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판시 제1죄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에, 판시 제2죄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에, 피고인 B를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순번 1, 3 내지 31의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합42
판결선고
2018. 10. 5.
울산지방법원
제12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은 2016. 5. 19. 울산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같은 달 2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은 2006. 2. 21.경부터 2016. 5.경까지 울산 동구 C에 있는 D 내 '7현장 사무실' 3층에 있는 선박도장업체인 주식회사 E을 운영하였고, 피고인 B는 위 A의 이종사촌 동생으로 2007. 6. 22.경부터 2016. 5.경까지 주식회사 E에서 '총무'로 일하면서 자금관리 등의 업무를 하였다.
피고인 A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은 주식회사 D으로부터 선박도장 작업을 도급받아 작업을 하면서 기성금을 지급받아 주식회사 E의 경비, 임금 등으로 지출하고 남은 돈을 수익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E 설립 당시부터 2012. 말경까지 조선경기의 호황으로 많은 수익을 얻게 되자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생각으로 자금 관리를 하는 B로 하여금 주식회사 D으로부터 기성금을 지급 받게 되면 이를 인출하여 경비, 임금 등으로 지급하고 남은 금원을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07. 7. 11.경 피해자 주식회사 E의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B로 하여금 주식회사 E의 F은행 계좌에서 10,000,000원을 인출하게 하여 그 중 5,000,000원을 피고인의 G은행 계좌로 송금하게 한 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2. 12. 31.경까지 B로 하여금 회사 자금을 피고인의 G은행 계좌로 입금하여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는 방법 등으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73회에 걸쳐 피해자인 주식회사 E의 회사 자금 합계 2,307,427,596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주식회사 E에서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2, 32 기재와 같이 2007. 6. 21.부터 2016. 4. 3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임금 7,221,530원, 퇴직금 18,888,854원과 2011. 1. 18.부터 2016. 1. 8.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 16,203,974원 합계 42,314,358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 사기 및 임금채권보장법위반
피고인들은 2016. 4.경 경기침체 및 피고인 A의 방만한 경영으로 주식회사 E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위장 폐업을 통하여 부채를 정리한 다음 명의를 바꾸어 선박도장업체를 계속 영위할 것을 마음먹고, 피고인 A은 주식회사 E을 폐업한 후 체당금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피고인 B의 명의로 I을 설립하여 기존 사업을 계속하여 영위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2016. 5. 31.경 근로자 퇴직 및 주식회사 D과의 도급계약 해지를 이유로 주식회사 E을 폐업 신고한 후 근로자대표 J으로 하여금 부산지방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들은 2016. 4. 29.경 피고인 B 명의로 I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자등록을 하고, 주식회사 E의 근로자 대부분을 I에서 계속 고용하고, 주식회사 E에서 사용하던 사무실, 집기, 자동차도 I에서 계속 사용하고, 주식회사 E의 유일한 사업인 주식회사 D으로부터 도급받은 도장 작업을 I에서 중단 없이 계속 수행하였다.
