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8. 6. 14. 선고 2018노362 판결

2018

주문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년 2개월에, 피고인 B을 징역 8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B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국민연금법위반의 점은 무죄.

제1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B에 대한 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제1 원심판결은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제1 원심판결서 별지 범죄일람표(제 16, 17면) 기재 순번 제2번 E, 제4번 F, 제8번 G, 제20번 H, 제21번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피해자 한솔약품에 대한 의약품 사기의 점은 무죄,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유죄의 판결을 각 선고하였다.

제2 원심판결은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7고단1457호의 근로자 BI, BJ, BK, BL, BM, BD, BN에 대한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근로자 BO에 대한 임금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2017고단1955호의 근로기준법위반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2017고단2662호의 근로자 BP, BQ, BR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유죄의 판결을 각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제1 원심판결 및 제2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고, 검사는 제1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사실오인을 이유로,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위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관련 주장

(1)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①

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

피해자 L이 가압류를 해제해줄 당시 피고인 A은 나머지 채무를 변제할 능력과 의사가 있었다. 또한 M에게 양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 채권은 1억 원을 10억 원으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피고인 A은 오기가 된 것을 알고 M에게 채무를 바로 변제하였고, 이에 피해자 L은 다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채권에 가압류를 할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 A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부탁으로 회계업무를 도와주었을 뿐 병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위 범행에 관하여 공모관계에 있지 않다.

②

피해자 한솔약품에 대한 2015. 11. 10. 사기의 점

피고인 A은 피해자 한솔약품으로부터 7,0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변제능력과 변제의사가 있었으나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임의로 변제를 할 수 없었을 뿐이다. 또한 피해자 한솔약품은 당시 K병원의 재정 상태를 자세히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의 기망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2)

제2 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업무상 횡령의 점

피해자 BO의 급여에서 공제한 4대 보험료 근로자 기여금 명목의 금원 1,135,150원은 급여 지급시기와 급여액이 일정하지 않아 이를 적시에 납부하지 못하고 병원 예금계좌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피고인 B은 위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A과 공모관계에 있지 않다.

②

국민연금법위반의 점

피고인 A이 2016. 1.~6.분의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은 2015. 10. 6. 회생개시결정에 관한 법률상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법원이 인가한 변제계획을 충실히 따른 데서 비롯된 결과이므로, 이는 위법성 조각사유 또는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 B은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의무자도 아니고, 위 범행에 관하여 피고인 A과 공모관계에 있지 않다.

나.

피고인 A의 단독범행 관련 주장(제2 원심판결 판시 각 근로기준법 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고인 A은 2014. 12. K병원을 개업하였으나, 메르스사태, 주변 아파트 입주지연, 행정직원의 업무미숙, 행정부장의 횡령과 배임, 소속 의사의 진료비 횡령 및 진료기록삭제, 회생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회생담보권자 DGB캐피탈의 반대를 막기 위하여 1억 7,000만 원 규모의 리스장비를 구입하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계속적으로 직원 임금이 체불되었다. 또한 법원에서 회생개시결정을 받은 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을 2년(2018~2019년)에 걸쳐 분할 변제하는 방식으로 자금수급계획을 세운 다음 이를 토대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하여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은 후에야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임금과 퇴직금의 상당 부분을 변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피고인 A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다.

피고인들의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에 대한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제1 원심판결 징역 1년 2월, 제2 원심판결 징역 1년, 피고인B: 제1 원심판결 징역 10월, 제2 원심판결 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라.

검사(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1)

사실오인(무죄부분에 대하여)

P가 피고인들에게 의약품을 공급하기로 할 당시 병원의 재정 상태까지 알고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피고인들은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여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기망하여 물품을 계속 공급받는 등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하였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제1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제1 원심판결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 이르러 원심판결들에 대한 항소사건이 병합되었고,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판결들 판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들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4.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 L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은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피고인들 및 원심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① 피해자 L은 피고인에 대한 채권을 변제받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소송(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5가단77512호)을 제기하면서 존재하는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명령(같은 법원 2015카단100586호)을 받아 채권이 확보된 상황에서, 확실히 변제하겠다는 피고인들의 말을 믿고 집행을 해제하기에 이른 것인 점, ② 피고인들은 2015. 6. 15. 같은 해 7. 3.까지 나머지 23,496,861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정서를 작성하여 준 점, ③ 그런데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나머지 돈을 지급하기로 한 날로부터 불과 1주일 뒤인 2015. 7. 10. M으로부터 1억 원을 빌리면서 M에게 위 채권 중 10억 원(피고인들은 액수가 오타라고 주장함)을 양도하여 준 점, ④ 그 사이에 피고인들의 영업에 예상치 못한 급격한 변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⑤ 피고인 B의 경우 이 사건 병원의 경영에 관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는 하나, 피고인 A과의 관계 및 경영 관여 경위에 비추어 볼 때 당시 병원의 재정적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진술로 알 수 있는, 실제로 피고인 B의 피해자에 대한 발언의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가담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이 사건에서 제출하는 증거들에 의하여 기망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은 2014. 12.경 K병원을 개원하면서 약 10억 원 상당을 대출받았고, 의료기기 리스료 등도 납부해야 하였는데, 당시 K병원은 개원 이후 계속 적자로 운영되어 대출금 원금 및 이자를 납부하기도 어려운 상태였고, 직원들의 급여도 체불되고 있었으므로, 병원 운영자금으로는 피해자에게 2015. 7. 3.까지 23,496,861원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A은 검찰에서 자신은 갚을 능력이 없었지만, 피고인 B의 개인 재산으로이를 갚을 수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인 B은 검찰에서 이는 병원장이 갚아야 하는 것이지 자신이 갚을 이유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바, 피고인들에게 위 돈을 변제하기 위한 별다른 대책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23,496,861원을 변제하기로 한 날로부터 불과 1주일 만에 밀린 월세, 체불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하여 사채업자 M으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 것으로 보아, M에게 요양급여 채권 중 '10억 원'을 양도하였다는 기재가 오타인지 여부에 관계 없이, 피해자와의 약정 당시 피고인 A이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 ④ 당시 피해자와의 약정 내용에 관하여는 피고인들이 서로 상의하여 결정하였고, 특히 피고인 B이 피해자와 약정서를 작성하면서 세부적으로 변제일자 등을 정하기도 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고, 피고인 B이 위 범행에 가담한 사실 역시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제1 원심판결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피해자 한솔약품에 대한 2015. 11. 10.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피고인들 및 원심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① 피고인 B이 2015. 11. 10.경 P에게 '급전 7,000만 원이 필요하다. 직원 급여를 지급해 주어야 하는데, 지급해 주지 못하고 있다. 개인회생신청을 하였는데 변호사가 회생서류를 접수하지 않는 바람에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회생서류를 보완해 접수하면 2015. 11. 25.경 요양급여금이 나오니 그때 가서 틀림없이 변제해주겠다'고 말한 사실, 같은 날 피해자 한솔약품으로부터 7,0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② 위 대여일인 2015. 11. 10. 무렵은 피고인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사정에 있었고, 그 간의 거래관계를 통하여 피고인들의 그 같은 경제사정을 알고 있던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말한 변제자금 출처에 대하여 신뢰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돈을 빌려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변제기도 단 2주 뒤에 불과하여 단기이므로, 그만큼 사정변경의 변수도 적다고 예상될 수 있는 점,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정변경에 관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에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에 관하여 피고인들은 추상적으로 진술하거나, 피해자측의 사정만을 들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예측하지 못한 사정이 생겼는지 진술하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2주 뒤에 나오는 요양급여로 위 7,00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하리라는 사정을 예상하면서 피해자 P를 기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다.

