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주식회사 E의 사업부(Business Group) 중 하나인 F(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기술차장(원고 A, C)과 기술부장(원고 B, D)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주식회사 E은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21. 7. 5. 상법 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2에 따라 F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G 주식회사’를 신설하였고, 분할신설회사인 G 주식회사가 이 사건 소송에 관한 주식회사 E의 권리․의무를 모두 승계함으로써(상법 제530조의10<1>) 주식회사 E의 소송상 지위를 수계하였는바, 이하 주식회사 E과 G 주식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라 한다].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이 2013. 5. 22.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각 두게 되었다.
피고는 위와 같은 법 개정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2014. 10.경 기준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술직 근로자 266명 중 197명으로 구성된 H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협의를 거쳐, 2014. 10. 29. 조합원의 정년을 기존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되, 만 58세에는 임금의 80%를, 만 59세, 60세에는 임금의 70%를 각 지급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의 사무직 근로자들에게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 위하여, 정규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토론 절차를 거쳐, 2015. 11. 18. 이 사건 사업장의 정규직 근로자 496명 중 298명의 동의를 얻어 정년을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되, 만 56세에는 임금의 80%를, 만 57세, 58세에는 임금의 70%를, 만 59세, 60세에는 임금의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에게, 피고가 시행한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상의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적용될 수 없으므로, 수당 등에 관하여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의 지급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수당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내지 4 기재와 같이 감액된 미지급 수당 등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에 해당하지 않아 임금피크제의 도입․시행에 관한 이 사건 단체협약이 직접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술직 관리자’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일반적 구속력도 미치지 않는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기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으로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데,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관리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변경에 동의를 구하거나, 원고들이 이에 동의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임금피크제의 도입․시행에 관한 이 사건 취업규칙 역시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35조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원이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을 확장하는바, 이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며, 한편 단체협약 등의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의 자격이 없는 자는 단체협약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 없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4. 선고 2004도1108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제4호 단서 (가)목에 의하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와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는 노동조합 참가가 금지되는데, 그 취지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여기서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란 근로자에 대한 인사, 급여, 징계, 감사, 노무관리 등 근로관계 결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용자의 근로관계에 대한 계획과 방침에 관한 기밀사항 업무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등과 같이 직무상 의무와 책임이 조합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에 직접적으로 저촉되는 위치에 있는 자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자에 해당하는지는 일정한 직급이나 직책 등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고, 업무 내용이 단순히 보조적·조언적인 것에 불과하여 업무 수행과 조합원 활동 사이에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자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8두13873 판결 참조).
판단
원고들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니어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이 직접적으로 미치지 않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이 사건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 제7조(범위 및 구성)는 “조합규약에 따라 조합원자격을 얻은 피고 G 인천공장 기술직 사원으로 구성한다. 단, 노동조합법 제2조에 의한 사용자 또는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는 제외한다.”고 규정하는바, 이하에서 이 사건의 쟁점, 즉 원고들에게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지, 특히 원고들이 노동조합법 제2조에서 말하는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과 동종의 근로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렇다면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술직 근로자 과반수 이상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임금피크제의 도입․시행에 관한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이상,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원고들 역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반대의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것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원고들이 부여받은 ‘기술차장, 기술부장’의 직급은 2015년을 전후로 ‘기술직 3직급’에서 명칭만이 변경된 것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한 기술직 근로자들과 사이에 처리하는 업무의 난이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업무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차장과 부장의 명칭만으로 일률적으로 사용자의 이익대표자라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기술직 관리자’의 법률상 근거를 인정할 만한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기술부장이나 차장 또는 일정 직급 이상의 근로자에 대해 노동조합 가입을 제한하고 있지 않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의 기술부장·차장들 중 대다수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 B이 퇴직 당시 피고 인천공장의 하급 현장관리자인 ‘직장’으로서 휘하 기술직 근로자들의 출퇴근현황이나 연차사용 여부 등 근태를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 B의 역할이 상급자들이 결정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수집·제공하거나 의견을 제출함에 그치지 않고,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한 최종결정 권한을 보유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에게 법인카드가 제공되어 매월 30~50만 원의 범위 내에서 휘하 기술직 근로자들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친목 도모를 위한 단체인 “현장관리자협의회”에 가입되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사용자의 이익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는 ‘회사는 …이 사건 조합의 의견과 상반되는 어떠한 개인이나 단체의 의견도 인정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로 하여금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여 체결하는 근로계약으로서 강행규정인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에 위반되므로 사법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 본문에 위와 같은 규정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2조 단서에 ‘복수노조와 관련된 사항은 노동조합법에 따른다’는 규정이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체결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용자가 근로자가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하진우 김두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