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2. 7. 선고 2023노528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가 근로자 D과 체결한 포괄임금 약정은 유효하고,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 D에게 퇴직금 정산합의서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00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에 종사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하지 않는 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2.경부터 2021. 10. 29.경까지 건설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임금 등 합계 10,450,960원(2019. 11.부터 2021. 9.까지의 휴일근무수당 2,440,000원, 2018.부터 2021.까지의 연차미사용수당 8,010,96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 없이 지급 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 D과 사이에 체결한 포괄임금 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회사에게 공소사실 기재 휴일근무수당과 연차미사용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인정사실

①

이 사건 회사는 전문건설면허를 가진 건설회사이고, 근로자 D은 2017. 1. 2.부터 2021. 10. 29.까지 이 사건 회사에 일용노무자로 고용되어 여러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별다른 자격증이 필요 없는 업무)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회사와 수차례 포괄일당 계약을 체결하였다.

②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 D이 체결한 각 포괄일당 계약은 2017년 일당 10만 원에서 최종 일당 15만 원까지 증액하여 체결되었고, 위 각 계약의 일당은 비율 내지 금액을 특정하여 대체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휴일수당, 연차수당 등을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포괄일당은 1일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고, 8시간을 1공수로 정하되, 추가로 근무하는 시간에 대하여 2시간 단위로 0.5공수가 추가되었다. 근로자 D은 위 계약의 일당에 공수를 곱한 금액을 매월 급여로 받아왔다. ③ 근로자 D이 위 기간 동안 근무하면서 포괄일당 계약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는 없고, 근로자 D은 퇴직 후에 휴일가산수당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등을 받지 못하였다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나)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근로자 D과 포괄임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급여를 지급해왔던 점, 위 포괄임금 계약에서는 연차수당, 휴일수당을 비롯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각종 수당을 비율 내지 금액으로 정했던 점, 근로자 D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수행한 업무는 특별한 기술과 자격이 필요 없는 일용노무직의 것이었던 점, 근로자 D은 근무기간 동안 포괄임금 계약 및 그에 따른 급여 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휴일근무수당과 연차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연차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다297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 D은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그 약정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는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살펴서 만일 미달한다면 이 사건 회사는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포괄임금 계약의 내용이 근로자 D에게 불이익이 있어서 이 사건 회사에게 공소사실 기재 휴일근무수당과 연차미사용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구체적 사실 및 사정을 들어 퇴직금정산합의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자세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15,038,950원은 퇴직 전 3개월 급여에 휴일근무수당을 포함하여 계산된 것인바, 위 가항과 같은 이유로 휴일근무수당 지급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휴일근무수당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퇴직금 14,327,480원{= [13,875,000원/92일 × 30일 × (4년 + 9개월/12개월+ 28일/365일)] - 기지급금 7,510,770원}으로 인정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