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나6983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1,818,700원과 이에 대하여 2016.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5분의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청구의 기초사실

(1)

피고는 공장에서 구두를 제조하여 다른 제화업체('C' 등의 원청업체)에 공급하는 회사이고, 피고 회사의 구두 제조 과정은 크게 재단작업, 갑피작업(재단된 가죽을 구두의 형태로 접착·봉제하는 작업으로 제갑작업이라고도 한다), 저부작업(구둣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밑창을 붙인 뒤 건조하는 작업으로 조립작업이라고도 한다)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2)

원고는 2013. 6. 3. 부터 피고 회사의 저부작업을 담당한 저부공 팀에서 팀원으로 일하다 2016. 3. 12. 퇴직하였고, 원고가 퇴직할 당시 저부공 팀의 팀장과 팀원은 원고를 비롯하여 7명이었다.

(3)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팀원으로 일하는 동안 피고와 계약관계를 명시한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4)

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방해가 되는 증거가 없다.

2.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2013. 6. 3. 부터 2016. 3. 12. 까지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로부터 퇴직금 9,343,107원, 연차휴가수당 3,108,180원 합계 12,451,287원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에 반하여, 피고는 원고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D을 팀장으로 한 저부공 팀에 도급을 준 것에 불과하므로 근로자가 아닌 원고에게 위 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다252079 판결 참조).

(3)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의 1,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6, 을 제6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도급을 받은 제3자의 피용자가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직접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1)

원고는 주중에 보통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피고의 공장에 출근하여 저부작업을 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저부공 팀의 다른 팀원으로부터 생산현황을 매일 보고받아 생산일보를 작성하였고, 팀원들 중 누가 결근하였는지, 그 팀원들이 언제 퇴근하였는지도 따로 기록하여 두었다. 저부공 팀은 당일 생산 목표량을 일찍 달성하는 경우에는 오후 3시나 4시쯤 일찍 퇴근하기도 하였지만, 피고는 원청업체에 대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저부공 팀원들에게 오후 9시까지의 연장 근무나 공휴일 근무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2)

피고 회사는 공장장이나 팀장을 통하여 팀원들에게 작업에 관한 세부적인 지시를 할 수 있는 체제였고, 원청업체가 피고의 공장을 방문하여 점검한 구체적인 사항을 공장장이나 팀장을 통하여 팀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팀원을 채용하거나 해고하는 과정에서 팀장이나 팀원들의 의견을 듣기는 하였지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없이 최종적인 인사권자로서 팀원의 채용과 해고를 결정하였다. 피고가 스스로 근로자라고 인정하는 피고 회사의 경리 담당 직원 E은 팀원들의 생산현황을 취합하여 이를 기초로 팀원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였다.

3)

피고 회사는 저부작업을 위하여 필요한 각종 장비(압착기, 건조기 등), 도구(망치 등), 소모품(장갑 등)을 저부공 팀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또한 피고 회사는 공장 인근의 특정 식당을 지정하여 원고를 비롯한 팀원들이 그곳에서 외상으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식대를 식당에 추후 직접 지불하였으며, 팀원들에게 지급하는 보수에서 식대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하지는 않았다.

4)

원고는 구두 1족당 팀원별로 달리 정해진 단가(원고의 경우는 2016. 3. 기준 405원)를 기준으로 생산량에 비례한 보수를 지급받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은 정하여 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과거 팀원들에게 정액 월급제로 보수를 지급하던 피고가 경영상 필요에 따라 임의로 변경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재직한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받은 월 보수는 250만 원 정도에서 350만 원 정도로 차츰 상승하였으며, 그 월별 편차가 그다지 크지도 않았다.

5)

원고는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 회사에서 저부공 팀원으로 일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원고나 저부공 팀장 D이 피고가 아닌 다른 업체로부터 저부작업을 요구받거나 의뢰받은 바는 없다. 피고는 저부공 팀원 중 F이 피고가 아닌 다른 업체의 일을 한 적도 있다고 주장하나, 그 근거로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F이 다른 업체의 일을 하여 보수를 지급받은 것은 원고가 피고 회사를 퇴직한 후인 2016. 9.경으로 보인다.

6)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보수 중에서 3.3%의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였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재직하던 기간 동안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지도 않았지만, 이러한 요소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사업자로 등록하라는 피고의 요구를 끝내 거절하기도 하였다.

