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연차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4고단3627호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범 죄 사 실(2024고단2494)
피고인은 울산 중구 C에 있는 D병원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60명을 사용하여 일반병원업을 경영한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병원에서 2012. 4. 26.경부터 2024. 2. 23.경까지 영상의학과 담당 전문의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B의 2024. 2. 임금 20,620,69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2494,2024
판결선고
2025. 4. 22.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B, E의 각 일부 법정진술
급여지급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선고유예할 형
벌금 100만 원
노역장유치(선고유예가 실효되고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임금을 미지급하게 된 경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제기 후 B에게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위 금원을 모두 지급한 점 참작)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 B의 2020. 4. 26.부터 2024. 2. 23.까지 발생한 연차미사용수당 52,268,648원 합계 72,889,338원 및 퇴직금 317,514,22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판 단
피고인은 B와 퇴직금과 연차수당이 월 급여에 포함되어 지급되는 이른바 네트 방식의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별도로 퇴직금이나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2101 판결 참조).
한편 우리 대법원은 포괄임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할 실질적인 필요성이 있어야 하고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고 하여 그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 이는 사업주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수당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포괄임금계약 방식을 이용하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자의 권리를 해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괄임금계약의 유효성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연히 어떠한 업계에서 포괄임금계약 방식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사업주에게 임금 체불의 고의가 없다고 단정하여서도 안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상황, 근로자의 지위,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함으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가해졌다고 볼 수 있는 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B에게 법정 기한 내에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우선 B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라는 전문직 종사자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서 이른바 네트 방식의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B는 이 법정에서, 퇴직금과 연차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다는 내용은 소송을 하면서 처음 들었고, 자신이 병원 측으로부터 위와 같은 방식의 급여 형태에 대한 설명을 들은 다음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증인 F, E의 각 법정진술, 증 제4호증(각 사실확인서)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B의 위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B의 의사에 반하거나, 법에서 정한 금원의 지급의무를 고의로 회피하기 위하여 일방적으로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D병원은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의사인 근로자들과는 퇴직금, 연말정산, 연차수당 등을 모두 포함하여 월 실수령액이 얼마인지를 결정하는 '네트' 방식으로 협상을 하여 연봉을 결정하였다. 또한 병원마다 위와 같이 연봉협상을 통해 정해진 보수 중 10%를 퇴직금으로 적립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그냥 지급할 것인지 정도는 다를 수 있으나, 대체로 의료계 내에서 의사와 병원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네트 계약에 따른 연봉 지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B는 D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위와 같은 내용으로 실수령액을 얼마로 할 것인지를 협상하였다. B가 D병원에 근무하기 전 의사로서의 여러 병원에서의 근무경력, 전문의로서의 지위에 따른 협상력, B 자신이 D병원에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4대보험료나 근로소득세를 별도로 내거나 연차수당을 청구한 사실도 없는 점을 고려할 때, 네트 계약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여 B가 위 계약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네트 방식에 의할 경우 퇴직금과 연차수당이 월 급여에 포함되어 지급되므로 다음 해에 연차휴가 미사용에 따른 별도의 연차수당이 지급되거나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은 지급되지 않지만, 그 대신 근로소득세 등의 원천징수분, 고용보험료 등 4대 보험료 중개인 부담부분을 피고인 측에서 부담하게 되는바, 이러한 방식이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월 급여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지급하고 위 개인 부담부분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방식보다 임금수준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D병원의 다른 의사들 또한 대체로 네트 방식에 의한 급여를 받고 퇴직한 후 퇴직금 및 연차수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는 없었다(피고인은 D병원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의사 G에게 돈을 지급하였으나, 그가 금전 지급을 청구한 사정 및 경위에 비추어볼 때 이를 두고 퇴직금을 지급하여 준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B가 실수령하였던 급여 2,200만 원 중 10%는 퇴직금 명목으로 특정되어 있었는바, 그 금액이 기본급으로 산정된 15,407,000원[B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수사기록 24면)에 따르면 급여가 184,884,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월 급여로 환산하면 15,407,000원이 되고, 피고인이 제출한 스텝급여전산출력물(증 제2호증)에서도 월 기본급을 15,407,000원으로 산정하고 있다]의 약 14%에 달하는 사정을 고려하면, 위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 부분이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B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B는 피고인을 상대로 퇴직금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B에게 그간 지급된 금원 중 퇴직금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있음을 이유로 다투면서 상계 주장을 하거나 상계 후 남는 금액에 관하여 별소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고 있다.
이상의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B의 경우 그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지 않음에도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부분에 한하여 위 계약은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이기도 하나, 민사상 이러한 계약이 근로자인 B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인지 여부 및 피고인이 B에게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근로계약의 체결 과정, 경위, 피고인과 B의 관계, 근로기간 동안 피고인이 B에게 지급한 돈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B에 대한 퇴직금및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는 충분히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부분(2024고단3627)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중구 C에 있는 D병원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70여명을 사용하여 일반병원업을 경영한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4. 13.부터 2024. 2. 1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H의 2024년 1월 임금 2,317,5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I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49명의 임금 등 합계 318,769,142원(임금 238,654,358원, 연말정산환급금 6,463,760원, 연차미사용수당 73,651,024원)을 각각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가입자의 퇴직 등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른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2. 9.부터 2024. 2. 29.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I의 퇴직급여 적립금 368,10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4명의 퇴직급여 적립금 합계 2,316,753원을 각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인 은행으로 하여금 지급하도록 하지 않았다.
사용자는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수준이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계속 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으로 산정한 급여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위와 같이 근무하다 퇴직한 I의 퇴직연금 부족분 23,478,871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Ⅱ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38명의 퇴직연금 부족분 합계 572,973,906원을 각각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판 단
적용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반의사불벌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
공소기각판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24. 11. 12. 근로자 J, K, L, M, N, O, P, Q, R, S, T,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I, AH, AI, AJ, AK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가 제출됨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24. 11. 27. 근로자 AL, AM, AN, AO, AP, AQ, AR, AS, H, AT, AU, AV, AW, AX, AY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가 제출됨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24. 12. 3. 근로자 AZ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진정취하서, 근로자 BA, BB, BC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가 각 제출됨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25. 1. 16. 근로자 BD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가 제출됨
판사 임정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