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6. 1. 선고 2020가합15839 판결

주문

1.

원고 C, D, E, F, G의 이 사건 소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을 모두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12,490,3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9. 15.부터 2023. 6. 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 A의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 및 원고 C, D, E, F, G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위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C, D, E, F, G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C, D, E, F, G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화장품, 의약품, 완구류, 의류 등을 제조, 유통 판매하는 회사로서, 유아생활용품 브랜드인 I를 출시하여 백화점에 입점하여 사업을 해왔다.

2)

원고들은 피고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한 J, 주식회사 K, L, M 등 회사(이하 ‘이 사건 외주업체’라고 한다)에 입사하거나, 피고와 직접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여, 백화점에 있는 I 매장에서 피고의 유아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근무기간과 근무형태는 다음과 같다.

나.

계약의 주요 내용

1)

판매대행용역계약 원고 A은 2004. 9. 1. 피고와 백화점 판매대행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판매대행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 A은 그 이후로도 수시로 피고와 판매대행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내용은 대체로 비슷하고, 나머지 원고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원고 A이 채용하여야 할 최소 판매사원 숫자와 수수료율에는 변동이 있는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판매대행용역계약의 계약기간이 중복되거나 공백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원고들과 피고는 계약기간 중이라도 수시로 수수료율이나 근무 매장 등을 변경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하고, 반대로 사정의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계약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1> <2> <3> <4> 2) 판촉서비스 위탁계약 피고와 M은 2010. 1. 1. 판촉서비스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2012. 1. 1. 위 판매위탁계약을 기초로 하여 도급비를 조정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하였다. 판매위탁계약서과 도급비 조정 약정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M과 원고들의 근로계약관계 종료 피고가 운영하는 I는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2019. 5.경 전국 백화점 매장에서 일괄 철수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M에게 판매위탁계약의 종료를 통보하였으며, M은 그 무렵 원고들과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였다.

라.

관련 형사사건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M으로부터 근로자 파견 대상업무가 아닌 판촉서비스 등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들을 파견받아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연혁과 상관없이 ‘파견법’이라고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2022. 5. 13.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약2675호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재판이 계속 중이다(2022고정744).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내지 11,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 A 1) 주위적 청구(근로자 지위 확인 및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청구) 원고 A은 2004. 9. 1.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판매대행용역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제로는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하여 근로에 종사하였으므로, 같은 날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 따라서 원고 A은 피고에게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한다. 또한, 원고 A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2. 8. 8.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도달함으로써 2022. 8. 31.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고용의 의사표시 및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근로자파견대상업무가 아닌 판촉서비스 업무에 관하여 M으로부터 원고 A을 파견받아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였으므로, 파견법(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 A이 피고에 파견된 날인 2016. 2. 25.부터 원고 A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또한, 원고 A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2. 8. 8.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도달함으로써 2022. 8. 31.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C, D, E, F, G 원고 C, D, E, F, G(이하 ‘나머지 원고들’이라고 한다)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에 파견되고 2년이 경과한 다음날에(원고 C는 2001. 4. 2., 원고 D은 2001. 11. 21., 원고 E는 2001. 11. 21., 원고 F은 2006. 2. 27., 원고 G는 2003. 9. 2.) 각 피고에게 고용간주되었다. 따라서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에게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한다. 또한, 나머지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2. 8. 8.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도달함으로써 2022. 8. 31.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나머지 원고들에게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A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판매대행용역계약에는 다음과 같이 원고 A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 원칙적으로 피고가 상품의 공급과 가격을 결정하고, 원고 A은 피고로부터 공급받은 상품만을 계약된 장소에서 피고가 정한 금액으로 판매하여야 한다. 2 원고 A은 매일 판매내용을 피고에게 보고하고, 매월 1회 재고조사를 실시하여 피고에게 보고하며, 피고는 필요한 경우 직접 재고조사를 할 수 있고 원고 A은 이에 협조하여야 한다. 3 원고 A이 채용하는 판매원은 피고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필요에 따라 피고가 시행하는 집체교육에 응해야 하며, 피고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교체하여야 한다. 원고 A이 채용하여야 할 최소한의 판매원은 미리 정해져 있고, 원고 A은 항상 정원 이상을 유지하여야 한다. 4 영업장 내의 장치와 부대시설, 정기 시즌 상품 진열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그러나 갑 제8, 11, 13 내지 15, 19 내지 22, 24, 25호증, 을 제1, 5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판매대행용역계약서의 기재내용 및 그에 일부 부합하는 사실만으로 원고 A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백화점 내 피고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03년 무렵 피고의 지시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판매대행용역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나, 원고 A은 처음부터 판매대행용역계약에 따라 매장관리자로서 근무하거나 이 사건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로서의 지위만을 유지하여 왔을 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2)

