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19고합232,2020
판결선고
2020. 6. 9.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0. 2. 14.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20. 2. 22.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B 및 같은 구 C에서 인쇄업, 지류도매업, 학습지 제작 및 유통업 등을 하는 ㈜D, ㈜E, F, G의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7년 하반기경부터 2018년 상반기경까지 피고인 소유 명의의 토지 및 건물들에는 합계 약 2,560,805,000원의 채무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어 있어 별다른 재산가치가 없었고, ㈜D, ㈜E 소유 명의의 부동산도 없었으며, 피고인, ㈜D, ㈜E, F, G이 부담하고 있던 채무의 합계액이 약 2,548,870,951원에 이르고, 피고인 운영의 위 각 회사의 미납 조세 채무의 합계액이 약 1,682,044,300원에 이르며, 피고인 운영의 위 각 회사의 거래처에 대하여는 위 각 거래처에 공급한 인쇄용지 등에 관한 미수 채권 등 합계 약 23억 원의 채권만을 보유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H 실시되는 1일 전에 피고인 운영의 위 각 회사가 매출처에 위 J 용지 등을 공급하여 막연히 약 3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였을 뿐 그 금액에 상당하는 매출처마저 제대로 확보해 놓지 못하여 그 매출에 따른 수익이 얼마나 발생할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태였고, 2015. 2. 1.경부터 피고인 운영의 위 각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어려운 경제적 형편이었음에도, 위와 같은 사실을 숨긴 채 아래와 같이 피해자 ㈜K, 피해자 L㈜와 각 계약하고 그 각 계약에 따라 인쇄용지 등을 제공받더라도 피해자 ㈜K에게 인쇄용지로 교환하여 주거나, 피해자 ㈜K, 피해자 L㈜에게 그 인쇄용지 등의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해자 ㈜K에 대한 사기
피고인은 2017. 10. 초순경 위 ㈜D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K의 직원 M을 통하여 피해자 ㈜K의 대표 N에게 "서로 강점이 있는 물건의 재고를 교환하자. 나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인쇄용지인 할인마트 전단지에 강점이 있고, 당신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인쇄용지인 건설분양 전단용지에 강점이 있으니 서로 물건을 교환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말하고 이에 따라 피해자 ㈜K와 교환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범행경위 등 기재와 같이 피해자 ㈜K로부터 중국에서 수입된 인쇄용지를 제공받더라도 일본에서 수입된 인쇄용지로 교환하여 주거나 그 인쇄용지의 대금을 지급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N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위 N으로 하여금 피해자 ㈜K가 2017. 10. 1.경부터 2018. 2. 1.경까지 ㈜D에게 합계 109,170,202원 상당의 중국에서 수입된 인쇄용지를 제공하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하였다.
피해자 L㈜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피고인은 2018. 3. 21.경 세종특별자치시 O에 있는 피해자 L㈜에서 피해자 L㈜의 대표인 P에게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그동안 거래처에 J홍보물을 많이 납품해 주었기에 H경에 실시되는 I에서도 내가 J홍보물 인쇄 건을 많이 수주할 수 있다. 그러니, J홍보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1,500톤의 종이를 공급해 주면 납품대금 중 80%는 선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018. 6. 29.에 정산해서 지급하겠다. 그러면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L에 부담하고 있는 기존 채무인 14억 원 중 7억 원을, 2018. 6. 5.까지 2억 원, 2018. 6. 30.까지 2억 원, 2018. 8. 12.까지 3억 원으로 분할하여 지급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에 따라 피해자 L㈜과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범행경위 등 기재와 같이 피해자 L㈜로부터 종이를 제공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하거나 기존 채무 14억 원 중 7억 원을 분할하여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위 P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P으로 하여금 피해자 L㈜가 2018. 5. 하순경 피고인 운영의 ㈜E, ㈜D에게 합계 1,327,000,000원 상당의 종이 1,373. 645톤을 제공하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증인 N, Q, P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N 대질 부분 포함)
