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한 홀더 절연덮개 파손 용접봉 사용 및 분전반 충전부 방호망 또는 절연덮개 미설치에 따른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무죄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 주식회사 B을 각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인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G 주식회사, 주식회사 H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은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이 피고인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G 주식회사, 주식회사 H(이하 총칭하여 ‘C 등’이라 하고, 피고인 B을 포함하여 ‘피고인 회사들’이라 한다)과 공소사실 기재 I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공동수급하여 체결한 운영협약에 따라 임명한 현장소장(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A을 비롯한 피고인 회사들의 근로자들이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을 관리․감독하였으므로 위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인 회사들과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아래와 같이 그 적용법조를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으로 하여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 A, B에 대한 홀더 절연덮개 파손 용접봉 사용 및 분전반 충전부 방호망 또는 절연덮개 미설치에 따른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예비적 공소사실(아래 제1의 나., 라.항 및 제2항)을 유죄로 인정함에 따라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원심판결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 A, B에 대한 나머지 예비적 공소사실(제1의 가., 다.항 및 제2항 중 피고인 A의 위 위반행위에 대한 부분) 및 피고인 C 등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판단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증거에 의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이 법원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은 당초의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고, 검사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은 5년의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된 공소사실을 뒤늦게 추가하여 공소시효의 목적과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므로, 결국 검사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은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은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검사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의 범위 안에 있으면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허가요건인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고,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때에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6도7886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70조에 따라 항소심에서의 공판절차에도 위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이 준용되지만 공소장변경의 시기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변경된 공소사실이 변경 전의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다면 그것이 새로운 공소의 추가적 제기와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도 공소장변경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7843 판결 등 참조). 한편, 적법한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등 참조).
① 주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사업주로서 하여야 할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도급인으로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인 범행의 일시, 장소, 행위(부작위)가 동일한 점, ② 위 안전·보건상의 조치와 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는 모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고 그 내용은 사실상 동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주위적 공소사실과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은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피해법익 및 죄질도 별다른 차이가 없어 규범적으로 보아도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사건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은 적법하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검사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에 관하여
관련 법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은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경우 사업주(도급인)가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면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위 규정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각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장소가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0조 제4항 각호에 열거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9648 판결 참조).
공소사실 제1의 가.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3호는 구 안전보건규칙(2019. 4. 19. 고용노동부령 제2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0조 제7호에 따른 유기화합물 취급 특별 장소를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pH 2.0 이하의 황산은 구 안전보건규칙에 따른 유기화합물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의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공소사실 제1의 다.항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적용법조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제24조 제1항’으로 하여 기소하였다가, 당심에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을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을 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은 위반행위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 열거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질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검사는 위와 같이 적용법조만 추가하였을 뿐 그 위반장소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각호에 열거된 장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밝히거나 증명한 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 B에 관하여(피고인 A의 공소사실 제1의 가., 다.항 위반행위에 대한 양벌규정 부분)
피고인 B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제1의 가., 다.항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 위반행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하여 법인인 피고인 B에게 관리감독상의 책임을 묻는 양벌규정 또한 적용될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피고인 C 등에 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인 A이 피고인 C 등의 피용자이거나 위 공사와 관련하여 직접 관리·감독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한편, 피고인 C 등이 위 공사의 공동수급인으로서 위 공사의 시공과 하자보수 등과 관련하여 피고인 B과 민사상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피고인 C 등에게 피고인 B의 사용인인 피고인 A의 위반행위로 인해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양벌규정에 따른 형사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무죄부분 중 피고인 A, B에 대한 홀더 절연덮개 파손 용접봉 사용 및 분전반 충전부 방호망 또는 절연덮개 미설치에 따른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는 제2항에서 본 것과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해당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피고인 A, B에 대한 나머지 항소 및 피고인 C 등에 대한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피고인 A,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