피고는 원고 A의 구체적인 출‧퇴근시간 및 휴게시간을 정하거나 확인하지 않았고, 원고 A에게 근태 위반을 이유로 징계권을 행사하여 인사상 불이익을 부과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는 2013년경 및 2015년경 원고 A의 휴무계획 및 위 원고가 채용한 판매원의 휴가계획을 사전에 조사하고 주 2회 이상 휴무 시 사유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원래 계획과 달리 휴무하지 말 것을 강조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매장관리자의 휴무 및 판매원의 휴가가 겹치지 않도록 하여 매장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고, 원고 A이 휴무를 사용하는 데 어떠한 제한이 있었다거나 피고가 연간 휴무일수를 통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나아가 피고의 휴무 조사 및 관리가 2004년경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피고는 정기적으로 워크샵을 실시하여 전국의 매장관리자들의 참석을 강제하였으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매장관리자들의 교육, 단합, 사기진작 등을 통해 매출상승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것이 근로자성을 표상하는 강력한 징표라고 보기는 부족하다. 달리 원고 A에게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이 적용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3)

피고는 2013년경 전산시스템을 통해 원고 A에게 상품의 진열, 반품, 재고 관리 및 점간이동, 광고, 할인행사, 경쟁사 및 고객 현황 파악 등에 관하여 수시로 업무지시를 하였고, 지시사항을 곧바로 확인하여 댓글을 달도록 하였다. 또한, 임의로 할인판매, 온라인판매(완구류)를 하거나 상품 수량이나 품목, 매대 진열을 변경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원고 A에게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피고 매장의 모든 관리자에게 공지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판매대행용역계약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는 매출실적이 부진한 매장관리자에게 매출부진 사유와 매출목표 달성계획을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목표달성을 독려하였으나, 원고 A의 매출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피고가 매출실적을 높이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2004년 체결된 판매대행용역계약에서는 일일 매출을 별도의 양식으로 익일에 보고하도록 한 반면(을 제5-1호증, 제11조 제1항), 2007년 이후 체결된 판매대행계약에서는 당일 판매실적을 전산시스템(POS)을 통해 당일 보고하도록 하고 있어(을 제5-2호증, 제9조 제1항), 피고가 2013년경 위와 같은 구체적 업무지시를 위해 사용한 전산시스템이 2004년경에도 동일하게 구축되어 있었는지 불분명하므로,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2004년경에도 원고 A에게 수시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이 사건 판매대행용역계약은 원고 A이 일정한 숫자 이상의 판매원을 반드시 채용하여야 하고, 그 채용에는 피고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피고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바로 교체하여야 한다고 정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고 A이 매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판매원을 직접 채용하여 근무를 관리하면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원고 A의 매장에서 사용하는 판매원 채용에 관여하거나 교체를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또한, 원고 A은 피고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시설, 장치 등을 제외하고, 매장 운영에 필요한 통신비, 유니폼비, 판매원에게 소요되는 급여 및 복리후생 관련 비용, 백화점에서 실시하는 교육훈련비, 소모품비(사무용품, 용지대, 기타 소모품비) 등 비용 전액을 부담하였다. 원고 A은 개인사업자로 등록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5)

피고는 2004. 9. 1.부터 2015. 1. 31.까지는 원고 A에게 매출실적에 비례하는 단일 수수료율을 적용하거나 매출 구간대별로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 A이 수수료 상·하한이라고 주장하는, 수수료 5백만 원 미만 매장에 최저운영비용을 보전해주는 정책은 2015. 4. 1.에야 비로소 도입된 것으로서 이 역시 수수료 상한을 정한 것은 아니다. 원고 A은 약정 판매원의 숫자에 따라 수수료가 달리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 A이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 액수는 약정 판매원 숫자가 4명으로 동일한 계약기간 내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으며[최저 10,840,059원(2013년 1월), 최고 16,992,257원(2012년 12월)], 약정 판매원 숫자가 같은 다른 원고들과의 수수료 액수와 비교해보아도 차이가 뚜렷하다. 이처럼 원고 A은 판매실적에 따라 상한 또는 하한이 없는 수수료를 지급받아 판매원의 급여, 매장 운영 비용을 지출하였으므로, 일정 정도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2017. 6.경 매장관리자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체계정산 방식을 변경하려고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당사자 일방이 계약내용을 협의 없이 변경하려는 것은 계약당사자 사이의 실질적인 협상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그것이 위법·부당한지 여부를 떠나서 그것만으로 곧바로 근로자성의 근거가 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근로기준법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다.

