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3. 9. 선고 2017고단1325 판결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2, 4, 5, 6, 8, 9, 10 기재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3, 7 기재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무죄 부분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수정구 B 5층 소재 C학교(이하 'D학교'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9명을 고용하여 교육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8. 29.부터 2016. 11. 21.까지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E의 2016. 10. 임금 1,500,000원, 2016. 11. 임금 1,750,000원 합계 3,25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2, 4, 5, 6, 8, 9, 10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8명에 대한 임금 합계 40,661,128원 및 퇴직금 합계 18,258,74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피고인은 각 근로자들에 대하여 공소사실에 기재된 임금 또는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피고인이 운영하던 D학교 투자자인 F의 고소와 피고인의 구속으로 인하여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다가 사실상 폐쇄되어 교사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일시에 퇴직하는 바람에 부득이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변소한다.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검사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모아보면 피고인은 G학교 부속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D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F로부터 D학교 설립자금으로 2013. 12.부터 2014. 1.까지 사이에 합계 23억 원을 차용한 사실, 피고인은 F에게 위 차용금을 2015. 8. 31.부터 2018. 8. 31.까지 매년 5억 원과 2019. 8. 31. 3억 원으로 분할하여 변제하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인은 2014. 3. 개교를 목표로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G학교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은 주식회사 푸투룸에게 22억 원 이상을 지급하여 학교 운영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기 위한 공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교사와 교직원을 채용하였으나 교육부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G학교의 재산관리방안 허가신청을 반려하고 G학교가 피고인의 학생모집 광고를 반대하는 등의 사정으로 개교가 지연된 사실, 그 사이에 불과 7~8명의 학생을 모집하여 수업은 시작하였으나 이미 채용한 교사와 교직원 인건비 등으로 운영비가 계속 지출되자 피고인은 2014. 4. 28.경부터 2014. 7. 5.경까지 F로부터 7억 3,000만 원을 추가로 차용한 사실, 피고인은 2014. 7.경 언론매체에 신입생 모집광고를 하고 2014. 9.경 D학교를 본격적으로 개교하여 교육청에 평생교육시설 등록을 마쳤으며 2015. 1.경에는 D학교 학생수가 86명에 이른 사실, 이와 같이 D학교의 운영이 정상 궤도를 찾아가던 중 아직 차용금의 제1회 분할변제의 기한이 도래하기도 전에 F는 2015. 2.경 피고인과 D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외부에 피력하고 2015. 3.경 피고인을 차용금 편취에 의한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실, F의 고소 이후 D학교의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피고인은 2015. 9. 2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기소되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2016. 10. 6.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사실, 피고인은 항소하여 서울고등법원에서 2017. 4. 20. 무죄판결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실, 피고인이 법정구속된 후 D학교는 더 이상 운영되지 못하고 2016. 11. 중순경 사실상 폐쇄된 사실, 피고인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도 D학교 교사와 교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지 않고 지급하였으나 법정구속 이후 D학교가 폐쇄되어 모든 직원들이 퇴직할 때까지의 1달 반 정도 기간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H은 2015. 4.경 이후 띄엄띄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금품청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H의 퇴직일도 다른 근로자들과 같이 D학교가 폐쇄될 무렵이므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금품 미청산에 관하여 인정되는 책임조각사유는 H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D학교가 폐쇄될 무렵 D학교의 자산은 이 사건 건물에 들어간 공사비용 상당액 정도가 남아 있을 뿐 부동산이나 건물 보증금은 없고, 이 사건 건물의 월세와 관리비 약 10억 원, 4대보험료 약 7~8천만 원이 체납되어 있는 상태여서 보유자산을 처분하여 임금 등을 청산하는 것도 불가능하였던 사실, 피고인은 무죄석방된 이후 D학교를 정상화하고 체불임금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D학교의 경영이 고유자산이 없이 F로부터 차입한 돈으로 설립·운영되면서 그 수익금으로 차용금도 갚아 나가고 운영경비도 충당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온 점, 개교 초기에 교육부나 G학교와의 견해 차이로 어려움을 겪었던 점, D학교의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를 무렵 F의 고소로 학생수 감소와 피고인의 구속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맞이하게 된 점, 피고인이 구속되기 전까지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어 왔던 점, 피고인의 구속으로 D학교는 더 이상 운영되지 못하고 단기간에 폐쇄되었고 당시 D학교의 보유자산으로는 체불임금을 청산할 방법이 없었으며, 6개월간 구속되어 있으면서 피고인이 달리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에는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책임조각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사유에 의하여 범죄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3, 7 기재와 같이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I에 대한 임금 3,909,990원, J에 대한 퇴직금 3,049,945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2017. 7. 19. 제출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소13253 사건의 2017. 5. 30.자 조정조서와 진정취하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 I, J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17. 7.경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각 기각한다.

판사 조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