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3. 27. 선고 2024나1512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부대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제1심공동피고 B(이하 ‘B’이라고만 한다)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119,266,835원과 이에 대하여 2018. 8. 14.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의 B에 대한 제1심 일부 승소 판결은 분리․확정되었다).

2.

항소취지

가.

원고의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37,039,852원과 이에 대하여 2018. 8. 14.부터 이 사건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의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선박건조 및 수리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B은 ‘D’이라는 상호로 선박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D 소속 근로자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7. 12. 27. B과 선박 부품에 관한 제조・임가공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고 한다).

다.

원고는 2018. 8. 14. 14:20경 피고의 프로펠러 2공장 라다스톡(rudder stock) 작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에서, 같은 D 소속 팀장 I과 함께 2949호선 라다스톡에 무게 약 1.4톤의 샤프트 너트(이하 ‘이 사건 너트’라고 한다)를 조립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I이 체인 호이스트를 이용하여 이 사건 너트를 견인하였다가 라다스톡과 잘 맞지 않자 다시 지상으로 내리던 중 이 사건 너트가 지상 고임목에서 미끄러지면서 체인 호이스트에서 이탈하여 옆에 있던 원고의 우측 발등을 압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가 발생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중족골 개방성 골절, 우측 제1, 2, 3, 4, 5족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마.

원고는 D이 가입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33,677,850원, 휴업급여 66,278,080원, 장해급여 일시금 33,985,95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너트가 지상의 고임목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장비(너트 운반 전용 지그)를 제작・제공하여 작업자로 하여금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위반하여 도급인으로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또한 피고는 전용 지그를 사용하여 이 사건 너트를 안전하게 운반해야 하고, 위 너트가 완전하게 고임목에 내려질 때까지 체인 호이스트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중과실로 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1>.

3.

판단

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 제23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기계,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위 규정에 따라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대법원 2023. 2. 23. 선고 2022도10384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피고가 너트 운반 전용 지그를 제작하여 제공하지 않아 도급인으로서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는 이 사건 도급계약 제12조 제1항에 따라 B에게 위탁 목적물의 품질 유지・개선, 생산성 및 안전성 등을 위하여 목적물의 제조・임가공에 사용되는 재료, 부품, 반제품, 제품 등의 전부와 일부를 공급할 수 있고, 이 사건 사고 현장에도 지그와 줄, 체인 호이스트가 모두 있었던 사실,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너트를 지그가 아닌 체인 호이스트를 사용하여 운반하려다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구「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9. 1. 31. 고용노동부령 제2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해석상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이 이 사건 너트를 운반할 것을 대비해 미리 너트 운반 전용 지그를 따로 제작하여 공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제공한 사급자재 자체에 내재된 결함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너트 운반 전용 지그를 제작・제공하지 않아 도급인으로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너트를 전용 지그를 사용하여 안전하게 운반하고 지상의 고임목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를 중과실로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해 구체적인 작업방식을 지시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이나,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I과 원고를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거나, 이 사건 도급계약상 그러한 권한을 유보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부대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설정은(재판장) 조국인 박성규

각주1) 원고는 부대항소장 6면에서 ‘원고는 피고들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근로계약에 기한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대해 채무불이행 책임을 원인으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소멸시효는 10년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라고 기재하였으나, 원고의 B에 대한 청구는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 원인 손해배상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