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9. 15. 선고 2017노1418 판결

주문

피고인 E, F 주식회사의 각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E, F 주식회사

1)

사실오인, 법리오해

가)

피고인 E 내지 피고인 F 주식회사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

(1)

피고인 F 주식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부분(작업의 혼재성 관련 주장)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사업주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F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F'이라 한다)의 근로자와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B'이라 한다) 내지 피고인 D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D'이라 한다)의 근로자가 함께 작업한 바 없으므로, 피고인 F을 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라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F에게 위 조항 소정의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 E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 부분 설령 피고인 F이 위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사고에서 피고인 E는 피해자들에게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하도록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방치한 적도 없으므로, 피고인 E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인 E, F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E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부분 피해자 N이 성남시 수정구 G 소재 H 제2공구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건설공사'라 한다) 중 2-1 공구 수직구(이하 '이 사건 수직구'라 한다)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이하 '이 사건 1차 사고'라 한다)는 피해자 N의 부주의로 발생한 측면이 강하고, 피고인 E는 구체적인 작업방식에 대해 보고를 전혀 받지 못하였다. 또한 피해자 O이 이 사건 건설공사 중 2-4 공구 환기구(이하 '이 사건 환기구'라 한다) 공사현장에서 띠장에 부딪혀 사망한 사고(이하 '이 사건 2차 사고'라 한다)는 통상적인 방식에 의한 작업이 아니어서 피고인 E는 사고가 발생하리라고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다. 피고인 E는 정기적인 안전교육으로 이 사건 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이 사건 각 사고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였고, 피고인 E에게 이 사건 각 사고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없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E: 벌금 400만 원, 피고인 F: 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법리오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E, F에 대한 기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위반 부분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은 도급인으로서 일반 사업주의 책임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사고에서 피고인 F은 소속 근로자인 피고인 E로 하여금 수급업체들이 수행하는 작업을 현장에서 감시·감독하도록 하였고 피고인 E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수급인들은 그 소속 근로자에게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는바, 결국 피고인 E, F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의 책임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위 각 형 및 피고인 A: 500만 원, 피고인 B: 700만 원, 피고인 C: 500만 원, 피고인 D: 7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E, F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E, F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피고인 E, F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하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개정내용 및 취지,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의 규정 내용, 우리나라 공사현장의 특성, 피고인 E, F의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서의 작업내용과 피고인 E와 수급인들 사이의 보고 지시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F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하여 피고인 E와 F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에 따라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각 사망사고는 피고인들이 그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한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피고인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피고인 E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고인 E, F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

가)

피고인 F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부분에 대한 판단(작업의 혼재성 관련) (1)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체계 및 취지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자신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하수급인도 포함)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규칙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5항).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이 하도급의 형태로 사업이 운영되는 경우를 규율하면서 사업주가 종합적인 현장의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되, 책임소재가 모호하지 않도록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은 사내하도급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하도급업체의 재해율이 원도급업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그 작업장소가 원도급업체가 관리하는 현장 내인 경우가 많아 하도급업체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역부족인 근로현실을 반영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3. 2. 28. 선고 2012헌가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1996. 12. 31. 개정 시 제29조에 도급사업주로 하여금 작업장을 순회하면서 안전·보건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고, 사업주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규칙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리고 다시 산업안전보건법이 2011. 7. 25. 개정될 당시 사업의 일부를 도급 주어 하는 사업 외에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게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내용과 경위를 살펴보면, 안전사고에 관한 도급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위 법률이 개정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2)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그리고 위 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3)

