상신함에 있어 판결문 등 유치권 관련 자료를 첨부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피고인으로부터 판결문 등을 교부받으면서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별도의 검토 없이 만연히 그와 같이 행동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다만 그와 같은 행동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A의 별도의 배임 범행을 구성한다), A이 유치권 관련 자료를 첨부하지 않은 채 대출에 관한 결재를 상신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A에게 유치권에 관한 객관적 사실관계 자체를 숨겨달라고까지 하였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한편 기록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유치권 분쟁이 모두 종료되어 해결된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음에도 대출담당자 A에게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도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대출이 진행될 당시에는 AB(주)가 R(주)를 상대로 제기한 제2 인도소송에서 R(주)가 패소하여 '제1 인도소송에 기한 인도집행이 되면, R(주)는 AB(주)에게 이 사건 오피스텔을 인도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기까지 하였던 상태였다. 그와 같은 확정판결에 의하면 R(주)는 유효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므로, 유치권 분쟁이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쉽사리 배척할 수 없다(피고인이 종전에 토지개발사업을 하면서 유치권행사를 피하기 위해 소유자를 변경한 적이 있었다는 점만으로, 피고인이 위 판결이 공시송달로 진행되어 추완항소가 가능하므로 항소심에서 취소될 수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를 대출금으로 분양받은 뒤 이를 처분해 전매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것임을 전제로 하는데, 피고인이 유치권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문제될 수 있음을 알았다면, 이 사건 오피스텔들을 분양받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의 분양대금에 관해 V은 원심에서 '각 오피스텔에 관한 신탁해지를 위해 필요한 금액 정도로 정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유치권을 주장하는 R(주)의 공사대금 등까지 고려해 분양대금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피고인도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었을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3 더욱이 피고인은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를 대출금으로 분양받은 뒤 이 사건 교환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 10채를 추가로 더 취득하려고까지 하였는데, 유치권 분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면 그러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4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교환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치권으로 인한 침해를 (주)N에서 책임진다는 취지의 특별 조항을 포함시킨 것을 보면, 피고인이 유치권 분쟁이 모두 종료된 것으로 인식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R(주)가 유치권 주장을 계속적으로 하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위와 같은 특별 조항을 두었을 수 있고, 그렇다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자신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을 2회에 걸쳐 40채나 매수한 피고인이 대출담당자인 A에게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A도 R(주)가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은 A에게 유치권에 관한 판결문, 특히 R(주)가 승소한 판결문까지 보내주었는바 그러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모두 고지하였다면, 피고인이 A에게 '유치권 분쟁이 해결되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피고인의 평가 내지 판단에 불과하여 그 부분에 다소 과장이 포함되었더라도 이를 기망으로 볼 수 없다}. 5) 따라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유치권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에는 사기죄의 기망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어,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증재 부분과 관련된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2015. 9.경 A으로부터 대출실행의 대가로 1억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고 A에게 충분한 대출을 실행해 주면 그 대가로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하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A에게 "위 오피스텔에 유치권이 행사 중인 사실을 눈감아 달라"고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5년 9월경 피고인 A으로부터 대출실행의 대가로 대출받을 금액 중 1억 원을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자, 이를 수락하여 A이 위 오피스텔에 유치권이 행사 중인 사실을 눈감아 주고 오피스텔 분양대금을 전부 충당할 만큼의 금액으로 대출을 실행해주면 그 대가로 대출실행 후 남는 대출금에서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A이 2015. 11. 12. 대출상담사로부터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차량이 주차된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전송받고 피고인에게 이를 확인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그 전인 2015년 9월경 A에게 대출과 관련하여 1억 원을 주기로 하면서 유치권이 행사 중인 사실을 눈감아 달라고 말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있다.
다만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금융회사등의 임직원인 A에게 그 직무인 대출과 관련하여 금품을 공여하였다는 것으로, 유치권과 관련된 위 부분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별도의 무죄판단은 하지 않고,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수정하여 인정한다.