R, S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각 진술서(A에게 채무없다는 것), 최고서(A에게 채무 부존재)-고양지원에 접수, 진술서(A에게 채무부존재), 각 채권존부등의확인, 각 제3채무자 진술서, 제3채무자 진술서 및 J공보 인쇄의뢰서, 미수금확인서(확인자: ㈜E)
약속어음 공정증서, 지불각서, 각 거래처원장, 전자세금계산서, 전표조회, 매출 전자세금계산서 목록, K로부터 공급된 용지 관련 T세금계산서 및 전자세금계산서, 각 통장거래내역, 피의자 제출 채무현황 및 관련 금융거래확인서
2018년 I 현황, 2017년 I 현황, 2014년 I 현황, 2012 U 매출내역, 2012 V, 2010년 J
각 물품공급계약서(갑: L, 을: ㈜E), 물품공급계약서(2018. 3. 21.자), 공정증서(채무 1,623,118,875원, 채무자 R, 연대보증인 S 등), 인증서, 확인서(확인자: A, 재고종이에 대한 확인), 인증서(A이 직원들에게 재고종이 양도), 상환계획서(약 13억 원 상당), 공정증서(12억 원)(채무자 A 등), 수입대행계약서(갑: L, 을: ㈜E)
채권추심활동내용(채무자 A), 각 채권존부등의 확인서, 유체동산압류조서(채무자: ㈜E), 각 결정문(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각 미수확인서(확인자 ㈜D, ㈜E), 상환계획서, 채권확인서(채권자 W 대표 X), 채권확인서(채권자 ㈜K), 상환계획서(채권자 L, 채무자 A), 상환계획서(채권자 L, 채무자 R), 채무변제 이행각서(총채무액 1,327,000,000원) 및 입출금내역
인증서(재고종이, 물품양도계약서(2018.6.12.자)), 물품양도계약서(갑: R 등 15명, 을: ㈜E, ㈜주)D)
미납세금총액(2017년, 2016년) 및 납입내역, 세금관련내역(국세청자료), 등기부등본권리명세서 등, 인터넷뱅킹 이체확인증 목록, 견적서
법인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및 법인등기부등본(㈜, E), 인감증명서, 등기부등본, 등기부등본(Y 외 1필지, Z호), 건물 및 토지 등기부등본
판시 전과: 범죄경력조회, 처분미상전과 확인결과 보고, 판결문, 관련사건 목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위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 상호간)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해자 ㈜K에 대한 사기범행에 관하여
피고인은 2017. 10. 초순경 ㈜D의 사무실에서 ㈜K의 대표 N을 직접 만난 사실이 없고, ㈜K와 교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설령 교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피고인은 2018. 2.경 ㈜K에게 미지급대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지불각서와 어음을 작성·공증해줌으로써 물품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고 ㈜K에게 어떠한 내용도 기망한 사실이 없다.
피해자 L㈜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범행에 관하여 피고인은 실제로 그 동안 J홍보물을 대량 수주해왔고, 2018년 I에서도 이전 J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량 수주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었으며, 피해자 L㈜에 대한 이 사건 대금 미지급에는 물품공급계약 이후 거래조건의 변경으로 인한 수주실적 하락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L㈜를 기망한 사실이 전혀 없다.
판단
관련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이러한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며, 특히 물품거래관계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사기범행의 고의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사기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피고인은 2017년 하반기경부터 2018년 상반기경까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던 회사들의 채무 합계액이 약 2,548,870,951원에 이르고, 위 회사들의 미납 조세 채무의 합계액이 약 1,682,044,300원에 이르며, 피고인 소유 명의의 토지와 건물들에는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되어있어 별다른 재산상 가치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또한 피고인은 2015년경부터 위 회사들의 직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누적액은 2018. 5. 30.경에는 488,530,638원에 달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피고인 운영의 각 사업장에서 2015. 2. 1.경부터 2018. 6. 30.경까지 일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85,263,746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2019. 7. 23.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에서 구속 기소되었다.
한편 피고인이 다른 회사에 대하여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수금 채권 중 상당부분은 이미 변제되어 소멸하였거나 상사시효가 도과하였고, 채무자의 소재지가 불분명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 등으로 지급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고인의 경제적인 상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였다.