검토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 법조문의 내용, 관련 법리 등을 종합하여 보면, 도급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도급사업주와 그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는지는, 단순히 해당 작업을 수급인의 근로자들만이 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하거나 수급인들의 근로자와 도급인들의 근로자가 특정한 장소 부근에서 동시에 함께 일하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1>, 수급인의 작업장소가 사회통념상 도급인이 운영하는 사업장 내에 있는지, 도급사업자가 직접 사업장을 전반적·총괄적으로 관리(감시·감독도 작업의 한 형태라 볼 수 있다)<2>하면서 언제든지 수급인과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상황에 있는 경우인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F은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발주받은 이 사건 건설공사 중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피고인 B 및 D에 도급 준 후, 피고인 F 소속 직원들이 이 사건 각 사고가 발생한 수직구 내지 환풍기의 설치공사 현장을 포함한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 나가 상주하면서 그 시공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관리, 감독하였으며, 위 현장에서 위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진행한 피고인 B 내지 D은 그 공사과정을 피고인 E에게 보고하는 등으로 위 각 공사는 피고인 F의 전반적이고 지속적인 관리하에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본 각 법리 및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F은 그 수급업체인 피고인 B 내지 D과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F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업주로서 수급인인 피고인 B 및 D의 근로자들이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 E, F에게 위 조항에서 정한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고인 F은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건설공사를 발주받았다(공사기간 2012. 1. 1. ~ 2015. 12. 20.). 피고인 F은 이 사건 건설공사 중 2-1 공구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피고인 B에게, 이 사건 건설공사 중 2-4 공구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피고인 D에게 각 도급주었다. 2 피고인 F은 2012. 6.경 피고인 E를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의 현장소장 겸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산업안전관리 보건법 제13조, 제18조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을 관리하고, 안전보건 및 관리업무를 총괄적으로 지휘·감독하게 하였다(증거기록 1권 379, 380, 381쪽, 증거기록 2권 1042쪽). 3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에서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 중 위 조항이 정한 사업에 대하여 사업주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지정하도록 되어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서도 역시 앞서 본 바와 같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관하여 사업주에게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위 각 조항의 사업주는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는바(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위 각 조항의 사업주인 피고인 F은 자신의 사업이 이 사건 피고인 B 및 D 등이 행하는 공사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 E를 위 법 제18조에서 정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한 바도 있다. 4 피고인 F은 이 사건 건설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피고인 E의 지휘 아래 관리팀, 공사팀, 공무팀, 안전팀, 품질팀 등을 위 공사현장에 배치하였다(증거기록 3권 163쪽). 또한, 피고인 E는 피고인 F 소속 직원 25~26명의 업무를 분담하여 구체적으로 작업현장을 관리·감독해왔다. 5 피고인 F 소속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4개 회사의 현장관리 직원들도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 상주하며 근무하였는데, 위 직원들 또한 피고인 E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증거기록 2권 578, 969쪽). 6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 각 구간별 공사담당자들이 협력사 공사담당자와 아침조회 및 TBM(Tool Box Meeting)에서 당일 작업사항, 위험요인에 대해 논의한 후 그 내용을 취합해서 공사일보를 작성하여 이를 피고인 F 소속 U에게 보고하였고, U은 피고인 E가 주재하는 아침 공정회의에서 주요작업에 대해 보고하였다. 또한, 피고인 F 소속 팀장들은 수급업체와 수시로 회의를 진행하였다(증거기록 1권 65, 102, 374쪽, 증거기록 2권 1044, 1062쪽). 7 위와 같이 작성된 공사일보에는 작업내용, 투입인원, 사용되는 장비 등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1권 388 내지 394쪽, 462, 463쪽, 증거기록 2권 921 내지 950쪽). 8 피고인 F은 매월 1회 사무실에서 피고인 F 및 수급업체 전 직원을 대상으로 2~3시간 안전교육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건설공사 계획은 피고인 F에서 전반적인 공정을 수급업체에 보내면 수급업체에서 개별 작업에 대한 작업일지를 다시 보고하고, 피고인 F이 이것을 취합하여 검토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다음날 작업에 대해 그 전날 회의를 하면서 수급업체 작업에 대해 협의하고 조율하였다(증거기록 3권 148, 149쪽).

