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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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처분의 경위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2021. 3. 1.에는 화물자동차 위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위수탁계약’이라 한다)을, 같은 해 4. 1.에는 화물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차량번호 1 생략) 대우19톤장축카고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운행하여 이 사건 회사로부터 수탁받은 화물의 운송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다.
망인은 2022. 12. 7. 07:06경 이 사건 회사로부터 운송 요청받은 납품자재(전선)을 적재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시흥시 D 공사현장에 도착하였는데, 망인이 위 차량에서 내려 왕복 3차로 도로를 건너던 중 망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E이 운전하던 굴착기 차량에 역과되는 사고를 당하였고, 119구조대에 의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07:20경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4. 3. 5.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① 이 사건 차량의 소유자인 이 사건 회사에 의하여 이 사건 차량으로 하는 화물운송업무가 관리·감독된 점, ② 이 사건 회사가 지입차주들에게 배포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근무시간과 장소, 운송물품과 물량에 관하여 사실상 구속력 있는 배송오더를 받는 방법으로 업무지시를 받은 점, ③ 이 사건 회사에서 망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하게 하여 세무 관련 사항을 관리한 점, ④ 이 사건 회사에 계속적 및 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하고 그 운송 노무에 대한 대가로서 보수를 받으면서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안전교육을 받아 온 점, ⑤ 사실상 독립적인 지위에서 물품운송을 위탁받아 수행하기 어려웠던 점,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였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업자등록을 하였는지 등의 여부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서 근로자성 인정을 방해할 수 없다는 점, ⑦ 망인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아야 한다.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주식회사 F와 G 주식회사가 2016. 8. 24.경 합병함으로써 자산과 영업을 승계받고 주식회사 H로 상호를 변경한 이 사건 회사는, 주식회사 I의 자회사인 J의 전선 물류업무 중 일부 운송업무를 외주(아웃소싱)받아 대행하고 있는 B2B(Business to Business) 택배업체인바, 망인은 H 로고가 부착된 이 사건 차량으로 화물운송 시 ‘G’ 글자가 앞뒤에 부착된 유니폼 상의를 착용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1991. 8. 12. ‘C’를 상호로 일반구역화물차(6톤 이상)의 운수업 사업자로 등록하였는데, 그 사업장 소재지인 ‘안양시 만안구 K’는 이 사건 차량의 차고지 및 이 사건 회사의 L센터 주소지와 동일하다.
망인은 2006. 6. 27.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6. 8. 24. 망인으로부터 위 차량의 소유권을 이전(지입) 받았는데,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이 사건 차량은 망인과 이 사건 회사가 현물출자위수탁계약을 체결한 차량’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망인은 1991년 이 사건 회사와 화물자동차 위수탁관리계약과 화물운송계약을 체결한 후 1년마다 갱신하여 왔는데, 2021. 3. 1.자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망인은 2021. 4. 1. 이 사건 회사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운송료, 유류비, 통행료 등에서 관리비, 화물협회비, 종합보험료, 예치금 등을 공제한 금액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는데, 망인이 2019. 4.경.부터 2022. 11.경까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수령한 운송료가 운송 시간 및 횟수 등 차이로 일정하지 아니하고 변동이 있었고, 망인은 매달 이 사건 회사에 화물운송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여 왔다.
망인을 포함한 이 사건 회사의 지입차주들은 데이터 입력기능이 없는 HTS(M 수송 시스템) 명칭의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어플리케이션을 요청하여 다운로드받아 개별 운송실적과 공과금 및 보험료 내역 등을 전송받으면, 검색조회를 통하여 개인별 세금계산서를 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19호증, 을 제4~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주식회사 H의 회신 및 주식회사 H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9, 10, 12~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3,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일정한 자본을 투자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지입차주로서 운송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로 화주인 J 등을 통하여 지입회사인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이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망인이 상당 기간 이 사건 회사가 지정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특정 운송업무를 반복 수행하며 이 사건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이 사건 운송계약과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따른 것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망인은 기본급 내지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화물의 종류와 거리에 따라 정해진 단가와 운송 횟수로 산정된 운송료와 유류비 및 통행료가 포함된 운송비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위수탁계약상 사고 발생 시에도 망인 단독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어 있었다(제19조 제1항). 이 사건 회사는 운송비에서 위탁관리료 월 22만 원,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돈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다. 이처럼 망인은 운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였다.