피해자 ㈜K와의 계약체결 경위 및 범행 이후의 사정
피고인은 피해자 ㈜K와 판시 범죄사실 기재 물품교환계약(이하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계속적 거래관계에서의 대금 미지급에 불과할 뿐 사기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K가 2003년경부터 2017. 9.경까지 피고인과 10년 이상의 기간 거래해왔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은 인정되나, 피해자 ㈜K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어렵다는 소문을 듣고 피고인과의 납품거래를 꺼려오다가 2017. 9.경까지 거래상태를 0원으로 정리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K가 2017. 10. 초순경 피고인과 다시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을 통해 거래하게 된 이유는 피해자 ㈜K에게 처리해야 할 재고가 남아있었는데 피고인과 채권관계가 남아있지 않아 물건을 맞교환 방식으로 거래를 하는 것은 안전하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어려워 거래를 정리해 온 피해자 ㈜K로서는 피고인의 신용과 상관없이 교환대상 물건을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교환계약 방식을 선호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교환계약 방식이 아닌 장차 대금을 지급받는 방식의 조건으로는 물건을 공급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피고인과 직접 계약내용에 관하여 협의하였던 피해자 ㈜K의 직원 M은 피해자 ㈜K와 피고인 사이에 서로 다른 종류의 종이를 교환하는 거래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확인서를 피고인을 통해 이 법정에 제출하였으나, 피고인과 피해자 ㈜K의 대표 N이 경찰에서 대질조사 하는 도중 연결된 전화통화에서는 '피고인이 일본산 인쇄용지를 가지고 있었고,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었고, 피해자 ㈜K에서 인쇄용지를 피고인에게 주면 피고인이 그 상당액의 인쇄용지를 피해자 ㈜K에 지급하기로 하였다'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던 점(증거기록 2권 322쪽), 피고인은 일본에서 용지를 수입하기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나 그 당시 일본에서 용지를 수입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 ㈜K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판단된다.
결국 위와 같은 고려에서 체결된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은 피고인과 피해자 ㈜K 사이의 기존의 계속적거래 관계의 일부로 보기는 어려워 피고인의 행위를 단순히 계속적 거래관계에서의 대금 미정산, 즉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K에게 거래관행상 익월 말일에 물품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11월 말에는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증거기록 2권 316쪽)는 것임에도, 피고인은 처음부터 한달 정도 결제가 늦어져 12월에는 결제할 수 있을거라 막연하게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2권 323쪽).
피해자 ㈜K는 피고인이 교환물품을 제공하지 않자 피고인에게 피해자 ㈜ K가 지급하였던 물건에 대한 대금이라도 지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은 2018. 2. 13. 물품교환계약에 따라 피해자 ㈜K로부터 공급받았던 물건에 대한 대금을 1억 1,000만 원으로 하여 2018년 I를 치루고 난 후인 2018. 6. 29.까지 변제하기로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지불각서를 작성하고, 1억 1,000만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며, 그에 대한 어음공정증서까지 작성하였으나, 위 변제기를 도과하여 여전히 대금을 변제하지 못한 상태이다.
피해자 L㈜와의 계약체결 경위 및 범행 이후의 사정
피고인은 2015. 6. 2. 피해자 L㈜와 수입종이를 공급받기 위한 제1차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로 인해 피해자 L㈜에게 지급해야할 채무는 2016. 5. 30. 기준 1,279,488,068원이었고, 2016. 12. 12. 피해자 L㈜와 제2차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로 인해 피해자 L㈜에게 지급해야할 채무는 2017. 11. 30. 기준 1,623,118,875원이었다.
이후 이에 대한 일부 변제가 이루어지긴 하였으나, 제3차 계약인 2018. 3. 21.자 물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될 즈음에 피고인이 피해자 L㈜에게 지급해야할 채무는 1,413,820,556원 상당이었다.
피해자 L㈜는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14억 원 상당을 지급받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피고인이 제안하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이와 같은 계약을 피고인이 주장하는 계속적 거래관계라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의 80%를 선지급하지 아니하였고, 물품의 통관을 위한 비용도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 L㈜가 물품대금을 선지급받지도 않고, 통관비용까지 대신 납부하면서까지 피고인에게 종이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는 피고인이 통관비용이 없다며 버티고 있고, 일정기간 안에 통관하지 못하면 패널티가 부과되기 때문으로 보이며, 2018년 I가 다가와 종이의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종이를 먼저 주면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받아 주겠다고 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 이후인 2018. 5.경부터 2018. 6. 1.경까지 피해자 L㈜에게 약 2억 6,350만 원(증거기록 3권 116~119쪽)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의 대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기존채무 14억 원에 대한 일부 변제로 보일뿐이다(피고인도 J 종이 납품대금은 기존채무 14억 원 중 7억 원을 먼저 변제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증거기록 5권 1136쪽).
설령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의 대금에 대한 일부 지급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 의하면 물품대금 13억 원과 기존 채무 14억 원 중 7억 원을 변제하기로 한 것이었는데 이에 비하여 그 지급 금액은 상당히 부족하고, 피고인은 2018년 I이후 갚기로 한 물품대금 잔액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2018년 I에서 판매하지 못하고 남아있던 5억 원 상당의 재고종이를 피해자 L㈜로부터 받게 되었는데, 이를 2018. 5. 31. 소속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대물변제로 양도하였음에도 2018. 6. 25. 피해자 L㈜에게 재고물품 소유권이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해주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재고종이를 대물변제로 양도하였음에도 2018. 6. 12. 피해자 L㈜에게는 위 재고종이를 팔아서 납품대금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채무변제 이행각서'를 작성해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3권 217쪽).