따라서 주식회사 E은 사업이 폐지되었거나 사업이 폐지되는 과정에 있는 사업장이 아니므로 임금채권보장법에서 정한 '도산등사실인정 대상 사업장'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2016. 9. 1.경 위 울산지청 근로개선지도1과 사무실에서, 주식회사 E의 사업의 폐지, 임금의 미지급, 임금 지급 능력 등을 확인하는 근로감독관에게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지 않았고 주식회사 E의 선박도장 사업을 폐업하였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의 직원을 속이고 이에 속은 위 울산지청으로 하여금 주식회사 E에 대하여 '도산등사실인정' 결정을 하게 한 후 이를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에 통보하게 함으로써 2017. 5. 16.경 근로자 K이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 8,400,000원을 교부받게 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2017. 4. 13.경부터 2017. 5. 18.경까지 근로자 39명이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 합계 302,826,982원을 교부받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근로자들에게 체당금을 교부하게 함과 동시에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받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의 죄]
피고인 A의 법정진술
증인 B의 법정진술
J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H의 진술서
각 고소장,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9, 32, 35, 64, 66)
[판시 제2의 죄]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 겸 증인 B의 법정진술
증인 J의 법정진술
L, M, N, O, P, Q, R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E 폐업사실증명, I 사업자등록증명, ㈜I 사업자등록증명, ㈜E 체당금 지급 관련 서 류(신청서, 통지서, 진술조서 사본 등),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명단 등 제출 요청
각 수사보고(증거목록 순번 10, 11, 12, 13, 17, 18, 24, 25, 30, 31, 33, 35, 61)
[판시 전과]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A 집행유예기간 확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 다) 제3조 제1항 제2호, 제2항,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 횡령의 점, 포괄하여),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체불 금품 미지급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각 퇴직금 미지급의 점), 형법 제347 조 제2항, 제30조(사기의 점),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1항 제2호, 제7조, 형법 제30조(체당금 부정수급의 점)
피고인 B: 형법 제347조 제2항, 제30조(사기의 점),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1 항 제2호, 제7조, 형법 제30조(체당금 부정수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형법 제40조, 제50조(사기죄 및 임금채권보장법위반죄 상호간에는 형 이 더 무거운 사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 장법위반죄 상호간에는 죄질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 벌)
피고인 B: 형법 제40조, 제50조(사기죄 및 임금채권보장법위반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사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피고인 A)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판시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판시 제1죄 상호간)
경합범가중(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판시 제1죄 상호간, 형이 가장 무거 운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피고인 A)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피고인 B)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피고인 B)
형법 제62조의 2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범죄사실 제2항 관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을 위장 폐업한 바가 없고, 이 사건 체당금 지급신청 과정에 직접 관여하여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I'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없으므로,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
판단
기초사실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 A은 2006. 2.경 E을 설립하여 울산 동구 C에 있는 (주)D(이하 'D'이라 한다) 내에서 D으로부터 도급받은 선박도장작업을 주된 영업으로 삼아 1인 기업형태로 운영하여 왔고, 공동피고인 B는 위 피고인의 사촌동생으로서 2007. 6.경부터 E의 폐업 직전까지 총무로서 회계, 인력관리, 임금 지급 등 사실상 모든 운영업무를 맡아서 근무하여 왔다.
그러던 중 피고인 A은 조선업 물량 급감에 따른 경영악화 및 임금체불로 자금난이 심화되자, 2016. 5. 1. 근로자들을 모두 퇴사 처리한 후 같은 달 31. 위 회사를 폐업 처리하였고, 한편 E의 현장소장이던 J은 2016. 5.~6.경 E의 근로자 48명의 대표로서 2016. 8. 5.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E을 대상사업주로 한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하였다.
그러자 근로감독관은 2016. 6. 16. 위 현장에 임검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같은 해 9. 1.경 피고인 A을 소환 조사하였는데, 그 조사과정에서 피고인 A은 "E이 2016. 5. 1.자로 폐업함에 따라 I은 그 무렵 E 소속 근로자들을 신규로 고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I이 E의 사업이나 부채 등을 승계한 사실은 전혀 없다. 그리고 위 피고인 자신은 현재 아무런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반복하여 진술하였고, 이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은 도산등사실인정심의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을 거쳐 2017. 2. 14. 도산등사실인정결정을 한 다음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체당금 신청자 근로자 39명에게 체당금 명목으로 302,826,982원을 지급하게 하였다.