나)

피고인 E 및 F이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위 법 위반의 고의 관련) (1) 관련 규정 (2) 관련 법리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체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 위반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 1차 사고의 경우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과 앞서 든 관련 법리, 법령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E는 2012. 6.경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된 이래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고 공사현장 전반의 상황을 보고받아 오면서, 추락할 위험이 있는 이 사건 수직구에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 설치 등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E가 이 부분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위반이 없다거나 위반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인 E, F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사업자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 작업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작업발판 내지 안전방망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수직구는 바닥까지 깊이가 28.8m에 달해 근로자들이 출입한 경우 추락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는데, 당시 이 사건 수직구에는 근로자들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관련자들의 진술 및 사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수직구쪽에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해 보이고, 실제로 이 사건 1차 사고 후 이 사건 수직구 현장에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발판, 안전난간, 방호조치, 보호망 등이 설치되었다(증거기록 1권 118 내지 125쪽).

(나)

피고인 E는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안전대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피해자 N이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안전대에 로프를 제대로 연결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가 이 사건 1차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전대는 근로자가 이를 안전수칙에 맞게 사용할 경우에만 근로자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불완전한 보호 장구로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추락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원칙적으로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의 설치와 함께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하고 예외적으로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의 설치가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만으로 추락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직구에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라고 보기 어려워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 E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

또한 설령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였다 하더라도 단순히 형식적으로 안전대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하며, 이러한 안전대 부착설비로 지지로프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처지거나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대 및 부속설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 제1항, 제2항). 그런데 이 사건 수직구에서 양수기 설치작업을 할 당시 위 장소가 매우 협소하여 당시 피해자 N과 M는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 M는 철근에 안전대를 체결하였으나 위 피해자는 안전대를 철근에 체결하지 못하고 옆에 있던 해체된 출입금지용 로프에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증거기록 1권 56쪽, 증거기록 2권 1013쪽). 이처럼 피고인 E는 안전대를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 취해야 할 조치를 소홀히 한 점도 인정된다.

(라)

이 사건 1차 사고 전날까지 계속적으로 비가 내려서 수직구 내에 물이차고 있어 양수기 설치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피고인 E는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평소 공사현장의 시공상태 등을 관리 감독했으며, 특히 이 사건 사고 당일 뿐만 아니라 그 전일부터 근무하고 있어 위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권 37, 55, 164쪽).

(마)

더구나, B 현장소장인 A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1차 사고 당일 오전 9시경 이 사건 수직구를 담당하고 있는 U F 공사팀장에게 이 사건 수직구에 양수배관을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유선으로 보고하였고, 이 사건 1차 사고 보름 전쯤 공정회의를 하면서 피고인 E가 작업을 하면서 계속하여 물이 차면 예비양수기를 설치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으며(증거기록 1권 181쪽, 증거기록 2권 1014, 1015쪽), 위 U 역시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1차 사고 당일 오전경 피고인 E가 주재한 일일 공정회의에 참석하였는데, 회의 중에 A으로부터 이 사건 수직구의 수위가 높아져 침수의 우려가 있어 양수기 1대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보고를 받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당시 같이 있던 피고인 E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2권 577쪽).

(바)

이 사건 수직구는 깊이 28.8m 이상에 해당하고, 피해자 N은 위 높이의 링빔에서 작업을 하여야 하였기 때문에 그곳에서 양수기를 설치하는 것은 피고인 E 스스로 진술하듯이 고위험 작업에 해당하고(증거기록 1권 66쪽), 따라서 이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상존하며 그에 따라 안전난간, 안전방망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사정은 피고인의 경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사항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피고인 E는 이 사건 수직구에 작업발판 내지 안전방망 등의 안전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증거기록 2권 1011쪽),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4)

이 사건 2차 사고의 경우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앞서 든 관련 법리, 법령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E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상당기간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사고 장소의 작업현황을 보고받아 왔고,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이 사건 2차 사고장소에서 띠장 해체작업을 지시하면서 사전에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 구역의 설정, 보호구 착용 등 위험방지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또한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붕괴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E에게 이 부분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위반이 없었다거나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피고인 E, F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피해자 O 등은 이 사건 2차 사고 당시 환기구 공사현장에서 지하 약 8~9m 지점에 흙막이 용도로 설치된 가시설인 띠장(H빔)을 해체하여 크레인으로 인양하는 작업을 하려던 중이었다. 일반적으로 지하에서 띠장을 인양하려면 와이어에 연결해서 끌어올리면 되는데 이 사건 띠장 해체 현장은 위에 띠장들이 놓여 있어 띠장을 꺼내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위에서도 띠장 때문에 바닥 부분이 다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위 띠장 해체 작업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작업 장소에 중량물인 띠장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난이도가 있고, 위험이 상존하는 작업이었다(증거기록 1권 305쪽).

