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10. 15. 선고 2020가합5923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주식회사 B은 다른 사업자로부터 납품받은 상품을 TV홈쇼핑 등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회사로서, 주식회사 C이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주식회사 B을 흡수합병하여 주식회사 B은 해산하였고, 주식회사 C이 소송을 수계하였다(이하에서 당초의 피고 주식회사 B과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C을 모두 ‘피고’라 한다).

2)

원고는 2009. 10.부터 피고의 정규직으로 입사하였고, 2020. 8. 20. 만 56세에 도달하였으며,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의 시행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위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로,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전문 개정되었고, 제19조의2 제1항으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2)

피고는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취업규칙을 개정하기 위하여 2013. 11. 18. 임금피크제 설명회 안내문을 내부 인트라넷(HomeBNet)에 게시하였고, 2013. 11. 18.부터 2013. 11. 20.까지 4차례에 걸쳐 임금피크제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3)

피고는 2013. 11. 25.부터 2013. 11. 27.까지 근로자 동의 및 연명 절차를 통해 임금피크제가 포함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취득하였고(피고의 전직원 947명 중에서 85.9%에 해당하는 813명이 동의하였다), 2013. 11. 27.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서를 접수하고 2014. 1. 1.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개정하였다.

4)

피고는 2014. 1. 1.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만 56세에 도달한 직원에 대하여 순차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임금의 지급

원고와 피고는 2015. 3. 19. 원고와의 계약기간(2015. 3. 1.부터 2016. 2. 29.까지) 동안에 기본 연봉을 1억 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이하 ‘2015년 연봉계약’이라 한다. 2015년 연봉계약의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2015년 연봉계약 이후 새로운 계약은 체결되지 아니한 상태로 피고는 계약기간 이후에도 2015년 연봉계약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연봉을 지급하다가, 이 사건 취업규칙 및 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원고가 만 56세가 도달한 이후인 2020. 9.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2020. 8월분 임금 7,572,000원에 비하여 763,000원이 삭감된 6,809,000원(= 7,572,000원 – 763,000원)을 2020. 9월분 임금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7, 1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①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예정하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 개정될 당시 ㉮ 불이익변경 내용에 관하여 모든 직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고 형식적인 설명회만 개최하였고, 설명회 이후 이 사건 취업규칙에 동의를 받기까지 기간도 짧아, 근로자 상호간에 실질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고, ㉯ 팀별로 팀장 관리 하에 ‘임금피크제의 도입 여부’에 대해 동의한다는 연명부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작성하여 수거하게 하여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하는 등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여 절차적으로 무효이고, ② 연봉제를 채택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고, ③ 피고와 최종적으로 합의한 2015년 연봉 계약서의 내용이 이 사건 취업규칙 내용보다 유리하므로, 2015년 연봉계약서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있어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큰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있어서는 이러한 회의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25055 판결 등 참조).

나)

그리고, ‘근로자 과반수 동의’라는 요건은 과반수 노동조합이 동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 대하여 자주적이고 대등한 지위에서 근로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집단 의사가 형성되어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 결정의 요청’이 충족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요건 충족 여부는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정도와 그것이 개별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및 사용자 측이 제도 변경을 추진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들이 사용자 측의 영향력이 배제된 상태에서 상호 의견교환이나 토론 등 집단적인 논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았는가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2)

구체적 판단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내용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집약과 취합 과정을 거쳐 개정된 것으로 볼 것이므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정당한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한 것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에 있어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①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 중 하나인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인데, 이러한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 의견 취합도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②

피고는 4차례에 걸쳐 임금피크제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인트라넷 게시물을 게시하였으며, 취업규칙 변경 동의서에 주요 내용을 기재하기도 하였다. 아래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내용들을 통하여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사용자와 전체 근로자간, 또는 근로자 상호간에 개정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동의를 받기 시작한 2013. 11. 25.부터 일주일 전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설명하는 내용의 설명회 개최문을 인트라넷 게시판에 게시하였고, 설명회 개최 안내문에는 총 4회의 설명회 중 1회는 반드시 참석할 것을 독려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내용이 당초 설명최 개최 안내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을 제7,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초 설명회 개최 안내문에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는 4차례에 걸쳐 임금피크제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 적용기간, 임금 지급률, 직원 동의를 받기 위한 일정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였고 이에 대한 질문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는 다른 날짜에 본사에서 3회, 물류센터에서 1회 각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비록 설명회가 개최되었던 장소는 피고의 전 직원을 수용할 정도로 넓은 장소가 아닌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다른 날짜에 본사와 물류센터에서 4회에 걸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참석을 원하는 직원들은 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직원들을 고려하여 취업규칙 변경동의서 제1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을 기재하였을 뿐 아니라, 동의 서명 상단에 ‘제도의 내용은 설명회 및 홈넷에 게시된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하여 두었는바, 뒤늦게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직원들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임금피크제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면서 수반되는 연공서열식 인건비 증가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중장년층의 고용안정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감액되는 임금을 재원으로 청년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제도로서 사회 전반적으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구성원들 대다수도 위와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피고가 연명부를 작성할 당시 무조건 서명하라고 종용하는 등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다.

나.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반하는지 여부

1)

피고가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정당한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취업규칙을 개정한 사실, 원고도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에 동의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근로기준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19조2 제1항을 따른 것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연봉제를 실시하는 경우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근로기준법 제19조의2 제1항에는 연봉제의 경우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달리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바, 이는 원고의 독자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2015년 연봉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와 피고가 2015년 연봉계약을 체결한 사실, 2015년 연봉계약 이후 새로운 계약은 체결되지 아니한 상태로 피고는 계약기간 이후에도 2015년 연봉계약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연봉을 지급하였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2015년 연봉계약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우선하여 적용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하였고(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에 동의할 당시 렌탈디지털팀의 팀장을 맡으면서 소속 팀원들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하기도 하였다), 이는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대한 동의에도 해당한다.

②

원고와 피고가 2015년 연봉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나이에 이르지 아니하였는바, 2015년 연봉계약의 체결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별도의 계약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③

피고가 2015년 연봉계약 이후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5년 연봉계약에 준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로서도 이 사건 취업규칙에 동의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자신에게는 앞으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원(재판장) 김보현 전경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