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B 주식회사를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C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위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D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위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2784
판결선고
2021. 1. 21.
범죄사실
피고인 B 주식회사는 부산 중구 E, 4층에서 안전시설물 설치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A은 위 회사의 대표로서 소속 근로자에 관한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D은 하남시 F에서 주택건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C은 위 회사 소속 현장소장으로서 울산 울주군 G에서 진행된 ‘H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를 총괄하며 소속 근로자 및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안전보건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D은 위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2016. 7. 25.경 피고인 B 주식회사에 안전시설물 설치·해체 작업을 도급금액 275,000,000원에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A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해체의 방법·해체 순서도면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하며,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m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8. 5. 09:00경 울주군 G에 있는 위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I동 건물 외벽(약 6.4m 높이)에서, 소속 근로자인 J(남, 60세)로 하여금 낙하물방지망 해체 작업을 하게 하면서도 사전에 추락 위험에 대한 위험성 평가, 해체 순서에 대한 작업계획서 작성 등을 하지 아니하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하였고, 위 J는 낙하물방지망의 그물코에 안전대를 걸고 이동하던 중 낙하물방지망이 해체 작업으로 흘러 내리면서 함께 지상으로 추락하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은 사업주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2018. 9. 12. 02:43경 부산 부산진구 K, 10층에 있는 L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울혈성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위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J를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위반행위를 하였다.
피고인 C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수급인인 B 주식회사가 사용하는 근로자 J이 약 6.4m 높이의 건물 외벽에서 낙하물방지방 해체작업을 하면서도 추락 위험에 대한 위험성 평가 및 해체 순서에 대한 작업계획서 작성 등을 하지 아니하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추락 또는 낙하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은 그 사용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3항 기재와 같이 위험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 C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M, N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사망진단서, 임금관계 등 확인서, 중대재해발생보고(건설업),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서, 2017. 8. 5. 출력현황표, 공종별 계약조건 – 안전시설물 설치공사, 중대재해조사의견서, 중대재해조사복명서
사고현장 사진, 사고 당시 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B 주식회사 :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어 2020. 1. 16.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피고인 C, 주식회사 D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
형의 선택
피고인 A에 대하여 징역형, 피고인 C에 대하여 벌금형을 각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 C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B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쟁점에 관한 판단
피해근로자와 피고인 주식회사 B의 고용관계 성립 여부
쟁점
검사는 피고인 주식회사 B가 사업주, 피고인 A이 행위자로서 소속 근로자인 J를 위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위 피고인들은, J는 별도의 사업주인 N 소속의 근로자이므로 피고인 주식회사 B가 J를 고용한 사업주임을 전제로 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의무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재해방지의무로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 적용된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6도14559 판결).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04271 판결).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 B 주식회사 및 대표이사 피고인 A이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에 J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 소속 근로자라는 취지의 중대재해발생보고(건설업) 및 임금관계 등 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② 주식회사 D과 B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계약의 공종별 계약조건에 의하면 B 주식회사의 현장대리인이 당일 투입인력을 파악하여 출력표를 현장사무실에 제출해야 하는데, B 주식회사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에 N, J 등을 B 주식회사의 투입 인력으로 기재한 출력표를 제출한 사실, ③ N 등은 기존의 해체팀 인력을 대체할 목적으로 피고인 A에 의하여 해체작업에 투입되었고, B 주식회사와 N 사이에 별도로 하도급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실, ④ B 주식회사는 N 등에게 작업에 필요한 자재, 장비, 안전보호구 등을 모두 제공하였고, N은 작업반장, 팀장, 오야지 등의 명칭으로 불리면서 B 주식회사에 소규모의 인력을 제공하는 외에는 독자적인 장비,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 사실, ⑤ 낙하물 방지망 해체 작업은 B 주식회사가 원청과 사전에 협의한 일정에 맞춰서 결정하여 N 등 오야지(작업반장)에게 통보하는 것이고, N에게 작업내용이나 일정에 관한 독자적인 결정권이 없는 사실, ⑥ B 주식회사는 N 등 해체팀원의 일당에 따라 산정한 인건비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N에게 지급한 사실, ⑦ N은 B 주식회사를 거치지 않고 원청인 주식회사 D의 안전관리자로부터 B 주식회사의 직원과 마찬가지로 직접 안전교육과 작업에 관한 지시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피고인 A도 “인건비 관련해서만 하도급처럼 물량을 산정해서 팀에 일괄지급하는 식입니다. 