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 G이 2013. 1.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진정(고소장) 취하서'(이하 '이 사건 취하서'라 한다)를 팩스로 송부한 사실만으로는 위 근로자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서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실경영자로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5. 1.부터 2012. 10. 27.까지 근무하다 퇴사한 G의 2012. 4월 임금 100,000원, 2012. 5월부터 10월까지의 임금 매월 각 2,000,000원씩 임금 합계 12,10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G의 퇴직금 1,416,16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하였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증인 G의 법정진술, 진정서, 피고인 제출의 진정(고소장)취하서(증 제1호)의 각 기재에 의하면, G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 위 사건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으로 이송되었는데, G은 2013. 1. 30. 피고인으로부터 7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진정(고소장)취하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위 취하서를 팩스로 부천지청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한 사실, 그런데 G은 그 다음날 근로감독관에게 위 취하서를 취소한다고 전화연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 진정(고소장)취하서의 취지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G의 진의에 기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취하서를 작성하여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함으로써 처벌불원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었다 할 것이며(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명시적으로 표시된 의사는 그 이후 임의로 철회하거나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것이므로, G이 위 취하서를 취소하였어도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G이 위 진정(고소장)취하서에 '피진정인(피고소인)'의 표시를 'H'으로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주식회사 E의 명의상 대표자가 H인 점, G이 이 사건과 별개로 H을 진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진정(고소장)취하서는 피고인에 대한 진정(고소장)을 취하함이 분명하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의사표시는 공소제기 이후에도 제1심판결이 선고되기 전이라면 수사기관에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번 명시적으로 표시된 이후에는 다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등).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피면, (가) 근로자 G이 이 사건 취하서에 '피진정인(피고소인)'의 표시란에 'H'을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① H은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명의상 대표이사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실제 경영하고 있었던 점(증거기록 26면), ② 이에 G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미지급 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미청산을 이유로 E을 실제 운영하는 피고인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던 점(증거기록 5면), ③ 반면 G이 피고인 아닌 H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바는 없는 점, ④ 피고인과의 합의에 따라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 제출하게 된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취하서에 서명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진정인(피고소인)' 란의 'H' 기재는 이 사건 회사를 특정하기 위하여 명의상 대표이사를 기재한 것에 불과해 보이고, 진정 상대방인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작성된 서류라고 봄이 상당한 점, (나) 나아가 ① 이 사건 취하서 상단에는 '진정(고소장) 취하서'가, 하단에는 '취하인 성명'이라고 부동문자로 인쇄되어있고, G은 '취하사유'란에 '합의함'이라고 수기하였으며, 나아가 피진정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희망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도 '아니오'라고 추가로 수기한 후 자신의 이름을 이 사건 취하서에 서명한 다음 이를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팩스 송부 형식으로 제출한 점, ② G은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라고 명백히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취하서에는 피고인이 G에게 3회에 걸쳐서 700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취하서 작성의 동기가 된 금원 지급 합의 내용이 별도로 기재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이 사건 취하서 제출을 통해 이루어지는 G의 수사기관에 대한 처벌의사 철회의 의사표시가 조건부 의사표시라고 볼 사정은 아닌 점, ④ G이 이 사건 취하서 제출 다음날에서야 취하서 제출에 따른 의사표시를 취소한 점, ⑤ 검찰 항소이유 주장에서 이 사건 취하서 제출 이후 피고인이 조사를 받으면서도 이 사건 취하서에 대한 주장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하나, 피고인은 근로감독관 수사 및 검찰청에서의 형사조정 과정에서도 G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거나(증거기록 26면) 합의를 하려고 진정취하서를 작성하였으나 G이 이를 번복하였다(증거기록 45면)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⑥ 이 사건 취하서가 팩스로 송부되면서 G의 신분증이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신분증 사본이나 인감증명서의 첨부가 처벌의사 철회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요건도 아니며, 게다가 이러한 사정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취하서의 기재 내용 및 담당 근로감독관에 대한 이 사건 취하서 제출 행위를 통해 인정되는 명시적 처벌의사철회의 의사표시 인정에 장애가 되는 것도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G이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하여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고자 하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명시적 의사표시를 이후 임의로 철회하거나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취하서를 통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할 것이고, G이 이 사건 취하서상 의사표시를 취소한다는 의사를 이후 표시하였다거나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의사표시는 앞서 본 법리 및 사정에 비추어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미옥(재판장) 김희수 권경선
각주1) 이 사건 공소장및원심 판결문 중 공소사실란 기재 'F'은 'G'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