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9. 14. 선고 2018노344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운송업의 특성상 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G이 입사 당시 피고인과 격일 근로시간으로 합의한 17시간 중 실제 휴게시간을 제외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당 합계 59.5시간을 근무하게 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①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항은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②

시내버스와 같은 육상운송업은 근로의 특성상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할 뿐만 아니라 운행 사이에 근로자의 대기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고 대기시간 중에는 근로자의 휴식은 물론 운행 차량의 주유, 세차, 청소 등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를 근무시간과 휴게시간 중 어느 것으로 볼 것인지 또는 각각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시간을 실근로시간과 큰 차이가 없도록 산정하여 근로계약에 명시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③

이러한 점은 피고인 측 직원인 H의 다음과 같은 수사기관 진술에서도 드러난다. "근로조건은 격일제 근무이다. 하루에 총 19시간 근무체계이고, 그중 2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부여하고, 나머지 17시간은 대기시간을 포함하여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있다.", "매일 작성하는 운행일지와 버스정보시스템에 기록되어 있는 차량 운행시간을 토대로 산정한 총 근무시간은 일별로 차이가 있으나, 평균 18.53시간이다. 그중 주행시간은 일일 평균 11시간이고, 대기하면서 휴게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이 7.16시간이며, 30분이 넘어가는 시간만 계산하면 6.25시간이다."(수사기록 114~115쪽)

④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정 또한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한다.

⑴ G은 E역과 F역 사이를 중간 정차 없이 운행하였다. 피고인은 시착지인 E역에 운전원을 위한 휴게실을 마련하기는 하였으나, 주변에 버스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서 운전원들이 휴게실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고, 2017. 4.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버스 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주차장에서 휴게실까지 도보로 7~8분 정도 소요되었기 때문에 그 후에도 많은 운전원들이 휴게실 이용에 불편을 겪었고, 결국 피고인은 2017. 6.경 주차장에 가까운 휴게실을 새로 마련하였다(수사기록 291쪽, 307~308쪽, 322쪽).

⑵ 운전원들은 대기시간을 이용하여 주유, 세차 및 청소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E역에서 왕복 약 8km 떨어진 곳까지 이동하는 등 상당한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E역과 F역을 정차 없이 왕복하므로 식사 및 화장실 이용도 모두 대기시간에 이루어졌다(수사기록 1~9쪽, 292쪽).

⑶ G이 매일 13~14회 왕복한 점을 고려하면 운행 사이의 평균 대기시간은 30~40분에 불과하다(수사기록 245~283쪽). 앞서 본 휴게실 이동 시간, 주유 및 세차 시간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충분히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⑤

피고인은 G의 실근로시간이 1일 평균 11시간인데도 17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수사기록 304쪽), 사용자가 굳이 실근로시간의 150%를 넘는 근로시간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G의 경우 주유, 세차 등의 업무가 포함된 대기시간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순 운행시간만 1일 평균 11시간이었다는 점에서도(수사기록 244쪽) 위와 같은 진술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 밖에 근로계약에 의한 근로시간과 다른 실근로시간을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⑥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는 D와 같은 운수업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의 서면 합의를 통해 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특례를 마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측은 G이 근무할 당시 근로자대표가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장근로 합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운전원들에게 주 52시간까지만 연장근로를 하게 할 수 있다. G은 2017. 6. 22. 해고되었으므로 (수사기록 303쪽), 2017. 7. 3. 체결된 연장근로 서면 합의가 G에 대해서도 소급적용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 측이 이 사건 후인 2017. 7. 3. 근로자 대표와 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서면 합의를 한 점은 이 사건 당시의 주 12시간 초과 연장근로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후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