(나)

또한 당시 작업은 하카에 연결된 띠장을 먼저 바닥에 내려놓은 후 지상으로 이동시키기 쉽도록 절단 후 크레인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는데, 띠장간 연결부위가 사전 해체된 후 띠장을 받치고 있는 브라켓에 의하여만 지지가 되고 있었고, 브라켓의 돌출부도 절단되어 있었으며, 피해자 O은 띠장이 설치된 흙막이와 벽체 사이 구조물 간 폭이 1.1m인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띠장이 낙하 되면 사고를 당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한편 피해자 O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달리 대피할 장소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이러한 작업을 지시하는 경우 사업주는 사전에 낙하물 방지망, 수직보호망 또는 방호선반의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보호구의 착용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또한,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추락, 낙하, 전도, 협착, 붕괴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는 등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작업을 하여야 한다.

(라)

피고인 E로서는 위와 같이 사전에 낙하물 방지망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되메우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지시하는 등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작업을 지시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2차 사고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조치가 없는 채로 띠장 해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위 피고인 역시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권 313쪽, 2권 1095, 1099, 1100쪽). 또한, 피고인 E는 근로자들에게 띠장을 순차로 해체하라는 등의 교육을 시행한 바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2권 1084쪽).

(마)

이 사건 띠장 해체작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가 2015. 11. 1. 실시되었는데, 작성자는 피고인 D의 C 현장소장이고, 검토자는 안전팀장인 Q이며, 최종 확인자는 피고인 E였다. 당시 위험성 평가를 하면서 하카 사용금지 등에 대해 의논하였으나, 달리 낙하물방지망 등의 보호장비 설치, 출입금지구역의 설정 등의 필요한 조치 등에 대하여 의논한 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권 제195쪽).

(바)

이 사건과 같은 띠장 해체작업의 경우 되메우기 작업이 사전에 낙하물 방지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취해야 할 중요한 안전조치 중 하나이다. 그런데 피고인 E는 위와 같은 되메우기의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증거기록 2권 1101쪽).

(사)

이 사건 2차 사고 당시 당일 해체할 작업 범위에 있는 띠장은 모두 절단하여 분리해 놓은 상황이었는데, S은 수가기관에서 다른 현장에서도 이와 같이 작업을 한다고 진술한 바 있어(증거기록 1권 258쪽), 피고인 E의 경력 등에 비추어 볼 때, 띠장을 전부 해체하여 놓았던 것이 피고인 E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범위의 일도 아니라고 보인다. 한편 피고인 E가 띠장을 미리 해체하지 않을 것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면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위험성이 높은 방식으로 작업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

이 사건 2차 사고 현장에 피고인 F 직원이 항상 상주하고 있었고, 피고인 E 역시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평소 공사현장의 시공상태 등을 관리감독하여 왔으며, 특히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공정 회의에서 이 사건 띠장 해체작업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바(증거기록 2권 1065, 1066쪽), 피고인 E는 이 사건 2차 사고 당일의 띠장 해체 작업에 대하여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증거기록 2권 962쪽).

