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2. 4. 1. 음식점 영업을 하는 'C'에 입사하여 중식부 실장으로 근무하다가, 2013. 10. 19. 퇴사하였다. 한편, D은 'C'의 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고, 피고는 D의 아들이다.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동안 급여를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은 3,951,101원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과 관련하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5고약 1976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으로 약식기소되어 2015. 5. 6.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2015. 6. 24.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C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C를 개설하여 운영한 사업자도 아니고 원고를 고용한 고용주도 아니며,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피고의 모친인 D과 친형인 E는 수십 년 동안 식당을 함께 운영해왔는데, E의 병환으로 인하여 D이 홀로 E를 간병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워져서, 피고가 D의 식당 사무 및 행정적인 업무처리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판단
관계 법령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항 제2호는 "사용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사용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의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관계 법령, 갑 제3호증의 4,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를 고용한 고용주나 등록된 사업주, 원고에게 실제로 급여를 지급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적어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따라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라고 할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사업주 이외의 다른 사람도 '사용자'에 포함시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일정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사용자가 법정기간 내에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면 형사책임까지 부담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근로기준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다.
피고는, 모친과 친형이 식당을 함께 운영하여 왔는데 두 사람 모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친형의 병환으로 인하여 모친이 홀로 친형을 간병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자신이 식당의 사무 및 행정적인 업무처리를 도와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2017. 4. 11.자 준비서면 제2, 4면 참조). 피고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사업주인 모친과 친형의 건강 문제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자 가족을 대신하여 그들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원고 등의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27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이에 피고는 정식재판 청구를 하지 아니하여 그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확정된 약식명령에서 인정한 사실 판단을 뒤집고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위 수사과정에서도 피고는 자신의 퇴직금 지급의무 자체를 부인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을 제1호증(경력증명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 연구원으로 임용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경력증명서만으로는 피고가 연구원으로서 근무하였던 형태 및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을 알 수 없어, 위 연구원으로서의 지위와 원고의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양립 불가능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사용자로서 근로자였던 원고에게 퇴직금 3,951,10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3. 11.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의 경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사유가 있으므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청구가 전부 인용되고 달리 퇴직금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재판장) 최유경 민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