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고 한다)은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D공사‘를 도급받아, 2015. 8. 1. 위 공사 중 전기, 통신, 소방공사를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고 한다)에 하도급하였다.
피고 C는 2016. 11. 18. 하도급 받은 공사를 수행하기 위하여 E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하는 원고로부터 굴삭기를 2016. 11. 18.부터 2016. 12. 17.까지 임차하고 이에 수반하여 원고로부터 굴삭기 운전에 관한 용역을 제공받으며, 그 대가로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6. 11. 22. 15:00경 피고 C가 지정한 인천광역시 옹진군 F 인근 야산에 위치한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고 한다)의 경사로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841,813,391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1. 2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가합55070
판결선고
2020. 1. 14.
인천지방법원
제16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공작물점유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
피고들은 공작물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점유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공사현장은 경사로까지의 폭이 좁고, 경사로의 경사가 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휀스, 안전망 및 주의표지판 등의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군용 통신선(삐삐선) 등이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하자가 있었다. 위와 같은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758조에 의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사업주로서의 손해배상책임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 C로부터 작업장소, 작업시간, 작업방법 등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 C는 원고의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2조 및 제23조에 따른 안전조치의무 및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피고 C는 위와 같은 사업주로서의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작물점유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3다24499 판결).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에 대하여, 원고는 작업을 중단하고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경사로 아래로 추락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들은 원고가 굴삭기에서 내려온 이후 작업과 관련 없이 추락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작성된 응급기록에는 사고 경위에 대하여 ‘굴삭기에서 내리다가 추락, 발을 헛디딘 것 같다고 하나 정확히 왜 다쳤는지 기억하지 못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2017. 2. 6. 수사기관에서 ‘야산에서 굴삭기 작업을 마치고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굴삭기 자체에 설치된 계단을 잘못 딛는(첫번째 계단이 아닌 두번째 계단을 딛음) 바람에 굴삭기 밑으로 떨어지고, 떨어지면서 굴삭기 옆에 난 길을 굴렀고, 이어서 아래 경사로를 굴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8호증, 을나 제2호증, 을나 제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응급기록에도 원고가 ’정확히 왜 다쳤는지 기억하지 못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수사기관에서 처음에는 사고 경위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출동한 구급대원도 수사기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당시 원고가 사고 경위에 대하여 전혀 기억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점, 원고의 아들 G은 수사기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원고로부터 굴삭기에서 내려온 것 까지만 기억하고 그 이후의 기억은 없다고 전해들었다‘고 진술한 점, 원고가 2016. 12. 16.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신청하면서 ’굴삭기를 운전하여 터파기 작업을 하고 굴삭기 측면 경사로를 내려가서 이동 중에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기재한 점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휀스, 안전망 및 주의표시판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군용 통신선(삐삐선)이 방치되어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9, 10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형상(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공사현장은 터파기 작업을 하는 굴삭기에서 경사로까지의 폭이 약 2m 70㎝ 정도로, 공사현장의 인부들이 굴삭기 옆으로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던 사실, ② 위와 같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폭을 감안하면 굴삭기 운전자가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추락하는 경우에도 경사로에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위험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굴삭기에서 내려오다가 넘어져 경사로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안전휀스 등을 설치할 방호조치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므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4. 사업주로서의 손해배상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 C로부터 작업장소, 작업시간, 작업방법 등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 C는 사업주에 해당하는데, 피고 C가 산업안전보건법 제12, 23조에 정한 사업주로서의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7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C가 원고가 작업할 장소,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였고, 작업 과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작업 중단 지시 등을 하였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는데(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원고는 E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피고 C와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부수적으로 위 임대차계약에 수반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굴삭기를 운전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계약의 내용에 따라 굴삭기를 운전하여 임차인인 피고 C의 지시에 따라 작업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C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고(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다86948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8768 판결의 취지 참조),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 피고 C의 안전조치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관형(재판장) 강인혜 김연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