원고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거의 매월 확정적인 운송비를 노무의 대가로 지급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망인의 기본적인 업무 내용은 고정적인 화물운송 형태였고 이 사건 회사가 지급할 기본 용역료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어느 정도 고정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매월 유사한 수준의 금원을 운송료로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운송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차량이 자동차등록원부상 이 사건 회사의 소유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종전에 망인이 취득한 이 사건 차량의 소유권을 이 사건 회사에 지입하기로 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자동차의 소유권을 그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보유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 당사자 사이의 내부관계에서는 등록명의자 아닌 자가 소유권을 보유하게 된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도8984 판결 참조).
이 사건 운송계약 및 지입계약의 성격을 가지는 이 사건 위수탁계약은 모두 이 사건 차량이 망인의 소유임을 전제하고 있다. 망인은 운수회사인 이 사건 회사에 이 사건 차량을 지입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운송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일정 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일 뿐이므로, 망인이 이 사건 회사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이 사건 차량을 이 사건 회사에 지입하였다. 이 사건 위수탁계약의 내용상 망인이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운송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6조는 망인이 다른 운전자를 고용하여 운송을 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망인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물량 이외에 다른 회사의 물류를 수송하는 것도 금지되지 아니하여 타사의 운송업무를 같이 진행하여 오거나 망인이 위탁자인 이 사건 회사의 운송요청을 거부한 경우도 확인된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에 고정적으로 출근하지 않았고, 운송 업무가 배정될 때에만 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운송계약의 당사자로서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제품 운송 업무 등을 수행할 의무가 있었으나, 그 업무수행과정은 원칙적으로 망인에게 일임되어 있었다고 보이고, 운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이 사건 회사에게 통보하도록 한 것(이 사건 위수탁계약 제10조, 이 사건 운송계약 제2조 제4항)은 그로 인하여 정하여진 운송일정 및 운송경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므로, 이를 들어 망인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 회사가 지입차주인 망인에게 배송시간, 배송물품, 배송물량 등에 관한 배송오더를 내리면 유선 또는 HTS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출발지, 도착지, 화물의 품목, 수량, 배송시간 등 운송정보를 공유한 것은 이 사건 운송계약에 따른 화물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한편 화물에 발생하는 사항이나 배송지연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제2조, 제4조 참조), 이는 이 사건 운송계약의 공통된 사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협조가 필요한 정보 교환으로 판단된다.
망인이 화물 운송 도중 고의·과실로 분실, 오손, 파손 및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할 경우, 망인의 독자적인 무단이탈과 제3자로 하여금 배차물량 임의로 대리운송 등의 경우 및 망인 또는 그 수임자가 이 사건 운송계약상 의무를 수행하기에 부적법한 경우에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하고, 이 사건 회사가 수탁자의 교체를 요구하거나 이 사건 운송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이 사건 운송계약 제4조, 제6조, 제8조), 이 사건 회사 또는 이 사건 회사의 고객이 지정한 제3자가 망인으로부터 화물 인수 당시 발견할 수 없었던 운송상 잘못으로 인한 제품상의 하자는 운송이 종료된 후에도 이 사건 회사가 망인에게 지급할 운송료에서 그 손해액을 공제하거나 부족분을 추가로 청구하도록 한 것(이 사건 운송계약 제4조 제3항, 제4항)은 성실하고 안전한 차량 운행을 유도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제품 운송이 정확하고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서로 양해된 사항으로서, 망인이 운송업무의 수행으로 인한 이윤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망인은 스스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이 사건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료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다. 반면에 근로소득이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지 아니하였고, 망인에 대하여는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의 적용이 없었다. 망인은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하여 망인에게는 통상의 근로계약에서 볼 수 있는 승진, 징계, 직급 등의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전에 피고에게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신청할 때 망인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13호 내지 제15호가 한정적으로 열거한 화물차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은 예외적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소결
따라서 망인이 이 사건 회사가 위탁한 운송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망인의 사망을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에서 정한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박상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