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714
판결선고
2025. 9. 9.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양시 동안구 B에 있는 ㈜C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약 1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 16.부터 2025. 1. 10.까지 위 사업장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25년 1월 임금 60,278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의 임금 합계 484,58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 16.부터 2025. 1. 10.까지 위 사업장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114,86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의 퇴직금 합계 19,918,06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E, F, G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진정서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등
사업자등록증, 위임장, 퇴직금 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아래 유리한 정상 참작)
선고유예할 형
벌금 2,000,000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0,000원)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통상적인 일할 계산방식에 따라 산정한 임금과 단체협약 및 근로계약서를 근거로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나 사후적으로 변경된 판례에 따라 미지급 차액이 발생한 것에 불과하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C은 대구 중구 H, 2층에 본점을 두고 귀금속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안양시 동안구 B에 서울지점을 두고 있었다. ㈜C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이 악화되자 2025. 11. 19.에 안양에 소재한 공장을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2025. 11. 22.에는 2025. 1. 10.을 기준으로 서울지점을 폐업하고 근로자들을 해고한다는 취지의 공고를 하였다.
근로자 D을 포함한 별지 목록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위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다가 위 지점의 폐쇄와 함께 근무를 종료하게 된 근로자들이다.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 주휴일은 일요일이고, 토요일은 휴무일이다. 또한 임금계약서에 따르면 임금은 기본급과 보전수당 및 자가운전보조금, 식대로 구성되고, 통상임금산정기준근로시간은 209시간이며, 보전수당은 매월의 출근율 기준(7일 이상)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지급하고, 퇴직금은 직원이 1년 이상 근속한 경우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평균임금 30일분의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피고인과 ㈜C의 노동조합은 2021. 3. 29.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임금구성항목은 기본급과 보전수당(시간 외 근로 산정 시 비통상임금)을 기본으로 한다. 항목 추가, 폐지시 노사합의 후 신설, 폐지한다.
통상시급은 현 월급여 총액의 일정금액을 기본급으로 하고 법정소정근로시간(209시간)으로 나눈 금액으로 산정한다. 급여별(급여구간) 기본급 비율은 임금체계개편위원회에서 시행한다. 최저기준은 법정최저임금으로 한다. 이 통상시급은 초과근로수당 지급 산정에만 사용한다.
피고인은 2025. 1. 24.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기본급을 기준으로 1월의 총일수31일 중 근무일수인 10일에 해당하는 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2025. 1. 1.부터 2025.1. 10.까지의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일을 2025. 1. 10.로 하여 그때부터 직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대해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5. 3. 18.경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① 2025. 1. 1.부터 2025. 1. 10.까지의 임금은 일 단위 통상임금에 근무일수를 곱하여 산정하여야 하고, ② 퇴직금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최종 근무일 다음날인 2025. 1. 11. 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평균임금의 산정방식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므로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이와 달리 산정하여 적법하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과 퇴직금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C의 직원 F와 공인노무사 G은 피고인을 대리하여 2025. 3. 25.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 출석하여 임금 및 퇴직금 산정에 착오가 있어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도 2025. 4. 14.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 출석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내역이 기재된 체불내역서를 제시받았고, 당시 공장 매각대금으로 직원들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노동조합에서 노동청에 신고를 하여 비로소 변경된 판례에 따라 임금과 퇴직금 산정이 일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2025. 5. 14.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최종 근무일 다음날인 2025. 1. 11.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과 기 지급한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였으나 2025. 5.28.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될 때까지 나머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지급하지 아니한 상태였다.
구체적인 판단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어떤 임금에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한다는 조건(이하 '근무일수 조건'이라 한다)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조건이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인 경우에는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면서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중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삼아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판단한 부분과 그와 같은 취지의 종전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고, 위와 같이 변경된 새로운 법리는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고려하여 위 판결 선고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한다고 판단하였다(이하 '전원합의체 판결'라 한다).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기본급과 함께 지급받은 수당 등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는 근무일수의 출근을 요구하는 출근율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전원합의체 판결의 선고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 인한 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할 때에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통상임금을 산정하여야 하므로, 피고인이 이와 다른 방식으로 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 미지급금액이 발생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전원합의체 판결은 2024. 12. 19. 선고되었고 피고인은 그로부터 불과 1개월 남짓 지난 2025. 1. 24.경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당시 위 판결의 법리를 알지 못하였음을 탓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2025. 4. 14.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 출석하여 진술을 할 무렵에는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이 있다는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로부터 상당기간이 지나도록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록에 따르면 피고인이 경영악화로 사업체를 폐업하고 공장을 매각하면서 자금을 마련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이 계속 중이던 2025. 7. 18.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나머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점(근로자 I의 경우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위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대지급하였다) 등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요소일 뿐 이를 들어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의 고의를 조각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점,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개전의 정상이 뚜렷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되는 형을 정함
판사 장윤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