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2829
판결선고
2024. 1. 8.
범죄사실
피고인은 용인시 기흥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00여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불이익 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05년경 당시 산별노조였던 C 노동조합과 교섭 중 노조에서 약 2개월 전면 파업을 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산별노조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이후 위 노조가 산별노조에서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인 C 노동조합을 만들자 단체교섭에 '조합은 단위노조(기업) 조합으로써 여타의 상급단체 가입을 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넣는 등 산별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기업별 노조인 C 노동조합이 2020. 8. 5. '상급단체 가입에 관한 찬반투표'를 안건으로 한 조합 총회를 개최하고 총 조합원 154명 중 124명 참여한 가운데 찬성121명, 반대 3명으로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안건을 가결한 다음 2020. 8. 12. D단체 E노조에 가입하여, 기존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인 D단체 E노조 C 분회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자 이와 같은 조직형태 변경을 주도하고 위 분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노조 간부들을 해고 또는 징계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0. 11. 2. 위 C에서, 사실은 위와 같은 이유로 노조 간부들을 해고 또는 징계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액의 일일 운송수입금 미납이나 불성실 근무 등을 표면적인 징계 구실로 삼아 D단체 E노조 C 분회의 대의원 F과 G에 대하여 각 정직 1개월, 대외협력부장 H과 총무부장 I을 각 해고하고, 이어 2020. 12. 11. 분회장 J, 부분회장 K을 각 해고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단체교섭 거부·해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3호]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2020. 12. 11. 제1항 기재와 같이 분회장 J를 해고하였으나 2021. 2. 18.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J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다음 원직복직 명령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2021. 2. 19. J를 원직복직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2021. 3. 5.경 2021년도 제1차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J가 여전히 징계 대상자에 해당하여 노사간 중요한 단체교섭을 할 자격이 없고 교섭 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으므로 교섭 위원 교체를 요구한다고 하면서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4. 16.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J를 교섭 위원에서 교체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하였다.
노조 운영에 지배·개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4호]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제1항 기재와 같이 기업별 노조인 C 노조가 2020. 8. 5. 조합 총회를 거쳐 적법하게 산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하였고 이러한 경우 단체협약의 효력등의 법률관계가 새로운 조직형태의 노동조합에 그대로 유지·승계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2020. 8. 20.경 C 사내게시판에 "L 노동조합은 (중략) 2020. 8. 5. 'E노동조합'으로(이하, '산별노조'로 칭함) 변경하였다 합니다. 노동조합이 변경(소멸)됨에 따라, 회사가 L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은 당일 자로 효력상실(무효) 됩니다. 회사는 단체협약이 폐기되었으므로 (중략) 1. 각 승무원의 노동조합의무가입 해지, 2. 노동조합비 승무원 급여 공제 폐지, 3. 노동조합 전입자(조합장, 부 조합장) 폐지, 4. 노동조합 사무실 폐쇄 (하략)"등의 공고문을 게시한 것을 비롯하여,그때부터 2021. 1. 8.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고, 또한 피고인은 2020. 12. 7.경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C 본관에 있던 산별노조의 사무실을 폐쇄하여 산별노조가 회사로부터 접근성이 떨어지는 야적장에 있는 컨테이너를 임시 노조 사무실로 사용하여 온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2021. 3. 22. 신설된 기업별 노조인 'L노동조합'에 2021. 3.23.자로 위 산별 노조가 사용했던 회사 본관 사무실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M의 법정진술
N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영상녹화 진술요약)
교섭회의록
단체협약 / C분회 등록 통보 / 각 공고 / 각 담화문 / 각 징계공고 / 각 징계처분결정공고 / 징계확정공고 /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 및 업무방해 금지 요청 / 공고문/ 내용증명(원직복직) / 단체교섭(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일정 통보 회신건 / 노동조합설립신고수리 알림 / 2021년도 단체교섭 해태 및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 요청 /노동관계 법령 준수 등을 위한 행정지도 / 공고문 / C노동조합 임시총회 관련 / 물품거래내역서 / 각 알림 / L노동조합 설립인가에 따른 노동조합활동 협조 요청의 건/ 각 근로계약서 / 소갑 제4호증 / 갑 제5호증 / 갑 제6호증 / 갑 제14호증의 1 내지 2
각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결정문 / 방해금지가처분 결정문 /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문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및 부당정직 구제신청 판정서 / 각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판정서 / 중앙노동위원회 부당해고 및 부당정직 판정서 / 심판사건 처리결과 알림(C)_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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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및 그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관련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은, C에서는 2020. 1.경부터 일일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도록 하는 '전액관리제'를 실시하였는데,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 근로자 6명이 일일 운송수입금 중 현금수입금을 미납함으로써 횡령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 또는 정직의 징계를 한 것이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근로자 6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위 근로자 6명이 일일 운송수입금 중 현금수입금을 납부하지 아니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피고인이 2020. 9. 7.자로 작성한 담화문(증거기록 제80쪽)을 보면, 전액관리제 시행 후 현금수입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는 직원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2020. 10. 7.자로 작성한 담화문(증거기록 제96쪽)에는 2020. 6.에만 직원 133명이 합계 42,684,620원의 현금 수입금을 C에 납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C 소속 택시기사들 상당수가 현금수입금을 미납하였던 점으로 보아, 위 근로자 6명이 고의로 C에 현금수입금을 미납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C은 2020. 1. 1.부터 이른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가 시행되었음에도 위 6명의 근로자를 비롯한 소속 택시기사들의 현금수입금 미납 행위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2020. 