피고인 A의 양형부당을 제외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은, I은행의 대출담당자로 담보대출신청을 받고 그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담보물의 감정금액이 담보물에 대하여 제출된 분양계약서상의 분양금액보다 낮아 이를 다시 검토해보라고 요청하였을 뿐이고, 담보물인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차량을 주차해두고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대출신청인인 B에게 확인하니 유치권 문제가 해결되었다면서 제1 인도소송의 판결문을 보내주기에 이를 믿고 대출절차를 진행하여 대출을 실행한 것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배임행위를 하였다거나 감정평가사와 공모하여 잘못된 감정평가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법리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등 참조). 부실대출에 의한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대출 당시의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기타 채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상황, 사업현황 및 전망과 대출금의 용도, 소요기간 등에 비추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서 대출채권의 회수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도12582 판결 등 참조). 금융기관의 직원들이 대출을 함에 있어 대출채권의 회수를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조치를 강구함이 없이 만연히 대출을 해 주었다면 업무위배행위로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금융기관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B에게 담보대출을 함에 있어, B 등이 담보로 제공할 오피스텔의 분양대금 전액을 대출금만으로 마련한다거나 분양대금을 부풀려 기재한 분양 계약서를 제출해 담보대출을 받으려 한다는 사정까지 알고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이 B의 사기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감정평가법인을 운영하는 B은 I은행의 대출담당 차장인 피고인에게 이 사건 오피트텔 30채를 담보로 한 대출을 요청하였는데, 피고인은 처음에 이를 거절하였다가 B으로부터 금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그 대출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 2 B은 일관하여 피고인에게 대출을 요청하면서 면적당 일정한 금액 이상의 대출이 실행되도록 부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3 피고인은 위와 같이 B으로부터 대출신청을 받고 B이 운영하고 있던 감정평가법인에 담보물인 오피스텔들 중 한 채인 Q호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였다. 4 그런데 B이 운영하는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사인 C는 Q호에 대한 감정평가를 하면서 분양계약서에 기재된 분양대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평가하였다. 5 피고인은 B 등에게 "이렇게 차이가 나면 대출금액이 모자랄 것 같은데", "대충 매매금액이랑 좀 맞춰야 되지 않겠냐"는 등의 말을 하였다. 6 이에 B은 C에게 감정가를 상향시키도록 하였고, C는 2015. 11. 3. Q호를 4억 9,500만 원으로 평가한 감정평가서를 제출하였다. C는 당심에서 최초에 제시하였던 감정가액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으나 몇 천만 원 정도를 올린 것이 아니라 약 1.3배 내지 1.5배 정도는 올렸을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7 피고인은 위와 같은 감정평가서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 감정가를 토대로 다른 오피스텔들에 대한 가치를 추정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에 대한 담보대출 절차를 진행하였다. 대출상담사 P는 2015. 11. 8. B이 운영하는 감정평가법인의 사무실에 방문하여 담보물인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의 분양명의자들로부터 각 대출거래약정서를 작성받아 왔다. 분양명의자들인 C, J, K, L에 관한 개인·소호여신심사표에 의하면, C, J의 신용등급은 2등급, K, L의 신용등급은 5등급이었고, C의 연소득은 7,800여만 원, J의 연소득은 1,900여만 원에서 5,800여만 원, L의 연소득은 4,100여만원에서 6,500여만 원, K의 연소득은 6,800여 만 원에 불과하였다. 8 피고인은 2015. 11. 12.경 위 P로부터 R(주)가 이 사건 오피스텔 앞에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부착된 차량을 주차해 두는 방법으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진을 전송받았다. 그 경고문에는 점유를 침탈당하였으나 점유를 반환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어 강제집행을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재와 함께 R(주)의 연락처도 기재되어 이었다. 9 이에 피고인은 B에게 유치권에 관하여 확인하였는데, B은 피고인에게 유치권분쟁이 해결되어 문제없다고 말하면서 제1 인도소송의 판결문을 보내주었다. 10 피고인은 R(주)가 주장하는 유치권에 대하여 아무런 조사 없이 대출 결재를 상신하여 결국 2015. 11. 23.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를 담보로 한 49억 8,000만 원의 대출이 실행되었다. 위 대출금액은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의 분양대금, 등기비용 등을 지급하고도 2억여 원이 남는 금액이었다(B이 요구하였던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11 피고인은 2015. 11. 24. B으로부터 6,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12 그 직후인 2015. 12. 24. R(주)는 제2 인도소송에 대한 추완항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16. 6. 30. R(주)의 유치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였는데, 그 판결은 2016. 10. 13.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13 I은행 복무규정 제2편 제2장 제2절 제1조 제1항 제1호 본문은 '압류, 가처분, 매도조건이 이행되지 아니한 환매특약등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 예고등기, 해제특약등기, 신탁등기, 유치권신고 등 담보권 행사를 저해할 등기 또는 권리가 있는 경우에는 담보취득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들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이 분양대금을 부풀려 대출신청을 하였다는 점'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R(주)의 유치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였는데, 그 판결은 2016. 