이 작업이 상시 있는 작업이고 이 분들이 저희 현장에만 근무를 한다면 직고용으로 하겠지만, 필요시에만 투입되는 작업이고 이 분들도 저희 작업이 없으면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진술하여, 하도급의 형식을 빌린 실질적인 일용직 간접고용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은 적법한 허가와 요건을 갖춘 파견근로의 경우에도 사용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사업주로 보아 같은 법을 적용하고 있는바,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휘·명령을 하여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시키는 위 법률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파견근로의 외관조차 갖추지 않고 편법으로 근로자를 관리·공급하는 오야지(작업반장)를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한 사업주로 보고 근로자를 공급받아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의무로부터 면책시키는 것은 엄격히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점을 종합해 볼 때, N이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가지고 B 주식회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사업주로서의 독자성과 독립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N과 J 등은 B 주식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근로를 제공받는 상대방도 B 주식회사라고 할 것이어서, J 등과 피고인 B 주식회사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J에 대하여 피고인 B 주식회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위반 여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은 ‘건물 등의 해체작업’(제10호)에 관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칙 별표4는 ‘건물 등의 해체작업’에 관한 사전조사사항으로 ‘해체건물 등의 구조, 주변 상황 등’을, 작업계획서 내용으로 ‘가. 해체의 방법 및 해체 순서도면, 나. 가설설비ㆍ방호설비ㆍ환기설비 및 살수ㆍ방화설비 등의 방법, 다. 사업장 내 연락방법, 라. 해체물의 처분계획, 마. 해체작업용 기계ㆍ기구 등의 작업계획서, 바. 해체작업용 화약류 등의 사용계획서, 사. 그 밖에 안전ㆍ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정하고 있다.
위 규칙에 정한 ‘건물 등’은 그 문언 자체로 건물 외의 시설물을 포함하고 있는 점, 위 규칙이 ‘건물 등’의 구조나 규모, 종류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 고층 건물에 설치된 낙하물 방지망 해체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하, 추락, 전도 등 사고 발생 위험은 단층 조립식 건물 등 ‘건물’의 해체작업에 비하여 작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사고 발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해체의 순서 및 장비에 대한 작업계획이 필수적인 점을 종합해 볼 때, 위 규칙이 정한 ‘건물 등’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낙하물 방지망을 포함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 B 주식회사는 낙하물방지망 해체 순서에 대한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어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들이 제출한 ‘낙하물방지망 하도급자의 설치, 해체규정’(증 제4호)는 피고인 B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D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에 작성된 일반적인 규정에 불과하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해체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작성된 작업계획서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더구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은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 작성의무 뿐 아니라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할 의무까지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인들이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관리감독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은 명백하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 위반 여부
위 규칙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안전대의 부착설비 등)
사업주는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미터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 이러한 안전대 부착설비로 지지로프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처지거나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안전대 및 부속설비의 이상 유무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점검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사고는 J이 아파트 배면에 설치된 낙하물 방지망을 해체한 뒤에 아파트 측벽 쪽으로 이동하던 중에 발생하였는바, 아파트 배면의 발코니에 설치되어 있던 난간이 아파트 측벽으로 이동하는 근로자가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위 규칙은 제1항에서 사업주에게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의 설치 의무를 부과하면서 제2항에서 부속설비의 이상 유무 사전 점검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사업주가 위 규칙이 정한 의무를 다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기존에 설치된 발코니 난간 등 근로자가 스스로 파악하여 안전대를 거는 것이 가능한 지점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업주가 별도로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였거나,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구조물을 이용하더라도 그 구조물에서 안전대를 거는 위치를 명확히 지정함으로써 근로자가 안전대를 걸 부착설비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작업 전에 그 설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까지 함으로써, 사업주가 점검을 마친 안전대 부착설비를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사고를 당한 근로자 본인이 스스로의 판단 하에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구조물에서 안전대를 부착할만한 위치를 찾도록 방치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4조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양형의 이유
건설현장에서 다수의 추락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근로자가 스스로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맡겨 두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사고 방지를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등이 취하고 있는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숙련공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아무런 안전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위험성이 큰 작업을 수행하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위험한 해체 작업을 장기간 사실상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해 왔고, N 등 해체팀 근로자들을 해당 작업에 대체투입하면서도 안전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피고인 A과 B 주식회사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 위험 작업을 하도급하면서 안전관리를 방치한 피고인 C과 주식회사 D의 책임도 무겁다.
피고인들이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처벌받는 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 B 주식회사가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한 점, 각 피고인의 책임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별로 주문과 같이 선고형을 정한다.
판사 김용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