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정249
판결선고
2024. 3. 19.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울산 울주군 B 소재 C편의점의 대표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편의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할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9. 18. 입사하여 캐셔 및 손님 응대 업무로 근로하던 D를 30일 전의 해고예고 없이 2022. 6. 26. 해고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659,52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고소장
카카오톡 대화 내용, 출퇴근 기록, 사업자등록증, 근로계약서
수사보고(피의자 A의 업무상횡령 고소 사건 처분결과)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 D는 2022. 6. 26. 이 사건 편의점에서 제품(한입 꾸이꾸이 2개)을 무단으로 절취하여 피고인에게 그 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를 이유로 D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예고제도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결정 참조).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 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 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는 해고의 예고에 관한 예외사유의 하나로서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및 별표에서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1>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를 해고하면서 해고예고 기간을 부여하지 않고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해고예고를 하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필요 없이 D를 해고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D는 2021. 9. 18.부터 2022. 6. 26.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12:00부터 18:00까지 이 사건 편의점에서 시급제로 카운터 캐셔 및 손님 응대 업무를 하였다.
D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이 2022. 6. 26. 퇴근 무렵 ‘7월 초부터 나오지 말라’고 말하여 구두로 해고 통보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 진술의 구체성, D가 2022. 6. 26. 퇴근한 이후 피고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D의 이 법정에서의 증언 태도나 모습 등을 고려하여 볼 때 D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이 위와 같이 구두로 해고를 통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설령 피고인이 위와 같이 구두로 확정적인 해고 통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같은 날 D에게 “2022년 6월 26일 21시 34분부로 D님과 저희 편의점과 체결된 근로계약을 해지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므로(증거기록 18면), 2022. 6. 26.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한 채 D를 해고한 사실은 분명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은 해고예고제도의 입법 취지 및 근로자가 가지는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 D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일하는 동안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제품은 모두 가져가도 된다고 말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여러 차례 폐기 제품들을 바코드로 찍어 폐기 등록을 한 후 가져갔으며, 2022. 6. 26. 퇴근하면서도 제품(한입 꾸이꾸이) 2개를 폐기상품으로 등록하고 가져갔다’고 진술하였다. ㉡ D가 가져간 위 제품들은 당시 모두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었다(증거기록 21면). ㉢ D는 마지막으로 근무한 2022. 6. 26. 이전에도 여러 차례 폐기 제품을 취식하거나 들고 간 적이 있으나, 피고인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2022. 6. 26. 위와 같이 D에게 구두로 해고 통보를 하고 D가 퇴근한 이후에야 카카오톡으로 위 제품의 반환을 요청하였고, D는 피고인에게 ‘폐기 제품은 다 가져가도 된다고 하여 가져온 것인데, 갑자기 가져오라니 당황스럽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후 부모님을 통해 위 제품을 피고인에게 반환한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수사기관에 ‘D가 제품을 무단으로 가져가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고소하였으나, D는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는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제품들은 가져가도 좋다는 피고인의 사전 허락하에 2022. 6. 26. 당시 유통기한이 지난 위 제품(한입 꾸이꾸이) 2개(개당 2,000원 상당으로 보인다)를 폐기상품으로 등록하고 가지고 갔던 것으로 보일 뿐, 불법영득의 의사로 위 제품들을 절취 내지 횡령하였거나 고의로 피고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초범이고, 미지급한 해고예고수당이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이 그 근로자인 D에게 주말 장사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갑작스럽게 해고 통고를 하면서 해고 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채 약 4,000원 상당의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가지고 간 것을 문제 삼아 D를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하는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범행 경위와 내용,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 여기에 피고인이 현재까지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성
각주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제4조 관련)
각주2) 1.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각주3) 2.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각주4) 3.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5) 4.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6)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각주7) 6.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각주8) 7. 인사·경리·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하여 사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
각주9) 8.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10)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