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대법원이 일반택시운송사업에 있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합의’를 무효라고 판시(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이 사건 쟁점판결’이라 한다)한 이후의 근로에 대해서, 사업자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무효인 기존 임금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임금 및 퇴직금만을 지급한 사안이다.
종래 택시운송사업의 경우, 택시운수종사자가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사납금으로 납부하고 그 밖의 수익과 비용이 택시운수종사자에 귀속되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의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그런데, 이러한 정액사납금제도는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조건 악화<1>와 택시서비스 질의 하락<2>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폐해를 개선하기 위하여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받아 관리하도록 하는 전액관리제를 1994년 도입하여 1997년부터 시행하였으나,<3> 법상 운송수입금의 전액 납부의무만 정하고 수익금이나 비용의 배분에 관한 내용을 규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운송비용을 일정부분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전가하는 영업 방식이 유지되어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한계가 나타났다. 그에 따라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유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정책 효과가 기대되는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4>, 정액사납금제도의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운송비용 전가금지 제도 도입(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등 여러 입법적 조치가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에서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사업장 밖에서 택시를 운전하여 근무를 하여 이를 사용자가 지휘 감독하기 어렵다는 사정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한 관리체계의 정비에 나서지 않은 채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이 사건과 같이 정액사납금제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와 같은 정액사납금제도 하에서는 택시운전근로자가 얻는 수입은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 2가지로 분류되고, 초과운송수입금의 액수는 결국 정액 사납금의 액수와 연관되는 것이므로, 임금협정에서 고정급(이와 관련된 소정근로시간)과 사납금의 액수는 임금협정에서 상호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이 사건 고정급 액수와 관련된 소정근로시간 감소(고정급 감액 요인)에 따라 사납금 액수 역시 감소(초과운송수입금 증액 요인)된 바 있다(2012년 임금협약).<5> 즉 일반적으로 고정급(소정근로시간)과 초과운송수입금은 다른 관련 요인들이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동일한 급여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상호 반비례 관계에 있게 된다(따라서 고정급과 사납금은 정비례 관계에 있게 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액사납금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준 최저임금을 낮추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불가피하였고, 그에 따라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임금구조에서 고정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쟁점판결에 따라 이 사건과 같이 고정급과 관련한 소정근로시간 조항 부분이 무효로 될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는 변경된 협약에 따라 증액된 초과운송수입금과 별도로 감액되기 이전의 고정급을 부담하여야 하는 상황에 있게 되었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공소사실 기재 임금미지급 사실의 부존재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 산정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만 한다)와 근로자들 사이에 체결된 ‘2018년 임금협정서’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한 부분(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이 최저임금법에 위반하여 무효이고, 그에 따라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한 부분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① 이 사건 합의는 노사 간의 자발적 의사에 기초한 합의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아니므로 유효하고, ② 근로자 D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 적용되던 임금협정 상의 소정근로시간을 한 번도 적용받은 적이 없었으므로, 근로자 D에 대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전의 단체협약이 적용될 수 없다. ③ 가사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한 부분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정해둔 것에 불과하여 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할 수 없다(따라서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계약내용이 없는 상태이므로, 계약의 보충적 해석에 따라 적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별도로 산정되어야 한다).
고의 부존재
위 주장과 같은 사유 등의 사유로 피고인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및 퇴직금 각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충분히 존재하였으므로 최저임금법위반 등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선고유예)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안산시 상록구 B에 있는 C(주)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90명을 고용하여 운송업(택시)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지급기일 연장 합의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6. 21.부터 2019. 7.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2019년 4월 임금 906,9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임금 합계 2,648,5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금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지급기일 연장 합의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D에게 퇴직금 2,692,378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최저임금액 미달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근로자 D에게 2019년 4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9년 최저임금(시급) 8,350원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기재 임금미지급 사실의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2018년 임금협정서 등의 효력 및 그에 따른 범죄의 성립 여부” 항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2012, 2014, 2018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부분이 무효가 되므로 근로자 D에 대한 소정근로시간은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2010년 임금협정서에 따라 계산되어야 하므로, 그에 미치지 못한 금액을 D에 대한 임금으로 지급한 이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발생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판단의 근거로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는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님에도, 피고인 운영의 C은 그 소속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에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무렵인 2010년 임금협정 당시 6시간이던 소정근로시간은 2012년 3시간, 이 사건 합의에 이르러 2시간으로 단축하였는바<6>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로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점은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였다고 하여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없으며, 설령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위 각 임금협정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이익을 얻을 수 있더라도 마찬가지인 점(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②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인 이른바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13747 판결), 2012, 2014, 2018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무효로 됨에 따라 그 부분에 관하여 2010년 임금협정 중 해당 부분에 대한 내용이 개별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무효인 새로운 임금협정이 체결된 이후 채용된 근로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점,<7> ③ 이처럼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이 적용됨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법원이 보충적 해석을 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고의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법리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의 미지급 이유 및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목적, 규모 등은 물론이고, 그 밖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이 생길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고의 인정 여부” 항에서, 노사 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관한 택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판시일 뿐(위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으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를 강행법규인 최저임급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당사자의 합의와 무관하게 무효인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업계에서의 논쟁 및 그에 대한 이 사건 쟁점판결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문제된 임금 등 부분은 이 사건 쟁점판결 이후의 임금 등에 관한 것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쟁점판결 이후 대처행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임금 내지 퇴직금(이하 ‘임금 등’이라고만 한다)을 지급하였고, 검사는 이 사건 쟁점판결에 따라 이 사건 합의 및 그 이전 2012년, 2014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이 모두 무효이고,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이 근로관계에서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그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고의를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서 위 전제, 즉 ① 피고인이 이미 지급한 임금 등의 근거가 되는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는 점, ② 이러한 경우 유효한 종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점, ③ 2014년, 2012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로 무효여서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이 적용된다는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임금 등을 지급할 당시 이에 관하여 다툴 근거가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고 할 것이다.