소결 이처럼 원고 A은 피고가 사용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 A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 A의 주위적 청구는 더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원고 A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파견근로관계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0. 1. 1. M과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러한 계약 내용은 원고 A이 M 소속 근로자로서 근무를 시작하였던 2016. 2. 25.경에도 큰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1 M은 인력배치 등에 관하여 사전에 피고와 협의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업무 수행인력의 교체를 포함하여 도급업무 변경에 관한 피고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2 M이 제품 판매와 관련하여 제반 사항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판매원들에 대한 교육·훈련도 주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3 M의 근로자들은 현장대리인을 통해 피고와 소통하여야 하고, 직접 피고와 업무상 연락·조정을 할 수 없다. 4 M은 판매사원 및 매니저를 상대로 정기·수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갑 제9, 10, 12 내지 18, 20 내지 23, 25, 26, 29, 3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위 판매위탁계약서의 기재내용은 근로관계의 실질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A과 피고 사이에는 파견근로관계가 인정된다. 1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서의 기재내용과는 달리, M은 피고와 업무상 연락·조정을 담당하는 현장대리인을 실제로는 두지 않았거나, 두었다 하더라도 단 한 명만 둔 것으로 보이는데, 수십 개의 백화점 각 매장에서 근무하는 M소속 근로자와 피고 사이의 업무·연락을 한 명의 현장대리인이 전부 담당하는 것은 가능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M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자시스템을 통하여 수시로 업무지침을 하달하거나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고, 그 내용은 상품의 수량, 품목, 진열, 반품, 매출보고, 재고 관리 및 점간이동, 광고, 할인행사, 증정품 증정, 경쟁사 및 고객 현황파악 등 업무에 관한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것이었으며, 지시내용은 구체적이고 빈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이러한 업무지침과 업무지시의 전달은 M의 관여 없이 피고로부터 원고 A에게 곧바로 이루어졌다. 2 피고는 과거에는 백화점 내 I 매장에 근로자를 직접고용하여 운영하였으나, 늦어도 2003년경 후에는 이 사건 외주업체 등에 판매서비스를 위탁하거나, 개인사업자에게 판매대행용역을 주어 매장을 운영해왔다. 따라서 원고 A이 2016. 2. 25. M 소속 근로자로서 근무를 개시할 무렵에는 피고가 직접고용한 근로자로 운영되는 직영매장은 없었고, 피고의 매장에 상주하면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와 함께 상품 판매 또는 매장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 역시 존재하지 않았으며, 피고 소속 근로자는 본사에서 매장 운영에 관한 지침을 수립, 시행하고 그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고 A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는, 위 원고가 개별 매장이 아니라 피고 본사에서 매장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와 유기적 일체를 형성하여 피고의 I 백화점 매장 운영이라는 사업에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 본사 담당 직원이 수시로 전산시스템을 통해 업무 내용 전반에 관한 지시를 전달하고 원고 A이 즉시 이에 응하여 업무를 처리한 후 보고하는 방식으로 매장 운영 업무가 수행되었던 점, 피고 본사 직원이 수시로 매장을 순회 점검하면서 지시사항을 이행하고 있는지 검사하였던 점, 원고 A은 정기적으로 피고가 주최하는 워크샵이나 간담회에 참석하여야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A은 피고 본사 소속 근로자와 유기적 일체를 형성하여 매장 운영이라는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것이다. 3 피고는 M 소속 근로자에게 사원코드를 부여하였고, 휴가계획을 사전에 보고하도록 하였다. 휴가계획이 변경되는 경우 M측이 아니라 피고 본사 매장 영업 담당 직원에게 연락하도록 하였으며, 휴가보고가 실제와 다르면 사유서를 피고측에 제출하도록 하였다. 또한, M은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서의 기재내용과는 달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피고가 M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제품 판매에 관한 교육이나 워크샵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참석을 강제하였다. M이 피고에게 인력을 공급하는 것 외에 소속 근로자에게 인사권을 행사하였거나, M이 작성한 취업규칙이 소속 근로자에게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발견하기 어렵다. 4 원고 A은 상품 판매 관련 업무뿐만 아니라 매장 운영에 관련된 업무 전반을 담당하였다. M 소속 근로자는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재고 점간이동, 미스테리 쇼퍼 응대 등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는 등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M 소속 근로자는 피고 본사 직원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I 사업에 유기적으로 결합하였으며, 피고 본사 직원이 수시로 M 소속 근로자에게 독자적인 결정권한이 없음을 주지시키면서 지시에 따를 것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이 M의 독자적인 전문성과 기술성을 활용하기 위한 계약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역시 일반 도급계약과 달리 전체 작업 또는 작업단계를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고, 일정한 임률과 원고들의 근로시간 또는 투입된 근로자 수에 기초하여 정해지는 임률도급방식에 따라 정해졌다. 5 M과 원고 A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 근무장소, 약정임금금액, 임금지급일, 계약일, 근로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기재하지 않고 공란으로 놓아둔 채 도장만 찍어 형식적으로만 보관하였다. M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매장에서 업무를 함에 있어 필요한 소모품비 사용내역서 등 서류를 작성할 때 M이 아니라 피고가 제공한 양식을 사용했다. M은 2019. 3.경 인력채용광고에서 스스로를 피고의 자회사로 표시한 적이 있고, 위 기초사실에서 본 피고의 파견법 위반 공소사실에도 ‘M은 피고 회사의 본부장이 아내의 명의로 설립한 회사로서, 피고의 대표이사가 M 소속 근로자의 최저임금 관련 급여인상안을 승인함으로써 M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판촉서비스 업무에 종사토록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다가 앞서 본 것처럼 M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나 교육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까지 고려하면, M이 이 사건 판매위탁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의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에 상당히 의존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1)

