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항고를 기각한다.
이유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2012가합45880 손해배상 청구사건의 집행력 있는 판결정본(청구금액 11,716,511,586원)에 기하여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별지 목록 기재 채권(이하 ‘이 사건 피압류채권’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하였다.
사법보좌관은 2015. 12. 10. 위 신청을 인용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발령하는 처분을 하였고, 제1심 법원은 2016. 1. 13. 위 사법보좌관의 처분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항고이유에 대한 판단
주장
채무자는 주식회사 A(이하 ‘A’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D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피압류채권 중 채무자의 제3 채무자에 대한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채권(DB, 계약번호 E, 이하 ‘이 사건 계쟁채권’이라 한다)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상의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쟁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은 위법하다.
판단
퇴직급여법상 퇴직연금채권은 그 전액에 관하여 압류가 금지된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71180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급여법 제2조 제1호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에서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직연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한 퇴직급여법 제7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5다244333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으로서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A의 정관 제33조는 “이 상호저축은행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의 결의로 저축은행장(대표이사), 부저축은행장(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약간명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3조의2는 “대표이사는 상호저축은행을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한다.”(제1항), “부저축은행장(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및 이사는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상호저축은행의 업무를 분장 집행하며 대표이사 유고시에는 위 순서로 그 직무를 대행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A의 대표이사 D과 채무자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 회장 G의 아버지인 H가 1981년경 I조합를 인수하여 F을 설립할 당시부터 줄곧 F에서 같이 근무해 온 사람들로서, 채무자는 F(A의 주식 95.18% 보유)의 주식 1.44%를 보유하고 있다(2010. 12. 31. 기준).
채무자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A의 등기이사 및 감사위원장으로서 위 은행의 여·수신, 재무, 회계 등 업무를 관리·감독해 왔으며, 2005.경부터 2011.경까지 A의 비등기 전무이사 및 여신심사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A의 여신업무를 총괄하였다.
A에서는 매일 아침 대표이사 D, 채무자, 감사와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회의가 열렸고, 위 임원회의에서는 A의 여·수신 업무나 자금현황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채무자는 A의 전무이사 및 여신심사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은행의 여신업무를 총괄하며 대출 관련 서류에 모두 결재하였고, A에서 대규모 PF대출 사업에 참여하거나 J그룹의 중대한 현안에 관해서는 대표이사 D과 함께 F 임원회의에 참석하여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
채무자는 2009. 2.경 F에서 개최된 F과 A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임원회의에 참석하여 후순위채권을 어느 정도 발행하여야 하는지, 후순위채권의 발행규모에 따라 A의 BIS 비율이 어떻게 변화할지 등에 대해 다른 은행 임원들과 논의하기도 하였다.
또한 채무자는 2009. 12.경부터 2010. 1.경까지 예정된 부산지방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위 세무조사와 관련한 세무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하는 등 A의 세무에 대한 업무에도 실질적인 관여를 하였다.
채무자는 A의 비자금 조성 및 보관에 대한 지시를 하는 등 비자금 조성 관련 업무에 대하여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앞서 본 채무자의 A에서의 지위, 업무, 역할 등을 종합해 보면, 채무자가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로부터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의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채무자가 담당한 전체 업무의 실질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함에 그친다고 볼 수 없고, A으로부터 여신업무 등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사무처리를 한 임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채무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계쟁채권은 퇴직급여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항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 3. 28.
판사 차영민(재판장) 배온실 백상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