피고인의 기망행위
비록 피해자 ㈜K의 대표 N이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적은 있으나, 위 N은 적어도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인으로부터 일본에서 수입된 인쇄용지는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K와 물품교환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에서 본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에 대하여 피해자 ㈜K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였다면 피해자 ㈜K는 피고인과 이 사건 물품교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피고인에 대하여 14억 원 상당의 미수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인의 경영전반에 대한 내용을 피해자 L㈜에게 고지할 것을 명시하기까지 한 피해자 L㈜으로서는 피고인이 앞에서 본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하였더라면 피고인과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은 피해자 L㈜에게는 2018년 I에서 수익을 발생시켜 돈을 갚겠다고 하였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당히 저조한 수익을 냈을 뿐이고,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에서 정한 물품대금 선지급 의무 등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사기범행의 고의
피고인은 2018년 I에서 매출 40~50억 정도를 발생시켜 30% 정도의 순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피고인이 과거 J와 관련하여 2010년 I에서 3,270,819,365원, 2012년 V에서 3,103,779,656원, 2012년 U에서 3,082,659,146원, 2014년 I에서 2,016,897,557원, 2017년 U에서 1,887,673,061원의 매출을 올렸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J 관련 매출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던 점, 지류광고에서 온라인 광고로 전환되는 시점 등의 이유로 인쇄산업이 사양산업의 길로 들어섰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8년 J에서 상당한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이고, 피고인이 예상한 수익은 단순히 피고인의 막연한 기대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은 40~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없다는 사정도 인식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인이 2018년 I에서 자신이 주장한 수익을 모두 올린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하기에는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2018년 I와 관련하여 약 837,228,993원 가량을 수주하고 그 물품대금을 받았는바 피고인의 기대에 비해 실제로 올린 수익은 매우 저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8년 I로 얻은 물품대금을 하청업체 등에 지급하고 피해자들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였던 점(증거기록 3권 149쪽), 피고인은 2018년 I에서 수주실적이 부족했던 이유는 피해자 L㈜가 피고인에게 선금 80%를 요구하였고, 위 지급조건을 맞추기 위하여 피고인이 수주계약 체결시 30%의 계약금을 의뢰업체에 요구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설령 피해자 L㈜가 선금 80%를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2018년 I를 위한 수주는 피고인의 책임 하에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L㈜가 선금 80%를 요구하였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요구가 곧바로 피고인의 수주실적 부족의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 L㈜ 소유의 재고종이를 피고인이 운영하는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위해 대물변제로 양도해 버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는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3년 ~ 4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이 사건 각 범죄는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징역 3년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일반 채무나 조세 채무 등을 상당한 정도 부담하고 있고 별다른 자산이 없음에도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위반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들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편취한 것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편취 물품금액이 상당히 다액인 점, 범행 이후 피고인의 태도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의 편취 물품금액이 상당히 다액임에도 피해의 상당부분이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다수의 처벌전력이 있는 점 등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에게 동종 사기의 범죄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인쇄업계의 사정 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에게 2018년 I가 끝나면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고 물품거래를 하였으나, 실제로 피고인이 2018년 I에서 얻은 수익은 피고인이 예상했던 수익에 상당히 미달함으로써 피해자들에게 아직까지 피해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점, 피해자 ㈜K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와 동시에 재판을 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해자 L㈜는 피고인에게 공급한 종이 중 약 341톤(321,169,303원 상당)을 반환받아 피해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건강상태,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부분
2020고합47 사건의 공소사실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B, 1층에서 F이라는 상호로 근로자를 고용하여 출판인쇄업에 종사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4. 1.경부터 2018. 6.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AA의 2018. 3. 임금 2,625,160원, 2018. 4. 임금 2,625,160원, 2018. 5. 임금 2,625,160원, 2018. 6. 임금 2,625,160원 등 임금 합계 10,500,640원 및 퇴직금 3,486,242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AA은 이 사건 공소제기 후인 2020. 5. 8.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공소를 각 기각한다.
판사 김상일(재판장) 서동원 최태진
각주1) 공소장 기재 범죄사실에는 '피해자 ㈜K의 대표 N에게'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도 ㈜K의 대표 N과 직접 대화한 적이 없고, 그 직원 M을 통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K의 대표 N도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직원 M을 통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였으므로, 이를 위와 같이 정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직권으로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