9. 23.경 및 2020. 10. 17.경에 이르러서야 위 6명을 비롯한 소속 택시기사들에게 현금수입금의 납부를 독촉하였을 뿐이다. 그리고 피고인은 2020. 9.28.까지 6월분 횡령 금액을 변제하지 않을 경우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겠다고 공고하였는데, 2020. 10. 7.까지 현금수입금을 미납한 137명 중 단 18명만 현금수입금을 납부하였음에도 나머지 택시기사 모두를 고소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위 6명에 대하여만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고 징계처분을 하였다. 심지어 위 6명이 C 소속 택시기사들 중 가장 많은 액수의 현금수입금을 미납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이처럼 위 6명에 대한 위 징계처분이 동일하게 운송수입금을 미납한 C 소속의 다른 택시기사들 모두를 대상으로 하여 형평성 있게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위 6명을 제외한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 현금수입금 미납을 이유로 한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F, G, H, I에 대한 각 징계사유는 미납한 현금수입금 액수 및 불성실 근무 일수에 큰 차이가 없어서 그 비위 정도가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은 유독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의 대외협력부장인 H 및 총무부장인 I에 대하여는 각 해고를, 이 사건 노조의 대의원인 F, G에 대하여는 각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는바,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이 이 사건 노조에서 담당한 지위를 기준으로 그들에 대한 징계양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유독 위 6명에 대하여만 위와 같이 징계처분을 한 것은 위 6명이 이 사건 노조의 간부 및 대의원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인다.
판시 범죄사실 제2항 관련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은, 이 사건 노조 측 교섭위원인 J가 해고되어 교섭위원 자격이 없어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한 것일 뿐이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J는 2020. 12. 23. 자신에 대한 위 징계처분(해고)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Z)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18. '회사 공금 횡령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나머지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고, 징계처분은 J가 이 사건 노조의 간부임을 이유로 한 징계로서 부당노동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피고인은 2021. 2. 19. 위 구제명령에 따라 J를 원직복직 시켰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6조에 의하더라도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중앙노동위원회에의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의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하는바, J는 2021. 2. 19. 이후로 해고되지 아니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J가 해고되어 교섭위원 자격이 없다며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한 것은 위 구제명령에 따라 J를 원직복직시킨 피고인이 주장할 수 없는 사유이고,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도 될 수 없다.
판시 범죄사실 제3항 중 공고문 게시 관련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은, C의 기업별노조였던 이 사건 노조가 2020. 8. 5. 한 '상급단체 가입에 관한 결의'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효이고, 이 사건 노조의 해산신고가 2020. 9. 7.자로 수리되었으므로, 피고인은 실제로 C이 노조가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고 신규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신규조합장과 신규교섭위원을 선임해 달라는 취지의 공고문을 사내게시판에 게시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노동에 지배·개입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 본문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되는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지배'라 함은 노동조합의 조직·운영 등과 같은 단결활동에 사용자가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것을 말하고, '개입'은 이러한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자율적인 조직·운영에 대한 간섭행위, 조합활동에 대한 방해행위와 조합 탈퇴 및 분열 조장 등은 물론,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 조직·운영을 위한 활동에 대하여 행하는 일체의 단결권 침해·간섭·방해를 말한다.
이러한 사용자의 행위가 있을 경우,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장소, 그 내용, 방법,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 한편,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과 같이 각각 공고문을 게시함으로써 이 사건 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존속하고 있는 도중에,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조직형태의 변경을 의결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은 노동조합의 해산·청산과 신설 절차를 밟지 않고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동조합을 둘러싼 종전의 재산상 권리·의무나 단체협약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가 새로운 조직형태의 노동조합에 그대로 유지·승계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근로자로 하여금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단위 노동조합이 총회의 의결을 거쳐 산업별 노동조합의 하부조직으로 편입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예정하고 있는 조직형태 변경의 한 유형이다. 이처럼 조직형태가 변경된 경우 산업별 노동조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위노동조합의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승계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5두1151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도 이 사건 노조가 2020. 9. 7. 용인시청에 해산신고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노조가 기존 노조로서의 동일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에 따른 노동조합 조직형태의 변경은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조직형태로 변경되는 것일 뿐 구 조직의 형태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어서 해산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따로 청산절차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사건 노조가 용인시청에 위 해산신고를 할 당시 해산사유로 '조직형태변경(상급단체가입)'을 명시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노조는 기존 노조로서의 동일성을 유지하며 조직형태를 변경함에 따라 더 이상 기존의 조직형태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용인시청에 형식적으로 해산신고를 한 것으로 보일 뿐, 종전과는 전혀 별개의 노조를 구성하려는 의사로 해산신고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경기지청은 2020. 9. 23.경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취지로 '노동조합이 조직형태를 유효하게 변경한 경우 변경 후의 노동조합이 변경 전의 노동조합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주체로서 지위를 승계하므로 단체협약은 유효기간 동안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하였다.
