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주식회사 A를 벌금 800만 원에, 피고인 B을 징역 6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C을 벌금 1,000만 원에, 피고인 D을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 D에 대하여는, 각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C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15
판결선고
2024. 3. 14.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C은 서울 중구 E에서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용인시 처인구 F 소재 ‘G 승강기 교체공사’를 발주자인 H 주식회사로부터 도급받아 시공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A는 수원시 권선구 I에서 건설업(승강기설치공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위 C 주식회사로부터 위 ‘G 승강기 교체공사’를 도급받은 J 주식회사로부터 위 교체공사 중 ‘승객용 승강기 설치공사’ 부분(이하 ‘이 사건 승강기 공사’라 한다)을 하도급 받아 시공하는 수급인 사업주이고, 피고인 D은 위 C 주식회사의 직원으로서 위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고, 피고인 B은 위 주식회사 A 대표자로서 위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B, 피고인 D의 공동범행
피고인들은 2021. 1. 4. 08:00경 위 공사현장에서 위 A의 근로자인 피해자 망 K(남, 46세)을 비롯한 근로자 5명에게 승객용 승강기 교체작업을 하게 하였다.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미터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하고, 이러한 안전대 부착설비로 지지로프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처지거나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는 등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가연성물질이 있는 장소에서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화재예방에 필요한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용접방화포 등 불꽃, 불티 등 비산방지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를 게을리 한 채 근로자가 착용하고 있던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안전대부착설비 및 추락방지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3층 기계실 권상기 용접작업을 하면서 화재예방에 필요한 용접불티 비산방 지덮개를 밀실하게 설치하지 아니한 과실로 같은 날 13:45경 임시카(카프레임)에 탑승하여 승강기 내부에서 도어행거 철거작업(이하 ‘이 사건 철거작업’이라 한다)을 하던 피해자로 하여금 임시카를 매달고 있던 줄걸이로프(슬링벨트)가 용접 중 발생한 불티로 인하여 녹아 파단되면서 임시카와 함께 약 7미터 아래 피트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같은 날 14:14경 피해자로 하여금 다발성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고인 B은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고인 D은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피고인은 2021. 1. 14.경부터 2021. 1. 15.경까지 위 공사현장에서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실시한 ‘중대재해 발생사업장 감독’에서 아래와 같이 산업안전보건상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사다리식 통로 등을 설치하는 경우 사다리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감독 시 승객용 엘리베이터홀 내 A형 사다리에 아웃트리거를 설치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연삭기 또는 평삭기의 테이블, 형삭기 램 등의 행정 끝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부위에 덮개 또는 울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감독 시 승객용 엘리베이터홀 내에서 사용 중인 연삭기(핸드그라인더)에 방호덮개를 설치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이동전선에 접속하여 임시로 사용하는 전등이나 가설의 배선 또는 이동전선에 접속하는 가공매달기식 전등 등을 접촉함으로 인한 감전 및 전구의 파손에 의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호망을 부착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감독 시 승객용 엘리베이터홀 내 이동전선에 연결하여 사용 중인 임시조명(투광등, 전등)에 보호망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작업을 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은 위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대리인인 B이 위 제1항과 같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은 위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대리인인 D이 위 제1항과 같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관계수급인의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고, 위 D이 위 제2항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요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D의 일부 법정진술(제11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 B의 각 진술기재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 D의 각 진술기재(공소사실 제2항 및 제4항 후단의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증인 L, M, N, O, P의 각 일부 법정진술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B의 진술기재(피고인 D, 주식회사 C에 한하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Q의 진술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R의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S의 진술기재
피고인 D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R, S, M, N, L, T, O, U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각 등기사항증명서(순번 1, 4, 10), 공사도급계약서(기본), 승강기 제작·설치 공동수급체 기본협약서, 감독점검표, 재해조사의견서, 감정서, 부검감정서, 사용인감증명서, 현장사진, 112신고사건 처리표, 압수한 슬링벨트 사진, 변사자 조사결과 보고서, 각 근로계약서(순번 73 내지 77), 각 안전일지(순번 97, 152), 각 신규채용자 교육이수 및 보호구 지급 등 확인서(순번 98 내지 102), 화재예방 점검, 합동 안전보건 점검, 각 공사일보(순번 109), G 자재 업무 관련 통화기록(순번 114), 이메일 업무내용(순번 115), TBM 활동일지(순번 142), G 승강기 교체공사 시공계획서(순번 143), 안전관리 계획, 자재 수급 관련 D 송신 카카오톡 내용, CCTV 영상 사진 확인서, 시공계획서(J), 의무기록사본(K)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주식회사 A: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항 제1호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1호, 제2호, 제3항 제1호(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C: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63조(도급인의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제1호, 제3호(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피고인 D: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7조 제1항, 제63조(도급인의 안전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본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제1호, 제3호(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B, D: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형의 선택
