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업무방해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광주시 B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2021. 3. 24.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와 사이에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을 해지하고, 2021. 3. 25.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과 새로이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피고인은 L의 원장으로서 이 사건 건물을 실질적으로 관리할 권한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건물에 무단히 부착된 게시물을 떼어낼 권한이 있었다.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이 사건 근로자들은 L, C에 고용되었고, L의 실질적 대표자는 AH이고, C의 실질적 대표자는 Q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책임이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70만 원)이 너무 무겁다.
직권판단
피고인은 2021. 7. 8.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2022. 5. 13.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업무방해죄 등과 판결이 확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심 판시 업무방해죄 등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업무방해
원심 및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I의 관리소장 업무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건물의 관리위탁업체를 선정할 권한은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한 관리단에 있고(이 사건 건물 관리규약 제27조 참조), 다만 이 사건 건물의 시행사인 C은 1년 이내 기간에 한하여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할 수 있고, C은 최초 관리 개시 시에 한하여 관리단집회의 결의 없이 이 사건 건물의 관리를 위탁할 집합건물관리회사를 지정할 권한이 있다(이 사건 건물 관리규약 제35, 36조참조). C은 위 관리규약에 근거하여 2020. 2.경 H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관리를 위탁하는 내용의 관리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2021. 3. 25. L과 사이에 새로이 관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21. 3. 26. 이 사건 건물 곳곳에 H와 사이에 체결한 위 관리도급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취지가 기재된 2021. 3. 24.자 계약해지통지서를 부착하였으나, 피고인 또는 C에게 H와 사이에 체결한 관리위탁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이 L과 사이에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C과 H 사이에 체결한 위 관리도급계약에서 계약기간에 관하여 제2조 제2항에는 계약기간이 '2년'이라고 기재되어 있고(계약기간이 '2020. 2. 5.부터 2021. 2. 4.까지'로도 기재되어 있으나, 제3항에는 '쌍방계약 변경 시는 계약만료 3개월 전에 서면으로 통보하고 통보가 없는 경우 계약기간은 자동 2년간 연장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설령 계약기간이 1년이었다고 하더라도 계약은 자동갱신된 것으로 보인다), H 측에서도 계약기간을 2년으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하여 이에 부합한다. 따라서 C 등이 H에 유효한 해지통지를 하기 전까지는 위 관리도급계약은 유효한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H와 체결한 관리도급계약 제17조를 근거로 위탁계약을 해지하였는데, 위 규정에는 '3개월 전에 해약의사를 서면 통지함으로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해지통지를 한 때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여야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발생 당시에는 피고인의 해지통지가 효력이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H로부터 고용되어 이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 업무를 담당한 피해자 I은 광주시청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관리단을 구성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고 관리단 구성을 위한 입주민 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에 집회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해자 I은 2021. 3. 15.경 피고인의 행위를 비판하는 취지의 '집회금지 촉구' 문서를 이 사건 건물 곳곳에 게시하였고, 2021. 3. 25.경 '관리단 총회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피해자 I이 위와 같은 게시물을 게시할 당시에는 피고인의 해지통지가 H 측에 도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해자 I은 2021. 3. 30.경에야 H 측으로부터 근로계약이 2021. 4. 30. 해지된다는 취지의 통지를 받았는바, 피해자 I은 이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관련 법리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임금 등의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해야 하고, 이때 업무 수행 과정에서 누가 근로자를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 ·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 3.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근로자 N, O, M, P을 지휘 · 감독하는 사용자로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① C의 대표자는 Q로 등기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 운영자는 피고인이었던 것 으로 보인다(원심 제9회 공판기일에 제출된 추가 증거기록 등 참조).
근로자 P은 자신이 C에 소속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고, 피고인으로부터 채용되어 C이 시행사였던 이 사건 건물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근로자 P에게 임금지급책임에 대하여 자인하는 취지의 말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N, O는 피고인으로부터 채용되어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L에 고용되었고,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건물에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M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고인의 제안으로 채용되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인은 M에게 구체적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업무지시를 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M에게 임금지급책임에 대하여 자인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하였다(2023고정97 증거기록 제209면 이하 카카오톡 메시지 등 참조).
결론
원심판결에는 제2항 기재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새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