피고인은 2020. 1. 7.경 기업별 노조 형태인 이 사건 노조와 단체교섭을 실시한 후 시행기간을 2020.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이 사건 노조가 2020. 8. 5. 전체 조합원 154명 중 124명의 투표와 투표한 조합원124명 중 121명의 찬성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하기로 하는 결의를 적법·유효하게 하였는바, 위 단체협약은 이 사건 노조가 위와 같이 조직형태를 변경한 후에도 그대로 이 사건 노조에 승계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형식적인'해산신고' 사실만을 핑계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공고문을 통해 단체협약무효, 노동조합 해산·소멸 등을 주장하고 노동조합 사무실 폐쇄, 후임 조합장 재선출, 노조활동 금지, 노동조합 재설립 등을 언급한 것은 이 사건 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
판시 범죄사실 제3항 중 노조 사무실 이전 관련
피고인 및 그 변호인은, 2021. 3. 22. C에 기업별 노조인 'L노동조합'(이하 '신설 노조'라고 한다)이 신설됨에 따라 피고인이 2021. 3. 23.자로 신설 노조에게 비어 있던 사무실을 제공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 의사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제3항과 같이 신설 노조에 2021. 3.23.자로 회사 본관 1층의 노동조합 사무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고 한다)을 사용하게 한 것은 이 사건 노조의 자율적인 조직 또는 운영 및 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2020. 12. 4.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 방지를 위해 회사 사무실과 승무지원센터의 출입을 폐쇄한다.'고 공고하였다. 이에 이 사건 노조는 2020. 12. 5. 피고인에게 '사전 조치 없이 이 사건 사무실 출입을 제한하는 행위는 이 사건 노조를와해시키기 위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12. 7. 이 사건 사무실을 포함하여 본관 건물 1, 2층을 폐쇄하였고, 그 후 이 사건 노조는 본관 건물 앞 야적장에 있는 컨테이너를 노동조합의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신설 노조가 설립된 다음날인 2021. 3. 23. 그동안 폐쇄하였던 이 사건 사무실을 신설 노조에게 노동조합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였다. 이에 이 사건 노조는 2021. 3. 29. 피고인에게 '코로나19를 핑계로 이 사건 노조로 하여금 사무실을 이전하게 만들고, 신설 노조가 설립된 직후 신설 노조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지원한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이를 즉각 철회하고 이 사건 사무실을 이 사건 노조에게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피고인이 이 사건 사무실을 신설 노조에 제공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노조는 기존에 5년 동안 사용하여 오던 이 사건 사무실 대신 본관 앞에서 창고용으로 쓰던 컨테이너를 사무실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노동조합 사무실은 조합원 교육이나 회의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신규 조합원 모집과 조합원 상담 등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보호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인 공간이므로 매우 중요한 의미와 기능을 가지는바(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7다21864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무실과 위 컨테이너는 그 물리적·심리적 접근 가능성과 용이성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노조와 신설 노조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하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존재하며, 그 결과 이 사건 노조에서 탈퇴한 후 신설노조에 가입하는 직원들이 나타날 가능성 등 이 사건 노조의 단결권과 노동조합 활동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폐쇄하였던 이 사건 사무실을 신설 노조에게 제공함에 있어, 이 사건 노조에게 그 이유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해주었다거나 그로부터 의견을 청취·수렴하는 등 협의를 시도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조합 활동은 총회·대의원회 개최, 노동조합 방침의 결정 및 홍보활동, 조합원 모집활동, 조합원 교육 및 참여, 회사 시설물 이용 등이 포함되는데 사업장 내에서 근무시간 중에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 수는 약 80여명인 반면 신설 노조의 조합원 수는 20명 안팎에 불과한데, 80여명의 조합원이 사용하는 컨테이너의 크기(가로 3m×세로 6m)가 21명의 조합원이 사용하는 이 사건 사무실의 크기 (가로 2.5m×세로 6m)와 별반 차이가 없는 점만 보더라도, 그러한 컨테이너가 온전한 노동조합 사무실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기존에 5년 동안 이 사건 사무실을 사용하여 온 이 사건 노조로부터 어떠한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신설 노조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제공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신설 노조가 설립된 2021. 3. 22.보다도 전인 2021. 3. 19. 신설노조의 요구에 따라 신설 노조가 이 사건 사무실에서 사용할 책상, 원형 테이블, 유리장 등의 제반 집기류를 구입하여 제공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신설 노조에게 이 사건 사무실을 제공한 것은 이 사건 노조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도로 이루어진 조치라고 봄이 타당하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1호(불이익처분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점),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3호(단체교섭 거부·해태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점),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4호(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각 범행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의 건전한 노동조합활동을 부당하게 억제함으로써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노동관계의 공정한 조정을 저해하는 범행인 점에 비추어 범죄의 위법성이 가볍지 않은 점,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를 다투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곽용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