관련 법리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위 규정에 해당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고,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으며,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등 판결 참조). 개정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더라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사용사업주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이 경과하는 등 사용사업주와의 고용관계가 소멸하는 경우 위와 같은 직접고용의무는 소멸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등 판결 참조).

2)

판단 파견법 제5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및 별표1에 따르면 백화점 유아 생활용품 매장 판매원은 파견이 금지되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 A이 파견근로자로서 피고 매장 판매원으로 근무를 개시한 2016. 2. 25. 즉시 원고 A을 고용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A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한편, 원고 A이 2022. 8. 31.자로 사직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2. 8. 8.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2022. 8. 8.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고, 원고 A은 2022. 8. 31. 근로관계가 해지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구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는 2022. 8. 31.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 A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다.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청구

1)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더라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사용사업주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이 경과하는 등 사용사업주와의 고용관계가 소멸하는 경우 위와 같은 직접고용의무는 소멸하므로, 사용사업주와의 고용관계가 소멸한 것으로 의제되는 시점 후의 근무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발생한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책임도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등 판결 참조).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가 파견법을 위반하여 원고 A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였다가 소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2016. 2. 25.부터 직접고용의무가 소멸한 2022. 8. 31.까지 원고 A이 피고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퇴직금에서 원고 A이 M으로부터 지급받았다고 자인하는 퇴직금을 뺀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 A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평균임금의 30일분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1일 평균임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의하여 계산하여야 하므로, 원고 A의 1일 평균임금은 원고 A이 사직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한 2022. 8. 31.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원고별 급여 총액을 사직 전 3개월간의 근로일수(2022. 6. 1.부터 2022. 8. 31.까지 총 92일)로 나눈 금액이 된다. 이 법원의 M에 대한 2022. 6. 14.자 사실조회 결과, 갑 제28, 31, 3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사실에 기초하여 퇴직금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원고 A과 M 사이에 고용관계가 종료될 무렵인 2019년 1월부터 5월을 기준으로 원고 A의 임금은 월 3,485,000원의 고정급을 지급받았고, 비정기적으로 연차수당 등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위 사실조회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외에 평소 지급된 임금 항목은 임금 총액을 보전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본다). 원고 A은 기본급이 국가통계포털 기준 연 평균 전체 임금상승률(2019년 4.5%, 2020년 1.2%, 2021년 3.9%, 2022년 3.8%)에 따라 상승한 것으로 가정하여 계산하여 퇴직금을 구하고 있는데, 원고 A이 2017년 1월 기준 3,400,000원을 지급받았다가 2017년 10월부터는 3,485,000원을 지급받아 다소나마 임금이 상승하였던 점(상승률 2.5%), M은 매년 최저임금을 반영하여 기본급과 연장수당을 산정하였다고 회신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위 고정급에 원고가 구하는 정도의 임금 상승률을 반영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 A의 2022. 6. 1.부터 8. 31.까지 월 평균임금은 3,974,774원(=3,485,000원×1.045×1.012×1.039×1.038, 원 미만 버림), 1일 평균임금은 129,612원(=3,974,774원×3개월/92일, 원 미만 버림)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금으로서 25,354,237원[=129,612원×30일×(2,380일<5>/365일)]에서 기지급 퇴직금 11,671,780원을 공제한 차액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12,490,38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 A은 2019. 5. 31. M에서 퇴직하였고, 2019. 6.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바, 위 원고는 위 퇴직 또는 신청 시점에는 피고의 불법행위를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 A은 2023. 2. 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비로소 퇴직금 상당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 A의 손해배상청구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소멸하였다.