그런데 E이 위와 같이 폐업 처리하기 직전인 2016. 4. 28. 위 B는 자신을 대표자로 하여 E과 동일한 주소지에 사업장을 둔 'I'이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2016. 4. 29. D 사이에 E과 동일한 내용의 선박도장작업을 하도급받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다음 E이 수행하던 공사를 그대로 승계·시행해오면서 2016. 12.경 위 업체를 같은 상호의 주식회사 형태로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E의 사업 폐지 여부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E을 외형상 폐업 처리하였을 뿐 실제로는 I이라는 개인사업체 형태로 계속 사업을 수행하여 왔다고 봄이 상당하고, 설령 피고인 A이 I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E의 영업은 그 인적 · 물적 조직의 동일성을 유지하며 일체로서 I으로 양도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와 같이 사업주가 영업을 양도하여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 경우에는 사업주가 양도한 영업에 관하여 폐업신고를 하고 해당 영업을 더 이상 영위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영업을 양수한 기업 역시 근로관계를 승계한 사업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어 임금채권보장법에서 말하는 '사업주의 사업 폐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두40224 판결(서울고등법원 2015. 3. 6. 선고 2014누42300 판결) 참조], 어느 모로 보나이 사건 체당금 지급 당시까지도 '사업의 폐지'라는 체당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우선 ㉠ I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 4. 28. E과 동일한 주소를 사업장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완료하였을 뿐더러, 실제로 E이 사용하던 사무실 및 컴퓨터 등 집기 일체와 자동차를 그대로 인계받아 사용하여 전화번호와 팩스번호까지도 동일하고, E 명의의 주요 문서파일이나 서류 등도 위 컴퓨터 등과 함께 그대로 인계되어 I의 서류 등과 혼재된 상태로 보관·사용되고 있었던 점, ㉡ E의 도산으로 체당금 지급신청을 한 근로자들 41명 중 65세 이상 근로자 및 B 등 6명을 제외한 35명이 모두 I으로 이직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위 근로자들의 E에서의 근속연수가 그대로 I에서도 인정되는 등 E과 I에서의 인적 구성이나 그 근무조건 등이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 E의 거래처는 D 1곳으로서 위 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선박도장작업이 주요 영업이었는데, 통상공사가 종료된 이후 기성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중단된 공사 건은 다른 사업체가 승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에도 I은 E이 수행하던 작업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근로자들이 이를 그대로 승계하여 단절 없이 작업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은 I으로 상호와 기업형태만 변경되었을 뿐 그 인적 · 물적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위 B는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자신의 지인 S이동종 업체를 속칭 위장폐업하면서 근로자들의 체불금품을 체당금으로 지급한 후 처벌불원서를 제출받아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계속 사업을 할 것을 생각해 내어 피고인 A과 상의하여 E의 체납된 세금, 보험료의 지급을 면하고 근로자들의 체불금품을 체당금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E의 채무를 소멸시킨 후 새로운 사업체를 설립하여 기존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 A은 2016. 1.경 당초 새로 설립할 회사의 대표로 사촌 T, 현장소장 J 등을 거론하다가 J에게 I이라는 회사이름을 지어놓았는데 J이 맡아서 운영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였으나, J이 이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던 중 D 협력사지원부에서 J의 나이가 많아 안 된다고 해서 무산되었고, 이후 위 피고인은 2016. 4.경 B 자신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위 회사의 대표를 맡으라고 제안함에 따라 B 자신이 위 피고인의 지시로 I의 사업자등록, D과의 재계약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J도 위와 같은 제의를 받았으나 무산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더러, 피고인 A 역시 수사기관에서 "2016. 4.중순경 B로부터 당시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계산하여 보니약 12억 원이 되었고, 체당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체불임금이 2억 8,000만 원 정도 발생한다는 것을 보고받고 U의 위 제의에 따라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체불임금 근로자들을 승계하여 계속적으로 위 금원 상당의 임금을 소급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논의한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관련자들의 진술은 모두 E의 폐업과 I의 설립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주로 E의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불법적 수단에 불과하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아가 ㉠ E의 폐업 직후 D 협력사협의회로부터 반환받은 공조회비 7,000만 원은 그 성격이 E의 공적자금임에도 불구하고 I의 영업보증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형식상 E이 J, V, B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처리한 후 피고인 A이 위 3명으로부터 빌리는 방식을 취한 다음 위 B를 통해 다시 I의 영업보증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반면에, 피고인 A은 2016. 10.경 B로부터 위 I의 자금 8,800만 원을 교부받아 위 피고인 자신의 E 임금체불 사건 형사합의금으로 지출하는 등 E과 I의 자금이 피고인 A을 통해 뚜렷한 구별 없이 위 업체들의 운영자금이나 체불임금 변제 등에 혼용된 점, ㉡ 피고인 A은 E이 폐업한 2016. 5.경 이후에도 매월 수회 I의 사업장이 있는 D에 출입하면서 I 업무용인 위 B 명의의 신용카드를 아무런 제한 없이 임의로 사용하였을뿐더러, 매월 도래하는 결제일에는 I의 회계 서류 등을 확인한 후 그 영업실적에 따른 현금을 받아가는 등 I의 자금으로부터 2016. 