7)

피고는 2016. 5. 23. 저부공 팀원 G과 구두제조에 관한 임가공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G과 피고 공장 작업장에 관한 무상임대차계약서(사용대차계약서)도 작성하였지만, 이러한 계약서 들은 원고와 저부공 팀장 D이 피고 회사를 퇴직한 뒤에야 작성된 것이고, 원고가 이러한 내용의 계약서들을 작성한 적은 없다.

(4)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과 원고가 구하는 2014. 1. 1. 부터 2015. 12. 31.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그 구체적 액수에 관하여 본다.

1)

먼저 연차휴가수당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그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인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1호증, 을 제6호증의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2014. 1. 1. 부터 2014. 12. 31. 까지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하였고, 그 기간 동안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총 34,192,367원(을 제6호증의 2에 첨부된 원고에 대한 '임가공비 지급내역표' 중 2014. 1. 분부터 2014. 12. 분까지의 실지급액과 같다)을 지급받은 사실, ② 원고는 2015. 1. 1. 부터 2015. 12. 31. 까지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하였고, 그 기간 동안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총 41,793,422원(을 제6호증의 2에 첨부된 원고에 대한 '임가공비 지급내역표' 중 2015. 1. 분부터 2015. 12. 분까지의 실지급액에 해당 기간 원고에게 지급된 선급금을 더한 금액과 같다)을 지급받은 사실, ③ 원고는 위 ①, ②항으로부터 발생한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통상임금에 의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연차휴가수당을 계산하면, 2014. 1. 1.부터 2014. 12. 31. 까지의 연차휴가 15일에 상응하는 1,405,165원[(34,192,367원 ÷ 365일) × 15일, 원 미만 버림]이 되고, 2015. 1. 1. 부터 2015. 12. 31. 까지의 연차휴가 15일에 상응하는 1,452,930원[{위 41,793,422원에 따라 산정한 1일당 임금 114,502원(41,793,422원 ÷ 365일)의 범위에서 원고가 구하는 1일당 임금 96,862원} × 15일, 원 미만 버림] 합계 2,858,095원이 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4. 1. 1. 부터 2014. 12. 31. 까지의 연차휴가수당 산정 시 1일당 임금을 110,350원(3,420,867원 ÷ 31일, 원 미만 버림)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110,350원은 2014. 1. 1. 부터 2014. 12. 31. 까지의 기간에 상응하는 원고의 1일당 임금이 아니라, 원고의 2015. 11. 분 보수 3,420,867원을 기초로 산정한 1일당 임금에 불과하여 위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다음으로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6호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갑 제1호증, 을 제6호증의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퇴직한 날 이전 3개월인 2015. 12. 13. 부터 2016. 3. 12. 까지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총 9,708,278원[2015. 12. 분 보수 중 2015. 12. 13. 부터 2015. 12. 31. 까지 19일간의 해당 부분 2,336,000원(3,811,370원 × 19일/31일, 원 미만 버림), 2016. 1. 분 보수 3,606,780원, 2016. 2. 분 보수 3,002,730원, 2016. 3. 분 보수 762,768원의 합계]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본 2015. 1. 1. 부터 2015. 12. 31.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중 2015. 12. 13. 부터 2015. 12. 31. 까지 19일간의 해당 부분은 75,631원(1,452,930원 × 19일/365일, 원 미만 버림)이 되며,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2013. 6. 3. 부터 2016. 3. 12. 까지 근무한 기간이 1,014일인 사실은 역수상 명백하다.

위 사실을 종합하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원고의 퇴직금은 8,960,605원[{(9,708,278원 + 75,631원) ÷ 91일} × 30일 × (1,014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이 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퇴직금 산정 시 2016. 1. 1. 부터 2016. 3. 12. 까지의 연차휴가수당도 평균임금에 가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퇴직하는 해의 전해에 개근하거나 일정 비율 이상 출근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를 사용하지 않아 그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연차휴가수당은 퇴직하는 해의 전해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일 뿐 퇴직하는 그 해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므로, 연차휴가권의 기초가 된 개근 또는 일정 비율 이상 근로한 1년간의 일부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간 내에 포함되는 경우에만 그 포함된 부분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만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 총액에 산입될 수 있는바(대법원 2018. 8. 1. 선고 2014다48057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한 해인 2016. 1. 1. 부터 2016. 3. 12. 까지의 기간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은 아직 발생하지 아니하여 위 평균임금에 산입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8,960,605원과 연차휴가수당 2,858,095원을 합산한 11,818,7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6. 3.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경승(재판장) 임현태 곽동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