나)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1다213477 판결).

다)

판단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 A이 2019. 6.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M의 2019. 5. 31.자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9. 9. 25. 기각 판정되어 2019. 10. 25. 판정서를 송달받았고, 2019. 10.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9. 12. 24. 기각 판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 A이 2020. 4. 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 2023. 2. 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비로소 퇴직금 상당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구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그러나 원고 A이 피고가 아니라 M을 사용자로 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판정을 받은 사실만으로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일인 2023. 2. 1.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시점인 2020. 2. 1. 당시 피고가 사용사업주로서 파견이 금지된 업무에 관하여 파견근로를 제공받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4)

실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 A은 2019. 5. 31.경 M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한 후 퇴사하였는바, 그로부터 3년 8개월이 지난 후 피고에게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4)

실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 A은 2019. 5. 31.경 M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한 후 퇴사하였는바, 그로부터 3년 8개월이 지난 후 피고에게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실효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나)

관련 법리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다310484 판결).

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A의 이 부분 청구가 권리남용이라거나, 피고가 원고 A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 A은 고용의무발생일인 2016. 2. 25.부터 약 7년, M 근무를 종료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2019. 5. 31.경부터 약 3년 8개월이 지난 후에 비로소 퇴직금 상당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이 외주업체에 근무하는 동안 사용사업주인 피고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하거나 퇴직금 지급청구를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급여에만 의존하는 근로자가 퇴직금을 수령하지 않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M으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다고 하여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하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고용의무의 발생 여부는 노동법의 해석과 법리를 토대로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법적 공방을 거쳐 법원의 판결을 통해 비로소 확인된다. 따라서 법률전문가가 아닌 근로자가 많은 비용,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법적 권리행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하여 그 권리를 더는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피고가 정당한 신뢰를 가진다고 볼 수 없고, 그러한 권리행사가 권리남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라.

소결 결국 피고는 원고 A에게 퇴직금 상당 불법행위 손해배상금 12,490,3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의 사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2. 9.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6. 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 지위 확인청구

1)

확인의 이익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란 당사자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이를 제거하는 데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등 판결). 직권으로 본다. 나머지 원고들이 2022. 8. 31.자로 퇴직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된 2022. 8. 8.자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2022. 8. 8. 피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설령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위 원고들이 피고에게 고용간주되었다고 보더라도 2022. 8. 31. 위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이미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나머지 원고들이 이 사건 소에서 피고에게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에 복직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며 앞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나머지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나머지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이 부분 소는 부적법하다(다만,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나머지 원고들의 퇴직금 상당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전제가 되므로 아래에서는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였는지를 살핀다).

2)

파견근로관계 성립 여부 파견근로관계 여부가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파견근로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파견근로관계를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파견근로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파견근로관계가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나머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나머지 원고들이 주장하는 각 날짜에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나머지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1 나머지 원고들이 파견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는 1999. 4. 1.경부터 2006. 2. 27.경 사이에 J, 주식회사 K 또는 L(이하 ‘L등’이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의 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L등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 L등의 근태관리 및 인사권 행사 내역, 교육훈련 실시내역, L등의 조직 및 설비에 관한 자료 등 파견근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가 이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원고들은 거의 유일한 증거로 O 주식회사(O)에 관한 기사를 제출하고 있는데(갑 제18-1호증), 위 O은 물류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2016. 8. 31. 설립된 회사로서 2003년 무렵부터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L과 동일한 회사라고 보기 어렵다. 2 나머지 원고들이 제출한 피고의 구체적 업무지시에 관한 증거들을 보면, 피고가 2000년을 전후하여 판매위탁계약을 통해 판매업무를 외주화하였으나 실제로는 이 사건 외주업체들이 공급하는 직원 채용에 관여하고 업무에 대하여도 상당한 관여를 하였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나머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은 주로 2013년경부터 2017년경 사이에 원고들이 개인사업자 또는 M 소속 근로자였을 때의 것으로서, 나머지 원고들이 파견근로관계 성립을 주장하는 2001년경부터 2006년경 사이 L등 소속 근로자였을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고 소속업체도 일치하지 않으므로, 위 제출 증거만을 근거로 나머지 원고들이 주장하는 파견근로관계를 곧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

퇴직금 상당 손해배상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이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파견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파견법 위반을 전제로 하는 퇴직금 상당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다.

소결 나머지 원고들의 소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모두 부적법하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6.

결론 나머지 원고들의 소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 A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며, 원고 A의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 및 나머지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창성(재판장) 김성진 유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