먼저 피고인이 각 임금을 지급할 당시 임금 등을 산정한 근거가 되는 2018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부분이 무효라는 점에 대해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 본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이 상당 기간 논쟁의 대상이 되어오다가 이 사건 쟁점판결로 위와 같은 합의가 무효임이 확인되었고, 위 판결에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 역시 이 사건 쟁점판결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강구하고 있었던 점(수사기록 169, 170쪽),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쟁점판결 선고 이후 노동조합과 최근 3년간의 임금과 관련하여 월 75,000원씩 지급하기로 합의를 하였는바(수사기록 170쪽), 이 사건 쟁점판결에 의해 기존에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의 근거가 되는 기존의 임금협정의 효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인식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 임금액 산정의 전제가 되는 당시 적용되는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이 2010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6시간’이라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이는 위 나)에서 본 것처럼 피고인이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는 점을 인식함으로써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였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미지급 금액의 범위와 관련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에 관한 문제라고 할 것이다]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은 적어도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하므로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근로기준법위반죄도 피고인이 이미 지급한 임금 등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같은 이유에서 위 각 죄의 고의 역시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쟁점판결에 따라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고 할 경우 어떠한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하게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유효한 종전 임금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쟁점판결 역시 이러한 전제에서 최저임금을 산정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쟁점판결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시적 상고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다수의견이 이 부분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시하지는 않았다(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을 뿐이다). 한편 이 사건 쟁점판결에서 피고인 주장과 같이 이와 같은 문제 상황에서 민법상의 무효행위 전환이론에 따라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한다는 일부 반대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이 사건 당시 이 사건 쟁점판결의 판시내용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이 무효로 됨에 따라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명시적 지침이 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문제가 된 임금 부분은 이 사건 쟁점판결 선고 불과 4개월 이내의 시기에 관한 것이었다. 피고인이 이 사건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 부분에 대한 ‘합의의 공백’상태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제1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다른 요건에 변화가 없을 경우 일정한 급여 수준을 유지함에 있어 고정급이 감소되면 초과운송수입금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어 사납금 역시 감소하게 되는 등 일반택시운송업계의 임금협약에 있어 소정근로시간 조항과 사납금 조항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위와 같은 밀접한 관계에 기인하여 임금협약 중 사납금 조항 및 초과운송수입금 관련 조항의 효력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이 사건 당시 사업주인 피고인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전체 임금 부분에 관한 근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이고, 결국 피고인의 입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전체 임금의 범위에 대해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협약 중 이 사건 쟁점판결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에 대한 공백이 발생하고, 이를 유효한 종전의 협약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이 정해질 경우 불가피하다고는 하나 사업주에게 일부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소정 근로시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납금 조항 및 초과운송수입금 조항의 효력 여부에 따라 전체 급여에 변동이 생겨 최종 결과가 근로자에게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일부무효 법리에 따라 사납금 부분 역시 무효가 되어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유효한 종전의 협약에 따른 사납금 부분에 따라 산정할 경우 전체 급여 측면에서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될 가능성도 있다. 피고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임금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쟁점판결로 인해 이 사건 합의에 문제가 있을 소지가 있음을 인지하여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면서도, 일단 2018년 임금협약에 따른 고정급과 초과운송수입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공백상태는 노사 간의 협의에 따라 법이 의도한 전액 관리제의 취지에 맞는 새로운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해결됨이 바람직하고, 그러한 과정에 있는 상태에서 유효한 종전의 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에 따른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용자에게 민사상 채무가 있음을 넘어 그에 대한 최저임금법위반의 고의까지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가 선고되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3항 기재와 같은데, 이는 위 제4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전기철(재판장) 김봉남 유인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