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4. 8. 29. 선고 2013노394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 G이 2013. 1.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진정(고소장) 취하서'(이하 '이 사건 취하서'라 한다)를 팩스로 송부한 사실만으로는 위 근로자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서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실경영자로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1)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5. 1.부터 2012. 10. 27.까지 근무하다 퇴사한 G의 2012. 4월 임금 100,000원, 2012. 5월부터 10월까지의 임금 매월 각 2,000,000원씩 임금 합계 12,10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G의 퇴직금 1,416,16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도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의하여 공소를 기각하였다.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증인 G의 법정진술, 진정서, 피고인 제출의 진정(고소장)취하서(증 제1호)의 각 기재에 의하면, G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 위 사건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으로 이송되었는데, G은 2013. 1. 30. 피고인으로부터 7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진정(고소장)취하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위 취하서를 팩스로 부천지청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한 사실, 그런데 G은 그 다음날 근로감독관에게 위 취하서를 취소한다고 전화연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위 진정(고소장)취하서의 취지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G의 진의에 기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 취하서를 작성하여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함으로써 처벌불원의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었다 할 것이며(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참조), 이와 같이 명시적으로 표시된 의사는 그 이후 임의로 철회하거나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것이므로, G이 위 취하서를 취소하였어도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G이 위 진정(고소장)취하서에 '피진정인(피고소인)'의 표시를 'H'으로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주식회사 E의 명의상 대표자가 H인 점, G이 이 사건과 별개로 H을 진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진정(고소장)취하서는 피고인에 대한 진정(고소장)을 취하함이 분명하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의사표시는 공소제기 이후에도 제1심판결이 선고되기 전이라면 수사기관에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번 명시적으로 표시된 이후에는 다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3405 판결 등).

2)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피면, (가) 근로자 G이 이 사건 취하서에 '피진정인(피고소인)'의 표시란에 'H'을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① H은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명의상 대표이사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실제 경영하고 있었던 점(증거기록 26면), ② 이에 G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미지급 받은 임금 및 퇴직금의 미청산을 이유로 E을 실제 운영하는 피고인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던 점(증거기록 5면), ③ 반면 G이 피고인 아닌 H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바는 없는 점, ④ 피고인과의 합의에 따라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 제출하게 된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취하서에 서명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진정인(피고소인)' 란의 'H' 기재는 이 사건 회사를 특정하기 위하여 명의상 대표이사를 기재한 것에 불과해 보이고, 진정 상대방인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작성된 서류라고 봄이 상당한 점, (나) 나아가 ① 이 사건 취하서 상단에는 '진정(고소장) 취하서'가, 하단에는 '취하인 성명'이라고 부동문자로 인쇄되어있고, G은 '취하사유'란에 '합의함'이라고 수기하였으며, 나아가 피진정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희망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도 '아니오'라고 추가로 수기한 후 자신의 이름을 이 사건 취하서에 서명한 다음 이를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팩스 송부 형식으로 제출한 점, ② G은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라고 명백히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취하서에는 피고인이 G에게 3회에 걸쳐서 700만 원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취하서 작성의 동기가 된 금원 지급 합의 내용이 별도로 기재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이 사건 취하서 제출을 통해 이루어지는 G의 수사기관에 대한 처벌의사 철회의 의사표시가 조건부 의사표시라고 볼 사정은 아닌 점, ④ G이 이 사건 취하서 제출 다음날에서야 취하서 제출에 따른 의사표시를 취소한 점, ⑤ 검찰 항소이유 주장에서 이 사건 취하서 제출 이후 피고인이 조사를 받으면서도 이 사건 취하서에 대한 주장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하나, 피고인은 근로감독관 수사 및 검찰청에서의 형사조정 과정에서도 G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였다거나(증거기록 26면) 합의를 하려고 진정취하서를 작성하였으나 G이 이를 번복하였다(증거기록 45면)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⑥ 이 사건 취하서가 팩스로 송부되면서 G의 신분증이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신분증 사본이나 인감증명서의 첨부가 처벌의사 철회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요건도 아니며, 게다가 이러한 사정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취하서의 기재 내용 및 담당 근로감독관에 대한 이 사건 취하서 제출 행위를 통해 인정되는 명시적 처벌의사철회의 의사표시 인정에 장애가 되는 것도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G이 이 사건 취하서를 작성하여 근로감독관에게 송부함으로써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고자 하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명시적 의사표시를 이후 임의로 철회하거나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취하서를 통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는 적법하게 철회되었다고 할 것이고, G이 이 사건 취하서상 의사표시를 취소한다는 의사를 이후 표시하였다거나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의사표시는 앞서 본 법리 및 사정에 비추어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미옥(재판장) 김희수 권경선

각주1) 이 사건 공소장및원심 판결문 중 공소사실란 기재 'F'은 'G'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