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6. 23. 선고 2026구단1009 판결

진정사건의 종결처분을 취소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사건 진행의 경위

가.

원고는 B을 운영하는 C에게 고용되어 B에 근무하다가 2021년경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

나.

원고는 2024. 12. 17. 피고에게 B 대표자인 C와 경영총괄팀장인 D을 상대로 C, D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진정(이하 '이 사건 제1 진정'이라 하고, 이 사건 제1, 2 진정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진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24. 12. 17. 피고에게 B 대표자인 C를 상대로 C가 취업규칙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법령 주요 내용 등의 게시) 제1항과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는 근로기준법 제36조(금품 청산)를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진정(이하 '이 사건 제2 진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5. 3. 17. 이 사건 제1 진정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내 괴롭힘의 금지)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행정종결(이하 '이 사건 제1 행정종결'이라 한다)하였음을 알려 드린다는 통보를 하였고, 2025. 3. 31. 이 사건 제2 진정은 근로기준법 제14조(법령 주요 내용 등의 게시) 및 제36조(금품 청산)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행정종결(이하 '이 사건 제2 행정종결'이라 하고, 이를 이 사건 제1, 2 행정종결을 통틀어 '이 사건 각 행정종결'이라 한다)하였음을 알려 드린다는 통보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피고의 본안전항변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각 행정종결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을 흠결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함은 행정청의 공법상의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행정권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누9099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신청권이 없음에도 이루어진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두47426 판결 등 참조).

또한 '진정'은 법률로 정한 형식이나 절차에 구애되지 아니하고 진정인이 국가기관등에 대하여 어떤 요구사항이나 희망사항 또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서, 내사의 대상으로 되는 진정이라 하더라도 진정 그 자체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법률상의 권리행사로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진정을 기초로 하여 수사기관의 적의처리를 요망하는 의사표시에 지나지 아니한 것인 만큼 진정에 기하여 이루어진 내사사건의 종결처리라는 것은 구속력이 없는 진정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내부적 사건처리방식에 지나지 아니한 것이고, 따라서 그 처리결과에 대하여 불만이 있으면 진정인은 따로 고소나 고발을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진정인의 권리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0. 12. 26. 선고 89헌마277 전원재판부 결정의 취지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 제14조는 사용자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의 주요 내용과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하여 법령 주요 내용 등의 게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여 금품 청산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76조의3는 사용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 실시,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16조에서는 사용자가 위와 같은 의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제36조를 위반한 경우)에 처하거나, 1,000만 원 이하(제76조의2를 위반한 경우) 또는 500만원 이하(제14조를 위반한 경우)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01조 및 제102조는 근로조건의 기준 확보 등을 위해 근로감독관을 두어 근로기준법이나 그 밖의 노동관계 법령 위반의 죄에 관하여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훈령인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은 노동관계법령의 위반행위로 권익을 침해당한 자 등이 그 위반사항을 행정관청에 진정·청원·탄원·고소·고발 등을 한 신고사건에 대하여 근로감독관의 조사, 결과처리 등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40조 각 항 및 같은 조 제1항 [별표 3]에 의하면, 근로감독관은 신고사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후, 법 위반사실이 확인되었을 때에는 사용자 등에게 시정기간 내에 시정하도록 서면지시를 하여 기한 내에 시정이 완료되면 내사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되, 법 위반사실을 발견할 수 없는 때에는 신고인과 피신고인에게 그 사유를 알리고 내사 종결 처리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진정은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죄로 의심되는 사항을 신고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촉구함으로써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하는 근로감독관에게 혐의 유무의 조사개시에 대한 사실상의 단서를 제공한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진정은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에 기한 권리행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행정종결은 피고가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40조 제4항에 따라 이 사건 진정 내용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법 위반사실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 처리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각 행정종결은 구속력이 없는 진정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내부적 사건처리방식에 지나지 아니하고 진정인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행정종결 통지는 그 자체로서 직접 원고의 권리·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므로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이 사건 소는 항고소송의 대상적격을 흠결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