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이하 각 '주식회사' 명칭을 생략한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회사이자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9.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피고의 법무팀(직위: 고문)에서 일하던 자이다.
원고가 입사할 당시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 제7조 제1항에 의하면 "본 계약기간 중이라도 징계사유에 의한 회사 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을(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징계를 행할 수 있으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피고의 인사위원회 위원장 E(피고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은 2019. 7. 10. 원고에게 '그룹사 전체 안정화 저해 및 사내질서 문란행위, 지주사 업무지시 위반, 기타 등'의 사유로 2019. 7. 1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겠으니 출석하라는 출석통지서를 보냈고, 인사위원회는 2019. 7. 22.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대주주인 F가 모든 실권을 장악한 회사이고, 원고는 위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을 근로자로 사용하는 회사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에도 피고는 정당한 해고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위 해고일 다음날인 2019. 7. 23.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 회사의 경영자로서 F가 구속된 뒤 F의 위임을 받아 회사운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였고, 고가의 차량도 제공받아 이용하였으며, 회사 임원에 인사권까지 행사하였다. 또한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을 근로자로 사용하는 회사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원고는 법인카드를 남용하고 차량반납을 거부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의 신규 사장/대표이사로 선임된 E과 부사장 G에게 욕설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것은 정당하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호증, 을 제1, 6, 7, 8,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주주 F가 형사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2018. 11. 2. '향후 모든 경영에 관련한 사건과 회사 매각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련한 권한을 A(원고) 대표님께 일체 위임 했으니 다들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에쿠스 차량을 제공받아 이용하였던 사실, 원고의 연봉이 1억 1,000만 원에 이르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 및 갑 제4, 16호증, 을 제12, 2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연금공단 성남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기간, 근로시간, 근로조건을 명확히 규정하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는 점, ② 원고는 피고의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로 되어 있던 점, ③ 피고 뿐 아니라 피고의 자회사인 C, D를 지배하며 실권을 가지고 있던 자는 F이고, 원고는 그동안 F의 지시에 따라 오다가 갑작스러운 F의 형사사건 수사문제로 2018. 11. 2. 업무권한을 일시 위임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④ F는 2018. 12. 7. 원고에게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지시를 내렸고, 원고는 불만을 표하기도 하였지만 결국 그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따라서 원고가 F의 지시를 받아 피고에 대한 업무권한을 위임받은 기간은 약 1개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것이라면 민법 제661조를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상시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은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이 법원의 국민연금공단 성남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피고의 해고일 전 1개월(2019. 6. 22. ~ 2019. 7. 21.) 동안 피고의 국민연금공단 사업장에 가입했었거나 가입되어 있는 자는 원고와 H, E, I, J, G인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는 E, G의 경우 대표이사 및 부사장으로서 피고 회사를 경영하는 위치에 있는 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E, G이 피고의 국민연금 사업장에 가입되어 있는 사실, 피고 회사는 대주주 F가 실권을 가지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을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F이지만, F는 2018. 11. 형사사건으로 구속된 뒤 재판을 받고 현재까지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에 F는 G에게 임시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였고, G만이 참석한 주주총회에서 E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으며, E은 2019. 3. 13. 피고의 정식 대표이사로 등기된 점, ③ G 또한 부사장 직함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F와 법률상 부부 사이인 점, ④ 이와 같은 조치는 F가 본인의 구금으로 인한 장기간 경영공백상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처인 G 및 E으로 하여금 일반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여 피고 회사를 운영하도록 하였기 때문으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실제로 피고 회사는 F가 구속된 후 약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들에 의해 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피고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F라고 하더라도, F가 부재하는 현 상황 하에서는 E, G은 피고 회사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E, G을 제외하면 해고일 전 1개월 동안 남아 있는 근로자는 원고와 H, I, J 4인에 불과하다(특히 J은 위 산정기간으로부터 5일이 경과한 2019. 6. 27. 피고의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격을 상실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 C, D, 주식회사 K는 사실상 모두 F가 지배하는 회사이고 위 각 회사의 직원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다른 회사에서 일하였으므로 C, D, K의 직원들도 피고의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하는 데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의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 C 등 타 회사의 직원을 피고 소속의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는 웹하드업체 L를, D는 웹하드업체 M를 운영하고, 피고는 위 각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이며, K 또한 그 사업목적과 사업내용이 다른 회사로 보인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을 근로자를 사용하는 회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고용계약을 종료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민법이 적용되는데, 민법 제661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 및 을 제3, 5, 6, 8,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8. 11. 1개월 동안 약 1,000만 원이 넘는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중에는 N에서 2,895,000원 정도가 결제되는 등 업무와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내역도 존재하는 점, 이로 인해 직원들 사이의 불만이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에 F가 2018. 12.경 대기발령 지시를 하자 원고는 대표이사 E, 부사장 G에게 욕설을 하며 싸웠고, 피고 측의 에쿠스 자동차 반납 요청도 거부하다가 약 10개월이 지난 2019. 10.경 비로소 이를 반납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깨어져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통보는 근로계약의 해지로서 유효하고, 이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김동석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