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0. 8. 20. 선고 2019노147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C주식회사를 벌금 1,0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B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 C 주식회사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사의 내용, 사고 발생 경위, 피고인 C 주식회사의 규모, 피고인 A의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지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대하여 구체적인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됨에도 피고인 A, C 주식회사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법리오해

검사는 원심에서 피고인 B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죄명을 추가하고, 피고인 C 주식회사의 행위자로 피고인 B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불허한 채 그대로 판결을 선고하였다. 공소사실의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위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한 원심의 조치는 위법하다.

2.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 B의 죄명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적용법조에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형법 제40조'를 각 추가하고, 아래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이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는 다음 항에서 살펴본다.<1>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평택시 I에 본점을 두고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인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위 법인이 파주교육지원청으로부터 도급받아 2017. 6. 12.부터 2018. 3. 26.까지 시공한 파주시 D 소재 'E 체육관 증축공사'의 현장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지는 자이고, 피고인 B은 위 법인 직원으로 위 공사 현장소장으로 안전관리 실무 담당자이다.

1.

피고인 A, 피고인 B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 사업주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등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고, 높이 2m 이상의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안전대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에 피고인 A, B은 2018. 1. 3. 11:00경 위 법인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F(62세)으로 하여금 추락 위험이 있는 위 공사현장 내 높이 약 4m 비계(작업발판) 위에서 천장 목 재틀 설치 작업을 하게 함에 있어, 피고인 A은 사업주의 대표이사로서 안전관리 책임을 총괄하고, 피고인 B은 현장소장으로서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하며 각각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이행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하여 그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피해자의 작업 장소 비계 단부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피해자에게 안전대를 지급 착용하게 하지 아니한 과실과 동시에 같은 내용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작업 중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한 피해자로 하여금 약 80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외상성 경막밑 출혈, 요골 하단의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게 함과 동시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은 위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리인인 A과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변경 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B에게 유죄를, 피고인 A, C 주식회사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피고인 A 부분

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소정의 벌칙 규정의 적용대상은 사업자임이 그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이나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내지 제70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본조의 벌칙규정을 적용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그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자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행위자와 사업자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자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자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사업주뿐만 아니라 그 행위자도 처벌되는바,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으로 기소되었으므로,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사업주 또는 행위자로 보아 처벌할 수 있는지 차례대로 살펴본다.

(1)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사업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의 사업주란 어떤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로서 경영상의 손익계산이 귀속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인 회사 소속 직원들이 공사현장에서 작업에 종사하였다면, 그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라고 볼 수 있지만, 그 회사의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참조).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사업주로 처벌할 수는 없다.

(2)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행위자'로 처벌할 수 있는지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행위자가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위험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로 인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데,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행위자는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사고의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는 자를 가리킨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1074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 주식회사의 지분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피고인과 J, P은 각 C 주식회사의 명의로 공사를 수주한 후 그 책임 하에 공사현장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공사현장은 J이 C 주식회사의 명의로 입찰에 참가하여 수주한 것으로서 위 공사현장을 총괄하여 관리한 사람은 피고인이 아닌 J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이었던 B은 수사기관에서 "J이 공사현장에 자주 들렀고, J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으며, 피고인에게 업무 보고를 한 사실은 없다. "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한 차례도 방문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직접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지 않았던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서 정한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행위자로 처벌할 수도 없다.

나)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하여

앞서 '(2)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행위자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서 살펴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하여 작업상 요구되는 안전대책을 강구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피고인 C 주식회사 부분

'A을 행위자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제3의 다.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이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는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