피고인 B, D: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주식회사 C, D: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B, D: 형법 제62조 제1항(각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C: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주식회사 C, D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승강기 공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이 J 주식회사(이하 ‘J’라고만 한다)에게 하도급한 것인데, 그 하도급계약 내용 등에 의하면, 피해자가 수행한 이 사건 철거작업 등 위 공사의 개별 작업에 관한 지시 및 안전관리책임은 J에게 있고, 피고인 C이나 그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D은 위 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나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위 공사 중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인 D에게 어떠한 구체적·직접적인 업무상 주의의무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D은 이 사건 승강기 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한 바 없고, 특히 위 공사 중 승객용 1호기 승강기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철거작업은 피고인 D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J나 피고인 주식회사 A(이하 ‘A’라 한다)에 의하여 임의로 진행된 것이어서, 피고인 D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어떠한 업무상 주의의무·안전조치의무 위반이나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D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각 조치의무를 다하였더라도 이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없었으므로, 위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없다.
판단
위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및 피고인 D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죄에서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 사업장의 안건보건관리책임자를 도급인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야 하고(동법 제62조 제1항),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하며(동법 제63조 본문), 이 때 관계수급인이란 도급이 여러 단계에 걸쳐 체결된 경우에 각 단계별로 도급받은 사업주 전부를 말한다(동법 제2조 제9호).
이와 관련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어 2020. 1. 16. 시행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사업주에게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으며, 위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은 위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었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도급사업주의 의무는 안전보건규칙으로 구체화되는 수급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와 동일한 내용으로 해석되었고,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한 작업을 외주화하는 방법으로 산업재해에 관한 책임을 면하는 것을 제한하고 전반적으로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강화하면서, 제63조에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구법 제29조 제3항과 달리 도급인이 취해야 할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 범위를 시행규칙에 위임하지 않으면서, 단서를 통하여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만을 제외하였는바,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연혁 및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안전보건규칙으로 구체화되는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는 도급인과 근로자를 고용한 수급사업주가 법 제38조 및 제63조에 따라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의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도급인이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를 모두 직접 이행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수급사업주에 의하여 그러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요청하거나 직접 이행하는 방법으로 법령이 정한 안전조치 이행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도급인에게 부과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업무’란 사람의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를 말하고, 여기에는 수행하는 직무 자체가 위험성을 갖기 때문에 안전배려를 의무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내용으로 하는 업무도 포함되고, 이런 의무에는 법령상 의무뿐만 아니라 조리상 의무도 포함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3493 판결 등 참조).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산업안전보건법 제62조, 제63조에 의하면, 피고인 C은 발주자인 H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승강기 공사를 포함한 G 승강기 교체공사를 도급받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으로서, 피고인 D은 피고인 C으로부터 도급인의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재하수급인인 주식회사 A의 근로자도 해당된다)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된 자로서, 각 관련 산업안전보건 법령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는 안전조치를 취할 구체적인 안전조치의무가 있음이 명백하다.
나아가 앞서 살펴보았거나,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와 같이 피고인 D은 피고인 C으로부터 이 사건 승강기 공사에 관하여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된 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62조 등에 의하여 직접 피해자 등 관계수급인의 근로자들의 안전에 관한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는 점, ② 또한 피고인 D은 이 사건 승강기 공사현장에 대한 피고인 C측 현장소장으로서, 안전관리 뿐 아니라 위 공사의 작업 전반을 관리·감독한 점(증거기록 제1권 제656쪽, 제2권 제469쪽 내지 제511쪽 등 참조), ③ 구체적으로 피고인 D은 매일 작업 전 업무회의(TBM, Tool box meeting)를 통해 피고인 B 등으로부터 당일 공사 작업계획 및 내용, 진행상황을 직접 보고받아 이에 관한 안전지시를 하고(증거기록 제2권 제1000쪽), 작업 후 매일 안전장부를 작성하였으며(증거기록 제2권 제256쪽 등 참조), 피해자를 포함한 근로자들을 상대로 직접 안전교육을 실시한 점(증거기록 제2권 제302쪽 등 참조), ④ 위와 같은 사정들에, B, Q, R의 법정증언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D은 도급인인 피고인 C의 현장대리인으로서 피고인 B이나 피해자 등 재하수급인인 A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구체적으로 공사작업을 지시·감독하였음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 D에게는 이 사건 승강기 공사 중 피해자가 진행한 이 사건 철거작업과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구체적인 업무상 주의의무도 있다고 할 것이다. 위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안전조치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예견가능성,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사업주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는 성립하는바(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이 같은 법리는 앞서 가. 1)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도급인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과실행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주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한편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를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2도134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법리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D이 공소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 및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되고, 이에 따라 피고인 C의 공소사실 제4항 전단 기재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도 인정된다. 위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본 산업안전보건법 제62조 내지 제64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내지 제44조, 제241조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피고인 D에게는 공소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은 추락방지조치 및 비산방지조치를 취하여야 할 구체적 안전조치의무가 있었다(이 사건 승강기 공사의 시공계획서에도 이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증거기록 제2권 제1025쪽 등 참조).
