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 B, C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단1392,2019
판결선고
2019. 6. 27.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19고단1392] - 사기방조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중국 등 해외에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수사기관 또는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예금 등을 가로채는 등의 거짓말로 돈을 편취하는 수법의 범행을 저지르는 조직으로서, 위 범행의 실행을 위하여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전화 등으로 유인하는 '유인책', 범행에 사용될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통장 모집책', 대포통장 등에 입금된 현금을 인출하여 전달하는 '인출책' 및 '송금책', 이들을 관리하면서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총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점 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피고인은 2018. 11. 30.경 대출중개업체 직원을 사칭한 성명불상자로부터 "당신은 대출이 1,000만 원 정도 가능하나 당신 계좌에 거래내역을 만들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돈을 입금해 줄 테니 그 돈을 인출해서 우리 직원에게 전달해 주면 된다"라는 말을 듣고, 위와 같은 일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수락한 뒤 위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D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 E)를 알려주었다.
성명불상자는 2018. 12. 3.경 불상지에서 검찰청 직원을 사칭하면서 피해자 F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 G에서 당신 명의 계좌가 개설되어 자금세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당신이 범죄와 관련이 있는지, 당신 계좌에 불법 자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 가지고 있는 돈을 인출하여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건네주어라'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12:17경 위 주식회사 D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1,600만 원을 입금 받았다.
이후 피고인은 같은 날 12:39경 안양시 안양동에 있는 기업은행 안양지점에서, 성명불상자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가 입금한 1,6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후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불상의 남성에게 전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명불상자가 사기 범행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명불상자에게 계좌를 제공하고, 성명불상자가 편취한 돈을 인출하여 불상의 남성에게 이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위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
[2019고단2705] - 근로자 H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경기 화성시 I에 있는 ㈜D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반도체부품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2. 11.부터 2018. 11. 1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H의 퇴직금 4,710,054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9고단1392]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F의 진정서 및 진술서
이체거래내역서
J 대화내용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
[2019고단2705]
피고인의 법정진술
H의 진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2조 제1항(사기방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징역형 선택
방조감경
형법 제32조 제2항, 제55조 제1항 제3호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사기방조는 미필적 고의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와 합 의한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은 미지급 퇴직금이 많지 않고 근로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피해 회복을 못하고 있는 점, 동종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한 전과 는 없는 점 등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사기방조 부분)
주장
피고인은 거래내역을 만들면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성명불상자의 말에 속아 돈을 인출하여 건네주었을 뿐 성명불상자의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을 도와준다는 방조의 고의도 없었다.
판단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 간접의 행위를 말하므로,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고의는 내심적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 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또한 방조범에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자 등에 의하여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대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 등을 모두 알지는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임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용인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제1금융권부터 제3금융권까지 다양한 대출을 받은 적이 있어서 대출절차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대출을 받은 적은 없었다. 돈을 넣었다 뺐다 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해 주는 사례는 듣거나 확인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받은 대출이 정상적이지 않고 편법이라는 생각은 들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37, 100쪽).
피고인과 성명불상자의 J 대화에서 성명불상자는 피고인에게 '거래처에서 물품대금 받는 것으로 알고 계시면 됩니다. 이름 : K(여) 나이 : 63세 연락처 : L 지역 : 경기 안산'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피고인의 주장처럼 대출중개업체의 도움으로 입출금내역을 가장하는 것이었다면, 피고인은 입금된 돈의 출처에 관하여 알 필요 없이 돈만 출금하여 전달하기만 하면 되므로, 성명불상자가 피고인에게 입금자의 인적사항과 입금한 돈의 명목에 관하여 이렇게 상세히 알려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는 성명불상자가 피고인의 '의심'을 해소하려는 책략에 불과하고, 위 문자를 받았다면 의심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화되는 것이 상식이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주식회사 D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입금된 1,600만 원을 기업은행 안양지점 창구에서 전액 5만 원권 현금으로 출금하였는데, 출금 당시 은행직원으로부터 고액현금인출 이유에 관한 질문을 받고 '밀린 임대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특히 은행직원이 건당 500만 원 이상의 현금출금을 요청하는 고객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징구하는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작성할 때, 피고인은 '대출을 받기 위해 거래실적이 있어야 한다며 모르는 사람이 입금한 돈을 인출 · 송금해 달라고 했나요?'라는 질문에 '아니오'란에 'V' 표시를 하였고, '상기 보이스피싱 예방 문진 내용을 읽어보고 해당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직접 기재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문구 아래의 작성자란에 자필로 서명하였다(피고인 및 변호인은, 진단표는 출금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작성되었으며 'V' 표시는 이미 다 체크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서명만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V' 표시가 자필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전자기기를 통하여 작성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진단표 아래에 자필로 서명한 이상, 진단표의 내용을 알고 서명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적어도 진단표에 서명하고 현금을 인출한 시점에는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가담하는 행위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체크리스트(진단표)를 보고 지금 하고 있는 대출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나요'라는 질문에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출이 급하다 보니 돈, 그것 밖에 안 보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제36쪽), 이 점이 바로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비록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와의 J 대화에서 대출금액, 이자율, 상환방법 등에 관하여 대화하였고, 신분증사본, 사업자등록증, 법인계좌의 3개월간 거래내역 등을 팩스로 보냈지만, 이것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시 피고인에게는 '혹시 이렇게 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 일이 혹시 보이스피싱이 아닐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당장 대출을 받는 것이 급하다'라는 생각이 공존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소기각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화성시 I에 있는 ㈜D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반도체부품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자 B,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0. 2.경부터 2019. 1. 17.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2018년 11월 임금 3,922,260원, 같은 해 12월 임금 4,398,050원, 2019년 1월 임금 2,029,520원 등 합계 10,349,83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2번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B, C 등 2명의 임금 총합 22,622,29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 B, C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10. 2.경부터 2019. 1. 17.경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B의 퇴직금 11,144,297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2번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B, C 등 2명의 퇴직금 합계 27,752,554원을 당사자 간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처벌불원서(증 제7, 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의 피해자인 근로자 B, C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