5.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현금 또는 신용카드대금으로 1억 5,600만 원 상당을, 2017. 1.경부터 같은 해 10.경까지 신용카드대금으로 약 4,100만 원 상당을 받아간 점, ㉢ 위 B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 A이 자신을 불러 사장실로 갔더니 자세한 설명 없이 본인에게 '니가 대표다'라고 하면서 새로운 회사의 대표를 하라고 하였고, 그날 D 도장부에 함께가서 자신을 새 회사의 대표로 한다고 보고한 다음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I을 설립하고 D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I이 2016. 5. 1. 설립되었는데 그날이 휴일이어서 5. 2. 출근했더니 피고인 A 역시 출근하여 본인이 바지사장이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E 의 임금체불 사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면으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이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으나 임금과 세금이 나가는 이른바 '기성날'인 매월 12일에 피고인 A이 들어와서 기성고 서류를 확인하는 등 실질적인 대표이사 행세를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자신이 I의 대표가 된 직후인 2016. 5.경 지인 W 및 조카 X에게 "나 바지사장 됐음", "바지여 바지사장" 등의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대표가 된지 1년이 지난 2017. 6.경 위 W에게 "일단 암묵적으로 내가 운영하는거"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등 위 B는 스스로 처음부터 일관되게 I의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었던 점, ㉣ 반면에 I의 경리이던 L와 B와 사이에 2016. 7.경부터 2017. 1.경까지 주고받은 피고인 A의 호칭이나 지시사항 등에 관한 문자내역을 보더라도 "A 대표님 방금 퇴근", "A 사장님 들어오셨음", "Y 팀장님이랑 A 대표님 담판 지으러 오셨음", "지금 A 사장 결재받으러 들어갔음. 남은 돈 찾으라 하는데 1500 찾으라 했어", "A 사장님 들어오셨음"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등 피고인 A은 I 설립 후에도 여전히 '사장님', '대표님'으로 불리면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 역시 위 B가 I의 대표가 된 후에 B에게 "B직장 노동부 갈 때 교육 잘해서 가도록 해라"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하는 등 B를 여전히 사실상 총무 직책 이상으로 대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비록 피고인 A은 I 사무실에 상주하지는 않았으나, 위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을 운영할 당시 총무인 B가 업주인 위 피고인을 대신하여 사실상 모든 업체 관련 운영을 맡아서 하고 중요사항에 대하여만 자신에게 보고하였다는 것이고, 더구나 체당금 지급절차가 끝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전면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뿐더러 자신의 아들 Z를 I의 총무로 일하게 하였으므로, 위 피고인이 I에 상주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피고인을 I의 실업주로 보는데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은 명목상 대표자인 B를 통하여 E의 후신인 I을 실질적으로 계속 운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A의 '거짓 기타 부정한 방법'에 따른 기망행위와 편취 범의의 존부
한편 대법원은 구 임금채권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8조 제2호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과 관련하여 위 조항의 후문에 '거짓의 보고 · 증명 또는 서류제출'행위를 규정하고 있을 뿐, '거짓의 진술'이 행위유형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위 법에서 체당금 지급절차와 관련하여 '보고'에 관하여 규정한 것은 위 법 제22조 및 구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2012. 1. 6. 대통령령 제234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이외에는 달리 없는데, 그 규정에 의한 '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단순한 거짓의 '진술'은 처벌조항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으나(대법원 2016. 8. 24.선고 2013도841 판결 참조), 2014. 3. 24. 법률 제12528호로 개정되고 2014. 9. 25. 시행된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는 체당금 등이 지급되었는지에 따라 제1항과 제2항을 구분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고, 제1항의 경우 제2항의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과 달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규정하면서 달리 구체적인 행위유형을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체당금이 지급되어 제1항이 적용되는 이 사건의 경우에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 함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는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없음에도 이를 지급받기 위하여 사용하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체당금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의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살피건대 ㉠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 1.경 이미 'I'이라는 회사 이름을 지어놓고 체당금지급제도를 이용하여 체불금품지급의무를 면탈하기 위해 그 설립을 계획하면서 가족이나 지인들로 하여금 명목상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 점, ㉡ L, J 등 E의 근로자들 역시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치하여 "피고인 A이 일부 임금은 체당금으로 지급받게 해주고 나머지 임금도 벌어서 갚겠다고 했다. 