10. 13.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13 I은행 복무규정 제2편 제2장 제2절 제1조 제1항 제1호 본문은 '압류, 가처분, 매도조건이 이행되지 아니한 환매특약등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 예고등기, 해제특약등기, 신탁등기, 유치권신고 등 담보권 행사를 저해할 등기 또는 권리가 있는 경우에는 담보취득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들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이 분양대금을 부풀려 대출신청을 하였다는 점'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대출신청인측에 담보물의 감정평가를 의뢰하고 그 감정가액을 높이도록 하였으며 유치권에 대한 실질적 검토 없이 대출신청인이 원하는 담보대출을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하였고, 또한 감정평가사와 공모하여 잘못된 감정평가를 하였다고 인정되고, 그 점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배임의 점에 대한 변경된 공소사실 및 감정평가법위반의 점을 모두 유죄로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이 사건 대출은 대출신청인들의 신용보다는 담보가치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으로 채권회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담보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2 그런데 피고인은 담보물의 평가를 대출신청인인 B이 운영하는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였고, 감정평가사가 제시한 감정가가 분양계약서의 금액보다 낮아 대출신청인인 B이 요구한 금액을 대출해줄 수 없을 것으로 보이자 감정가를 '분양금액 정도로 맞추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여, 결국 Q호의 감정가액을 상향시켰다. 3 피고인은 자신의 위 말은 금융기관 대출담당 직원들이 통상하는 이야기에 불과하여 감정가액의 상향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스스로 금융기관 직원들과 감정평가사 사이의 금액 조정에 관해 검찰에서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실적이라는 것이 있어서 대출의뢰가 들어오면 가급적 대출이 실행되도록 적극적으로 감정평가법인과 협의를 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그 대출이 부실이 나도록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감정평가법인 입장에서도 자신들 명의로 나가는 감정평가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감정평가액을 조정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감정평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조정금액이라는 것이 1,000~2,000만 원 정도이지 몇 억 원씩 조정하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3권 1297면), 이 사건은 최초 제시된 감정가의 1.3~1.5배 정도로 감정가액을 부풀려 4억 9,500만 원의 감정평가서가 작성된 것이어서 결국 1억 원 이상의 금액이 상향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그러한 감정평가서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토대로 다른 담보물의 가치를 평가해 결국 합계 49억 8,000만 원을 대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통상적인 업무절차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은 감정평가사과 공모하여 잘못된 감정평가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4 또한 I은행은 담보권 행사를 저해할 등기 또는 권리가 있는 담보물의 담보취득을 금하고 있으므로, 그 대출담당직원으로서는 담보물에 관한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가 있는 경우 그 권리관계를 조사해 담보대출금의 회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피고인도 검찰에서 "과거 유치권 분쟁이 있었던 것을 알았다면 은행 복무규정에 따라 당연히 담보 대출을 실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맞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한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권 1326면). 그럼에도 피고인 스스로 당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B의 말을 듣고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R(주)가 승소한 판결인 제1 인도소송의 판결문만 받아보고 더 이상 유치권에 관한 아무런 조사 없이 대출을 실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결국 피고인은 유치권에 대한 실질적 검토 없이 만연히 담보대출을 실행하여 대출채권의 회수를 곤란하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C의 양형부당을 제외한 항소이유에 대판 판단
"Q호에 관한 사기방조"를 넘는 책임이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법리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으로서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이때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7도2573 판결 등 참조).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1 피고인은 B의 지시로 이 사건 오피스텔 30개 호실에 대한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자신이 수분양자로서 분양계약을 체결한 호실을 포함하여 총 30개 호실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데 있어 감정가를 개별로 평가하지 않고 그 중 1개 호실에 대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각 호실별 대출금액을 산정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대출자 중 한 명인 자신이 스스로 감정평가를 하면서 미리 정해진 대출금액의 규모를 고려하여 이미 작성한 분양계약서의 분양대금액에 맞추어 실제 감정평가액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감정평가서를 작성한 사실, 2피고인은 B이 운영하는 감정평가법인의 유일한 감정평가사로서 다른 대출명의자인 J, L, K과 달리 B과 수시로 이 사건 대출에 관해 협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를 종합하면, 피고인은 분양계약서의 분양대금과 감정평가서의 감정평가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작성하는 