업무상 횡령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들이 4대 보험료 기여금을 제때 납부 못한 것은 사실이나 통장에는 위 금원 이상의 잔고가 항상 있었으므로 이를 횡령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하여, 원천징수제도의 취지상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을 공제한 급여를 지급하였다면 그 즉시 사용자는 위와 같이 공제된 기여금을 근로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위 4대 보험료 기여금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고, 피고인들이 이를 다른 명목으로 임의로 사용하고 별도 보관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의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 A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은 의사로서 경영을 잘 알지 못하여 형인 피고인 B에게 경영을 부탁하여, 피 고인 B이 이사장 내지 고문의 직책을 맡아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한 점, 당시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한 BD도 급여명세서를 경리과에서 작성하여 피고인 B에게 상신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 B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였다는 취지여서 이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 B의 공모 및 행위분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라.

국민연금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은,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피고인 A의 주장에 대하여,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는 것만으로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2항 제2호 소정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 A에 대한 각 회생절차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범죄성립 당시에 회생절차는 위 돈의 납부에 장애가 되지 않았던 점을 알 수 있다고 보아,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또한, 피고인 A이 회생절차에 관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법률상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불과할 뿐이므로, 위법성 조각사유 또는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심은, 피고인 B이 K병원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보아 피고인 B에게 국민연금법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하였다.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의무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은 규정의 형식, 취지에 비추어 보면, 연금보험료 미납으로 인한 국민연금법위반죄는 구성요건이 부작위에 의하여서만 실현될 수 있는 진정부작위범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부작위범 사이의 공동정범은 다수의 부작위범에게 공통된 의무가 부여되어 있고 그 의무를 공통으로 이행할 수 있을 때에만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8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업주가 아닌 직원이나 보조자에게는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의무가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공통된 납부의무가 부여되어 있지 않은 이상 부작위범인 연금보험료 납부의무 위반으로 인한 국민연금법위반죄의 공동정범도 성립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 B이 이 사건 병원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면서 직원들의 급여를 결정·지급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 B이 위 병원의 사업주로서 국민연금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 B에게 국민연금법상 연금보험료 납부의무가 부여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을 위 국민연금법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피고인 A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 및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하여, ① 피고인 A이 위 병원의 대표자로서 자발적 경영판단에 따라 사업을 지속하여 온 이상 외부적 요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자금사정의 악화 및 그로 인한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대하여 피고인 A의 책임이 없다고는 볼 수 없는 점, ②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수시로 임금 등을 변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경우 급여 지급에 대해 법원의 허가가 있어 급여 지급에 장애가 없었던 점, ③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기간이 대체로 매우 단기간이어서 처음부터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이에 그만 두면, 또 다른 사람들을 채용하여 돌려막기 식으로 병원을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이며 종전 근로자들의 임금은 체당금을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유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에 있다고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를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 A이 K병원을 운영하면서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여도 임금 등의 미지급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6.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제1 원심판결의 판결문 제11~13쪽 '2. 판단' 항목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의 재정상태에 관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측 P는 K병원이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늦어도 2015. 10. 5.경에는 피고인A이 회생신청을 한 사실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금을 마련하여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인지에 관하여 확인하거나 물품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조치를 취하려고 하지 않은 채, 2015년 10월 및 11월에 각각 약 4,5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한 점, ② P가 BB에게 어려운 병원이 있다면서 K병원에서 근무하도록 소개한 경위나 피해자의 K병원에 대한 현금 지원 경위 및 물품 공급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K병원이 향후 성장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현금을 지원하고 물품을 우선적으로 공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해자 한솔약품이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착오에 빠져 물품을 공급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보이지 않는다.

7.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 중 각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제2 원심 판결 중 국민연금법위반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피고인 A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 B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제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과 제2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