당시 설명회를 통해 노무사가 설명해준 대로 하였고, 근로자들은 서명해달라는 서류에 서명을 하는 등 노무사에 협조하였으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살펴보지 않았다. J은 E을 퇴사한 이후 피고인 A으로부터 근로자대표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피고인 A이 미리 선임해 놓은 노무사를 소개받아 체당금 지급절차에 대하여 협의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직접 근로자들을 만나 서명을 받은 연대서명한 동의서 및 고소장을 노무사를 통해 노동청에 제출하였으나 자신 이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노무사에게 지급한 각종 서류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모르며 단지 체당금을 지급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실제 당시 근로자들의 체당금 신청 서류 작성 및 체당금 입금통장 관리업무 등 실무적인 일은 모두 피고인 A의 아들 Z가 담당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그의 지시에 따라 위 피고인에 대한 고소장에 동의하였다가 2017. 5.경 체당금을 지급받자 그의 요청에 따라 대부분의 근로자가 곧바로 위 고소를 취하해 주는 등 이 사건 체당금 지급신청은 E 소속 근로자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피고인 A의 주도 아래 계획적·조직적으로 진행한 것임을 알 수 있는 점, ㉢ 특히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자신이 주도하여 E을 위장폐업한 후 사실상 동일한 기업인 I을 설립하여 이를 계속 운영하면서 위 근로자들의 체당금 지급신청 절차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여 왔음에도 별개의 기업인 것처럼 위장하여 E의 도산여부를 조사하는 현장점검반을 속이는 한편 E과 I의 승계 여부나 체당금 지급신청 절차의 관여 여부에 관한 근로감독관의 집중적인 추궁에 대해도 극구 부인으로 일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체당금 지급신청과 관련한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는 E을 위장으로 폐업하여 체당금을 편취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체당금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이므로,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임금채권보장법 제28조 제1항 제2호 위반죄에서 말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체당금을 지급받게 하는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판시 제1죄 : 징역 1년 6월 ~ 22년 6월
판시 제2죄 : 징역 1월 ~ 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판시 각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거나 판시 범죄전력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을 적용하지 않음
선고형의 결정
살피건대,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1인 회사로 운영하던 피해회사 E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약 5년 동안 E에 총 24억 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그로 인해 E의 자금난이 심화되자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채무를 면하기 위해 폐업을 위장하여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합계 약 3억 원 상당의 체당금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죄질 및 범정이 매우 불량한 점, 특히 체당금 편취 범행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임금채권보장기금의 건전성을 해치고 국가의 재정부실을 초래함으로써 결국 납세자인 G에게 피해를 입히는 중대한 범죄이므로 그 죄책이 무거울 뿐더러, 피고인은 2016. 5.경 울산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기간 중에 위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회사나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아니하였고, 진지한 반성이 부족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
다른 한편, 횡령 범행의 피해회사는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1인 회사인 점, 이 사건 횡령 범행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선고형: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B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 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판시 각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을 적용하지 아니함
선고형의 결정
살피건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총무로 재직하던 E의 자금난이 심화되자 피고인은 대표이사 A과 공모하여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채무를 면하기 위해 폐업을 위장하여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합계 약 3억 원 상당의 체당금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죄질 및 범정이 불량하고 그 가담정도가 가볍지 아니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
다른 한편, 피고인은 초범이고,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 있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주식회사 E에서 2007. 8. 1.부터 2015. 12.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J의 2015년 1월 임금 4,713,630원, 퇴직금 잔액 15,536,244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1, 3 내지 31 기재 근로자 30명의 임금 합계 112,599,924원 및 근로자 29명의 퇴직금 합계 278,585,02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인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이 법원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고소취하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판사 이동식(재판장) 이규봉 이승민
별지
각주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33 내지 36 기재의 각 근로자 부분에 대하여는 공소가 취소되어이 사건 판결 선고 전에 이미 공소기각결정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