방법으로 피해자 I은행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는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분양계약서 및 감정평가서를 작성한 것으로, 공동가공의 의사로 사기 범행의 필수적 부분을 분담하여 실행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Q호의 감정평가서에 '대표감정'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30개 호실 전체에 대한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은 30세대 중 Q호만 감정하여 이를 기준으로 나머지 호실에 대한 감정평가액과 대출금액이 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Q호에 대한 감정평가서를 작성하였음이 인정되므로, 대표감정이란 문구를 피고인이 기재하였는지 여부는 피고인에 대한 공동정범의 성립 범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든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고인은 B과 이 사건 오피스텔의 전매수익을 나누어 갖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B은 당심에서 정확한 금액이나 비율까지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전매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이 사건 오피스텔의 분양명의자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다른 분양명의자들도 원심에서 수익을 나누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도 검찰에서 'B이 분양명의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1채당 200~3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남기자고 하였고, 구체적으로 B이 얼마를 어떤 비율로 나누자고 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저로서는 그렇게 분양을 받아 수익을 나눠 주겠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2권 500, 501면), 피고인도 최소한 다른 분양명의자들과 같은 정도의 수익은 나누어 받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2 또한 피고인은 B과 이 사건 오피스텔들의 분양대금 전액을 대출금으로 충당하기로 공모한 사실이 없고, 분양대금을 부풀린 것인지 모르고 이 사건 오피스텔 30채의 분양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심에서 증인으로 진술하면서는 대출받은 금액으로 부동산 대금과 등기비용 같은 것을 모두 지급하려는 계획이었고, 그래서 실제 대금보다 높은 금액으로 분양계약서를 작성한다는 느낌은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스스로의 진술과 배치되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3 또한 피고인이 원심에서 "처음에는 오피스텔 전부를 감정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피고인이 자신이 분양명의자로서 채무자로 되는 부분에 대해서 감정을 할 수 없다고 하자 B이 J의 명의로 분양받는 Q호에 대해서만 대표감정을 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감정을 하면 괜찮다고 하여 Q호에 대한 감정을 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바, 그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도 Q호에 대한 감정결과를 기준으로 다른 오피스텔들에 관한 대출금이 정해질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Q호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편취금액 판단이 잘못이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그러므로 사기죄에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되거나 담보가 제공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으로부터 그 대가 또는 담보 상당액을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도1264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반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 C에 대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에서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은 B과 함께 대출금으로 오피스텔을 취득한 다음 이를 되팔아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금액이 부풀려진 분양계약서와 감정평가서를 작성하여 합계 49억 8,000만 원을 대출받아 이를 편취한 점, 더욱이 감정평가사인 피고인이 감정평가사 제도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용한 점,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움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죄책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등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 I은행에게 피해 금액을 변제하거나 합의하지 못한 점, 다만, 피고인이 감정평가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자백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동종 범행전력이나 벌금형을 넘는 처벌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B이 주도하였고 피고인은 유치권 분쟁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여 범행가담 정도에 참작할 부분이 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으로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억 원의 대출원리금 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 등 제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양형기준상 권고형량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다.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 사유들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당심에서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에 대한 부분 및 제2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 B의 항소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제1 원심판결 중 피고인 C 에 대한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와 피고인 C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