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9. 22. 선고 2017노124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벌금 1,000만 원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에 따르면 도급인인 피고인 D 주식회사와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은 수급인과 동일하게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주의의무를 부담함에도, 원심은 도급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장소의 안전성 확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만을 부담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지게차 운전면허가 없는, 수급인의 근로자인 C으로 하여금 지게차로 철제 세들을 운반하게 하고, 작업계획서 작성이나 작업지휘자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각 벌금 2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B(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준 제조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5. 12. 24. 14:50경 평택시 F에 있는 D 주식회사의 옥외 작업장에서 수급인인 H의 근로자 C에게 'I' 지게차를 조작하여 철제 세들(받침대)를 운반하도록 하였다.

그곳은 H에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지게차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개당 약 2톤의 철제 세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고 위 세들을 지게차로 다른 곳으로 옮기는 현장으로서 철제 세들이 넘어지거나 옮기는 과정에서 세들이 바닥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근로자의 위험 방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피고인 으로서는 지게차를 사용하여 작업할 경우 지게차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운전하게 하고, 작업 순서 및 방법 등이 기재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는 등 수급인과 함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지게차 조종면허가 없는, 수급인의 근로자인 C으로 하여금 위 지게차로 철제 세들을 운반하게 하고, 작업계획이나 작업지휘자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위 C이 지게차 포크로 철제 세들을 건드려 그 세들이 피해자 J에게 전도되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급성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과 C, A의 각 업무상 과실이 공동하여 위 세들이 피해자를 향해 쓰러지게 함으로써 그로 인해 피해자가 위와 같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D 주식회사

위 1)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2)

원심의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내지 제5항에서 도급사업주가 부담하는 안전·보건조치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는 점, 특히 제3항은 특정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수급인의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 도급사업주가 취해야 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정하고 있고, 그러한 조치의 내용에 관하여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이라고 예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제3항이 정하는 도급사업주가 취해야 할 예방조치는, 위험이 있는 특정한 '장소'에 관하여 안전・보건시설을 설치하는 등 그 장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위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은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안전보건규칙의 내용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으나, 법의 취지상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특정 장소의 안전성 확보와 관련된 부분에 한정된다. 만약 도급사업주도 수급사업주와 함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정한 모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면, 이는 도급사업주에게 현실적으로 이행이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고, 형벌의 지나친 확장을 초래한다.

3)

당심의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해당하는 도급사업주는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그 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수급인과 동일하게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주의의무의 범위가 장소적 안전성 확보와 관련된 조치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사업주에게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위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은 위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도급사업주는 그 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수급인과 동일하게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주의의무를 부담함은 문언상 분명하다.

②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데(산업안전보건법 제1조), 위 도급사업주가 수급인의 근로자에 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특정 장소의 안전성 확보와 관련된 부분으로 제한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저해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장소의 안전성 확보와 관련된 주의의무의 내용・범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어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과 그 책임의 소재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도 있으므로, 위 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③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 중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이거나,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지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도급사업주에게만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는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이에 더하여 같은 법 제29조 제3항의 위임을 받은 시행규칙은 위와 같은 도급사업주에게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일정한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만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주의의무를 부과하도록 다시 한번 적용범위를 제한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도 사업주가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한정적・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도급사업주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부담이 과중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지게차 운전면허가 없는, 수급인의 근로자로 하여금 지게차 작업을 하게 한 과실의 존부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무면허자에게 지게차를 운전하게 해서는 안 되는 의무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에 포함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인 B은 수급업체로부터 지게차에 관한 안전교육 이수자 및 자격증에 관한 사본을 제출받아 지게차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흰색 띠 또는 황색 띠가 부착된 안전모를 교부하여 안전모를 보고 그 자격 유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장에서 띠가 부착된 안전모를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임의로 그 자격증 소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무면허자의 지게차 운전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름의 노력을 한 점, ③ 수급인 H는 피고인 B의 감독을 피할 목적으로 흰색 띠가 부착된 안전모를 임의로 지게차 운전면허가 없는 근로자에게 교부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 B에게 지게차 운전면허가 없는, 수급인의 근로자로 하여금 지게차로 철제 세들을 운반하게 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작업계획서 미작성 및 작업지휘자 미배치 과실의 존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대재해조사의견서 제출을 비롯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B은 지게차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면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지 않았으며, 그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지게차를 운전하던 C이 지게차 포크로 철제 세들을 건드려 그 세들이 피해자에게 전도되게 함으로써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도 당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