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500,000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의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G은 주식회사 D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피고인으로부터 합계 1,200만 원을 차용하였다가 300만 원만을 변제하여, 피고인에게 900만 원의 채무가 있었다. G은 2024. 3. 22. 퇴직하면서 피고인에게, 2024. 5.경까지 나머지 차용금 900만 원을 갚을 것이고, 차용금을 갚기 전까지는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과 G 사이에는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G은 아직까지도 위 차용금 900만 원을 갚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G이 피고인으로부터 일부 금원을 차용한 사실, ② G이 퇴사의사를 밝히면서 카카오톡으로 "4월 말일 또는 5월 초에 못드린 채무금액은 한번에 정리하겠습니다"라고 하자, 피고인은 "퇴직금은 너채무 상환 되는대로 정산해줄게"라고 하였고, 이에 G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사실, ③ 이후에도 G이 피고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제 채무는 5월중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라고 하자, 이에 대해 피고인은 "채무 상환은 5월달 내 문제 없는거지? 퇴직금은너 채무상환되면 지급한다"라고 하였고, 이에 대해 G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사실이 각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① 금품청산의무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본문은 근로자가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을 조속히 지급받지 못한다면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려는 취지인 점(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188 판결 참조), ②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은 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사용자는 그 수령권자에게 직접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설령 피고인이 G에게 지급받을 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G의 퇴직금 지급 청구를 거부할 수는 없어 보이는 점(사용자가 자기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사망한 근로자의 퇴직금에 대하여 사용자의 동인에 대한 대출금채권으로 상계충당할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의 취지 참조), ③ 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피고인이 G에게 채권이 있음을 들어 일방적으로 퇴직금 지급 기일을 '채무가 상환되면 지급한다'고 조건부로 정한 것으로, 위 대화 내용만으로는 G과 피고인 사이에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진정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다.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의 액수도 8,917,356에 이르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피고인은 2023년경 동종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음에도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다만, 피고인은 G에게 지급받을 채권이 있어 그 정산 문제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퇴직금을 미지급한 경위에 다소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 피고인은 당심에서 G에게 미지급 퇴직금 8,917,346원 및 그 지연손해금 1,192,238원 합계 10,109,594원을 지급하여, G과 원만히 합의하였다.
위와 같은 여러 정상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