2)

피고인 E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부분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이 사건 건설공사 현장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피해자들로 하여금 앞서 본 바와 같은 위험한 장소에서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양수기 설치 작업 내지 띠장 해제 작업을 하게 함에 있어, 그로 인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에 대처하고 작업자인 피해자들의 안전유지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고 있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앞서 본 이 사건 각 사고의 경위나 사고 당시 피해자들의 작업 방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사고가 위 피해자들의 현저한 부주의로 발생하였다거나 극히 이례적인 작업방식으로 작업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 E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이 없었더라면 이 사건 각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므로 위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각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앞서 본 각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E에게 위 각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인정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E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E 피고인은 이 사건 건설공사의 사업주인 F 소속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차량계하역운반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에 대하여 사고 예방대책,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 등을 포함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함에도 수직구 #2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크레인 작업에 대하여 작업방법을 기재하지 않고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또는 덮개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며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뒤집히지 않도록 하여야 함에도 수직구 #3 종점부터널의 라이닝폼 대차 작업발판 단부 2개소에 대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고, 작업구 M3 시점부터널의 개구부 2개소에 대하여 개구부 덮개를 고정하지 않는 등 방호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이동전선에 의하여 이동전선에 접속하여 임시로 사용하는 전등이나 가설의 배선 또는 이동전선에 접속하는 가공 매달기식 전등 등을 접촉함으로 인한 감전 및 전구의 파손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호망을 부착하여야 함에도 수직구 #3 시점부터널 및 종점부터널의 궤도 작업용 이동식 투광등 3개소 및 벽 부착 투광등에 각 보호망을 설치하지 않는 등 작업 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F 피고인은 사업주로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E가 위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에게는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도급인의 책임)가 적용되는 것이지 제23조(일반 사업주의 책임)가 적용될 수는 없고, 직접 근로자를 고용한 각 수급업체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에 의한 일반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달리 피고인들이 이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근거도 설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등

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려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산업안전보건법 제1조)과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의 각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각 호의 위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실제로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에 의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1호),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같은 항 제2호),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같은 항 제3호)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근로자에게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하며(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사업주로부터 도급을 받은 제3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현장에서 감시·감독하도록 지시한 경우에도 그 감시·감독

그리고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1호),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같은 항 제2호),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같은 항 제3호)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근로자에게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하며(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사업주로부터 도급을 받은 제3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현장에서 감시·감독하도록 지시한 경우에도 그 감시·감독 작업에 위와 같은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4도3542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결 이유에서 피고인 E, F에 대하여는 도급인으로서의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도급인의 책임)가 적용되는 것이지 같은 법 제23조(일반 사업주의 책임)가 적용될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위 법 제23조에 따른 안전조치의무가 없다고 단정한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

그런데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앞서 본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고,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2)

판단 결국, 앞서 본 각 법리{위 가)항 및 다)항의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면, 겸사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F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피고인 F이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는 점 또는 피고인 F의 근로자들이 수급인들의 작업을 구체적·실질적으로 감시·감독하는 작업에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피고인 F 소속 근로자에게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는 점 및 피고인 F의 근로자들이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상태에서 수급인들의 작업을 구체적·실질적으로 감독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4.

피고인 E, F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들이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B 및 D의 근로자인 피해자들이 추락하거나 낙하물에 부딪혀 사망한 사안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두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한편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 되었고 피고인들이 전반적으로 각 관리·감독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재발방지 조치를 취한 점, 사고 발생 경위 및 피해자들의 과실도 사고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양형조건 뿐만 아니라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처벌전력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리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의 변경이 없으므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럽다. 따라서 피고인 E, F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E, F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오영(재판장) 김민정 윤성식 각주1) 피고인 E, F은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을 인용하면서, 그 하급심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5. 22. 선고 2014노1201 판결)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라고 하기 위하여는 그 사업주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원청업체의 근로자와 수급업체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한 바 없다는 원청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 판시 자체에 의하더라도 '사업주와 수급인의 근로자들이 함께 근무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한다고 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오히려 위 대법원 판결의 원심판결은 사업주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만을 도급하여 수급인의 근로자와 사업주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가능성이 있으면 위 요건은 구비하였다고 볼 것이지 반드시 사업주의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의 근로자가 동시에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만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요건을 구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각주2) 피고인 E, F은 대법원 2005. 10. 28. 선고 대법원 2005도4802 판결을 인용하며, 원청업체가 전체공사를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전체공정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공사현장에 최소한의 관리인원만을 배치하였을 뿐이고, 그 공사나 공정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함께 작업'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위 대법원 판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라고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 도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례로서, '도급의 형태'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형태를 살펴보는 단계에서는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