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 20. 선고 2020노141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E은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C” 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은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한다.

나.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을 원심 판결 별지 상시근로자 산정표 및 11, 12월 중 행사 및 계획표에 적용하면 2017년 11월 및 12월은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아야 하므로, 위 기간에는 근로기준법 제50조, 제56조가 적용되어 가산수당 및 이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E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가 선고되어야 한다.

다.

이 사건 모텔이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D의 근무 중의 휴게시간이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휴게시간 미이행 부분은 추가근무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하므로, 위 부분에 대한 미지급임금 및 그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가 선고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성남시 중원구 B 소재 C 실제 대표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숙박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및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22.부터 2018. 3. 21.까지 근로한 D의 2016년 11월 임금 차액 3,229,538원 등 임금 합계 48,954,041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22.부터 2018. 3. 21.까지 근로한 D의 퇴직금 합계 1,843,76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E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참조).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 근거를 자세히 설시하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이 사건 모텔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근로자라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2017년 11월 및 12월에는 가산수당 및 이에 따른 퇴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11, 12월 중 행사 및 계획표에 의하면, 2017년 11, 12월의 경우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5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일수가 각 14일(11월 총 30일, 12월 총 31일)로 산정기간의 1/2 미만인 경우에 해당하여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아야 하는 것으로 보이나, 한편, 원심 판시와 같이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수를 산정한 결과 원칙적으로는 5인 이상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문제되는 기간 중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이 적용되는 경우는 위 2달에 불과한 점, 위 행사 및 계획표는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한 달 동안 어느 직원이 어느 날에 쉴 예정인지를 화이트보드에 펜으로 적어놓은 것에 불과하고 확정적인 것은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2017년 11월 및 12월의 경우에만 별도로 근로기준법위반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휴게시간 미이행 부분을 추가근무시간으로 인정하여야 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243085 판결 등 참조).

2)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D은 이 사건 모텔 측과 2016. 12. 1., 2017. 11. 1.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2016. 12. 1.자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 10시 ~ 9시까지, 식사/간식시간: 23 ~24시/ 7 ~ 9시, 휴식시간: 2 ~ 5시, 월급 200만 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2017. 11. 1.자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은 22시부터 9시까지, 휴게시간은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5시간을 부여한다. 월 급여액: 21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②

D은 이 사건 모텔에서 야간(오후 10시부터 오전 9시까지) 카운터 업무 담당자였는데, 야간 카운터 업무 담당자는 D 혼자였다. D에게는 별도의 휴게공간이나 취침공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근무장소에 휴게를 위한 의자가 제공되었을 뿐이다. 2017. 11. 1.자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 5시간을 부여한다고 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시간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③

D의 근로시간 중 업무는 비용수납, 객실안내, 객실 서비스, 주차장 관리, 복도 흡연자 확인 및 제지 업무 등 광범위 하였다. 모텔의 특성상 이러한 업무는 상시적으로 행하여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고, D의 근무장소에는 미성년자 출입여부나 흡연자 확인 등을 할 수 있도록 모텔 전체에 대한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D이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모텔을 벗어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과 D의 2017. 11. 9.경 대화내용에 의하더라도 D이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 5시간에 대하여 묻자, 근무하면서 손님이 없을 때 밥을 먹고 가끔씩 눈을 붙이는 시간이라고 하면서 따로 어디 가서 쉬라는 것은 아니고, 깊은 잠은 자게 되면 모텔 상황에 대하여 알 수 없으니 조금씩 눈을 붙이라는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D의 휴게시간은 피고인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휴식·수면 등이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업무를 위하여 대비하는 대기시간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으로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었고,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어 휴게시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이 부분 미지급금액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D의 근무형태, 피고인의 지시 내용 등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도 D에게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임금을 미지급한 것에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4)

그렇다면 피고인은 D에게 휴게시간 5시간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 휴게시간 5시간이 실질적인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경우, 피고인의 총 근로시간은 다음과 같다(피고인은 D에게 근로하는 기간 적어도 3일 내지 4일의 휴일을 부여하였으므로, 월 평균 2일 또는 3일만을 쉰 것을 전제로 아래와 같이 계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D에 대한 진정인 진술조서 중 피고인과의 대질 부분에 의하면 D이 2016. 9. 22.부터 2016. 12. 31까지는 월 2회 쉬었고, 2017. 1. 1.부터 2018. 3. 21.까지는 월 3회 쉬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이에 대하여 이견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총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한 임금의 합계액은 별지 1과 같이 2,638,670원이고, 이에 따라 계산한 미지급 퇴직금은 별지 2와 같이 179,866원이다(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2016. 9. 22.부터 2016. 10. 30.까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모텔을 운영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이 제출한 D에게의 입금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6. 11. 2,400,000원, 2016. 12. 및 2017. 1. 각 2,170,000원 2017. 2. 2,000,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2016. 12.부터 2017. 2.분 임금은 피고인이 D으로부터 원천징수하여야 할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료 약 17만 원을 공제하지 않고 지급한 것으로 보이므로, 공제하였어야 할 금액까지 포함하면 결국 위 기간에는 피고인이 미지급한 금액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기간에 미지급한 임금이 있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다).

5)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2,638,670원을, 미지급한 퇴직금이 179,866원을 초과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위 미지급 금액 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하고, 이와 각 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공소사실 역시 전부 파기되어야 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