이에 관하여 위 피고인들과 변호인은, 위 조치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의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추락방지조치 및 비산방지조치의 내용 및 규모, 조치 주체 등에 비추어 위 각 조치들이 위 법 제63조 단서에서 말하는 단순한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
이 같은 안전사고 예방조치는 이 사건 승객용 승강기 공사가 시작된 2020. 11. 23.경 또는 늦어도 공사가 일시중단 후 재개된 2020. 12.경까지는 그 조치가 모두 이행되었어야 하고, 위 안전조치 이행 완료시까지 공사를 중단하는 등의 추가조치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1. 4.까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승객용 승강기 1호기에 추락방지조치[안전대 부착설비 및 가바나(조속기) 등 추락방지시설 설치] 및 비산방지조치(비산방지덮개의 밀실설치 등)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바, 피고인 D은 이 사건 이전에 이 같은 추락방지조치 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공사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승강기 공사를 그대로 진행시켰는바, 이 같은 사실만으로도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피고인 D의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
설령 피고인 D이 이 사건 당일 피해자의 이 사건 철거작업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였더라도, 피고인 D은 이 사건 당일까지 위 승객용 승강기 1호기에 대한 공사 중단 지시가 이루어지지 않아 언제든지 위 승강기 1호기에 공사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과실이 인정된다.
더욱이 피고인 D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 이 사건 승객용 승강기 1호기에 대한 피해자의 이 사건 철거작업 및 이와 동시에 다른 근로자들에 의하여 3층에서 기계실 권상기 용접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위 각 작업 전에 안전조치(앞서 본 추락방지조치 및 비산방지조치)를 직접 이행하거나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작업을 그대로 진행시켰는바, 이 같은 점에서도 피고인 D에게 안전의무위반 및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이 있음이 인정된다.
B, Q, R, S의 법정증언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증거기록 제2권 제1479쪽, 제1480쪽, B에 대한 증언 녹취록 제7쪽, S에 대한 증언 녹취록 제4쪽 등 참조), 이 사건 당일 아침 업무회의(TBM)에서 승객용 승강기 2호기 뿐 아니라 2호기 작업 이후 승강기 1호기에 대하여도, 3층 기계실 권상기 용접작업과 함께 피해자가 진행한 이 사건 철거작업 등 승강기 출입문 작업도 이루어질 것이 논의되었거나 피고인 D에게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적어도 승객용 승강기 1, 2호기를 구분하지 않고 위 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증거기록 제1권 제658쪽 등 참조).
설령 위 아침회의에서 이 사건 승객용 승강기에 대한 작업이 논의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 D은 이 사건 승강기 공사의 현장소장인바, 피고인 D에게 보고되지 않고 임의로 이 사건 철거작업 등이 이루어질 아무런 이유나 사정이 없는 점(R에 대한 증언녹취록 제4쪽 등 참조), 이 사건 당일 오전에 이미 승객용 승강기 1호기의 용접 및 승강기 출입문 내부작업을 위한 승강기 인양작업이 이루어졌고 피고인 D도 이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D은 이 사건 사고 전 오후에 현장을 방문하여 피해자가 이 사건 철거작업을 준비하거나 그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음에도, 이에 관한 별다른 제지나 즉각적인 공사 중단 지시를 하지 아니한 점(증거기록 제2권 제1800쪽, Q에 대한 증언 녹취록 제24쪽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D은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이미 승강기 1호기에 관하여도 이 사건 철거작업 등의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오전에 승강기 2호기에 대한 작업 후 작업 진행 정도에 따라 오후에 승강기 1호기에 대한 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D은 오전 현장방문 시 승객용 승강기 2호기에 대하여 3층 기계실권상기 용접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직접 참관하였음에도(증거기록 제1권 제212쪽, B에 대한 증언 녹취록 제10쪽 등 참조), 위 방문 당시 위 작업현장에 화재예방에 필요한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등이 밀실하게 설치되어 있는지, 그 비산방지덮개에 불티가 비산할 수 있는 틈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등의 비산방지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D은, 승객용 승강기 1호기에 대한 작업지시를 한 바 없고, 위 1호기에 대한 작업이 이루어질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서 본 B, Q, R 등 다른 공사관계인들의 진술 등 여러 정황증거들과 배치되어 믿기 어렵다. 설령 위 주장대로 피고인 D이 이 사건 당일 위 1호기에 대한 작업진행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였더라도, 이는 피고인 D이 이 사건 당일 1호기에 관한 작업 상황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중대한 과실로 보일 뿐이다.
앞서 자세히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인 D은 이 사건 당시 승객용 승강기 제1호기에 대한 용접작업 및 이 사건 철거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점, 이 사건 당시 피고인 D은 약 17년간의 승강기 관련 업무 경력자이자 이 사건 승강기공사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이 사건과 같이 추락방지조치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공사현장에서 용접작업과 동시에 도어헤드 철거작업과 같은 승강기 내부 작업이 진행될 경우 추락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점(B, Q, S 등 관계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같은 상황에서의 추락사고의 위험은 이 같은 승강기 공사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 등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앞서 본 피고인 D의 의무 해태 정도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D은 앞서 본 자신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타고 있던 임시카를 지지하고 있던 슬링벨트가 용접작업 중 비산된 불티에 의해 착화되고 연소과정 중 파단되어 임시카가 추락됨으로써 발생하였는데(증거기록 제1권 제423쪽 감정서 등), 만일 이 사건에서 피고인 D이 기계실 용접작업과 관련하여 그 곳에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를 밀실하게 설치되었는지를 확인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 비산된 불티가 위 슬링벨트가 착화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피해자의 안전대를 걸어놓을 지지대가 있었고, 브레이크 역할을 할 추락방지장치인 가바나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면 이 사건 추락방지 및 피해자의 사망 등 중한 결과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제665쪽, 피고인도 검찰에서 이 같은 안전장치가 되어 있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 D의 안전조치 및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이에 따른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 D, C과 그 변호인은, 이 사건 사고의 안전·감독책임은 이 사건 승강기공사의 수급인이자 하도급인인 J나 실제 공사업체인 A에게만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D과 C은 원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모든 관계수급인(하수급인인 A)과 그 근로자에 대한 독자적인 안전조치의무가 있고, 이는 J나 A의 안전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것이다. 설령 피고인 C과 J 사이의 하도급계약에서 이 사건 승강기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안전조치의무를 J에만 부과하는 것으로 정하였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인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고, 피고인 D이 이 사건 승강기 공사 전반을 감독·관리하고 총괄적인 안전조치업무를 실제 수행한 이상, 피고인 D에게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안전조치의무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인 D이 안전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한 이유가 J가 추락방지조치 등에 필요한 자재 등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더라도, 피고인 D은 그러한 자재 등이 공급되어 안전장치가 모두 구비될 때까지 공사작업을 중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 D, C과 그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에게 공통된 정상
이 사건 사고의 원인 및 내용, 피고인들의 과실 내용 및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죄질이 좋지 않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 B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 주식회사 A의 소속이었고, 피고인 B은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한 자로서,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죄책이 보다 더 무겁다.
반면, 위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 위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에게 7억 5천만 원을 지급하고,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였다. 피고인 B은 초범이다.
위와 같은 공통된 정상 및 이 같은 정상들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의 경위 및 내용, 피해 회복 정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을 정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 D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위 피해자들의 죄책이 명백함에도, 위 피고인들은 사고의 책임을 피해자나 피고인 주식회사 A, J에 전가하는 등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 위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는 용서받지 못하였다.
반면, 피고인들은 공소사실 제2항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 D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5,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다(피해자의 유족들은 수령을 희망하였다). 피고인 D에게 동종 범죄 전력은 없다.
위와 같은 공통된 정상 및 이 같은 정상들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의 경위 및 내용, 과실 정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을 정한다.
판사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