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6개월에 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배상신청이 각하된 경우 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고 각하결정은 즉시 확정되며 상소심에 이심되지 않고 다시 동일한 배상신청을 할 수 없으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참고), 원심에서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당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도20745 판결 참고). 따라서 원심이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당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원심은 배상신청인 주식회사 C의 배상명령신청을 인용하였고, 피고인이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함으로써 배상명령 부분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배상명령신청을 인용하여 배상명령을 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고 이 법원으로 이심되었다. 그러나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에 원심의 배상명령신청 인용 부분에 관한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를 취소 또는 변경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을 인용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사기의 점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에는 아래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은 ㈜E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2018. 10.경 물류센터를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는데 매각과정에 차질이 생겨 2019. 2.경부터 운송대금의 결제가 미뤄지게 되었을 뿐,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특히 2020고단2643 사건과 관련하여, ㈜E의 채권자 ㈜AN가 2019. 1. 25.경 ㈜E로부터 ㈜E의 ㈜AO 등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면서 양수금을 받은 후 위 사건의 피해자 회사들에게 운송대금을 대신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AN가 이를 어기고 위 피해자 회사들에게 운송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고, 피고인으로서는 그와 같은 미지급을 예견할 수 없었으므로 위 피해자 회사들에 대한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또한 위 사건의 피해자 ㈜K에게는 4,676,559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피해자에 대한 편취금액은 이를 공제한 29,491,000원만 인정되어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핀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3. 6. 29. 인천지방법원에서 사기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23. 7. 7.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심 판시 각 죄는 판결이 확정된 위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위 2. 가. 1)항과 주장과 유사하게, 일시적인 자금압박으로 운송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일 뿐이므로 운송계약 체결 당시에 운송대금을 편취할 의사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원심은 피고인과 ㈜E의 재무상태, 거래업체와의 채권채무 및 소송관계, 임금체불이 시작된 시기 및 그 금액, 화주로부터 입금받은 운송비의 사용처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편취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사기 범행에 관한 편취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E는 2017. 6.경 인천공항 자유무역구역에 물류센터를 완공하였지만 당초 예상하였던 비용 외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은행으로부터 약 85억 원의 대출을 받게 되었고, 이에 매월 약 3,000만 원 상당의 이자와 분기당 약 1억 4,000만 원 상당의 토지임대료가 계속적으로 발생하였다. 이와 같이 ㈜E는 2017. 6.경부터 적자 상태가 유지되고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하였으며, 급기야 피고인은 2018. 3.경부터는 10억 원의 사채를 빌리기도 하여 매월 약 2,000만 원 상당의 이자가 발생하였다. ㈜E는 이와 같은 경영난 등으로 인하여 2017년도에는 부채 총계가 약 90억 원으로 자본 총계 약 22억 원의 4배를 상회하고 현금흐름이 악화되어 2017. 12. 31. 기준 기업신용등급평가에서 ‘D등급’<1>을 받기도 하였다(2019고단7061 사건 증거기록 제1-1권 제18쪽, 제1-2권 제3, 13쪽, 2019고단6972 사건 증거기록 제1-5권 제182쪽, 제2-8권 제105 내지 110쪽, 138쪽).
㈜E는 위와 같이 경영난이 심화된 후에도 매출이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화주 또는 운송을 위탁한 업체로부터 운송대금을 받고도 이를 운송업자인 피해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고 물류센터 완공을 위하여 차용하였던 은행 채무 또는 사채의 이자 등 대출원리금의 변제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2019고단7061 사건 증거기록 제1-1권 제19, 제1-2권 제60쪽, 2019고단6972 사건 제2-8권 제139쪽).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담보가치가 있는 다른 재산도 없었고 채무 초과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 H 등 운송업자에게 운송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았지만, 회사를 폐업할 수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계속 운송용역을 계속 공급받은 측면이 있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2019고단7061 사건 증거기록 제60쪽).
피고인은 직원 N를 통하여 피해자들에게 ㈜E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고 운송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고지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N는 원심에서 그와 같은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한 점, 피해자 P와 R는 원심에서 N로부터 위와 같은 고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각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N를 통하여 피해자들에게 자금사정 등을 고지하도록 지시하였다는 피고인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의 물류센터 매각과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 2017. 6.경 완공한 물류센터에 이미 약 78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2017. 10.경 약 2억 7,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추가적으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후부터는 위 물류센터는 실질적으로 담보로서의 잔존가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2019고단7061 사건 증거기록 제1-2권 제8, 60쪽, 2019고단6972 사건 증거기록 제2-8권 제139쪽), ㉡ 2018. 10.경이 아니라 그 전에 물류센터의 설립을 추진할 때에도 이미 운송대금의 지급이 지연되기 시작한 점(증인 N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7쪽 참고), ㉢ ㈜E가 2018. 12.경부터 물류센터의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물류센터의 매수희망자인 AJ(주)과 매각가격 등에 관하여 협상하여 매매계약서 가안을 작성한 시기는 2019. 2. 12.경 및 2019. 3. 27.경으로(피고인 제출 증 제10, 15, 16호증 참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2018. 10.경과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E가 2018. 10.경부터 물류센터의 매각을 추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결국 피고인 위 주장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2020고단2643 사건의 각 사기 범행에 관하여도 편취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E는 2018. 10.경 내지 11.경 위 사건의 피해자 회사들과 ㈜AO의 5G통신 중 계기 등을 운송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즈음부터 2019. 1.경까지 위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운송용역을 제공받았는데<2>, 그 당시는 이미 위 가)의 ①항에서 본 바와 같이 ㈜E의 경영난이 심화된 지 수개월이 경과한 후이다. 또한 위 가)의 ③항과 같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 ’그와 같은 경영난 상황에서도 H<3> 등 운송업자에게 운송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음을 알면서도 운송용역을 계속 공급받았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E는 위와 같이 경영난 상황에서도 위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운송용역을 제공받은 후인 2019. 1. 25.경에야 ㈜AN와 ㈜AO 등에 대한 채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이 운송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서 운송용역을 제공받으면 그로써 사기 범행은 기수에 이르는 것이고, 그 후 사후적으로 미지급된 운송대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채권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은 범죄 후의 정황에 불과하여 이미 성립한 사기죄의 성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2019. 1. 25.자 채권양도양수계약서 제7조에는 ’해당 양도 계약서 기간 중 발생한 E의 파트너 미수건으로 ㈜AN는 해당 채권 양도 금액으로 우선 변제하여 ㈜AO와그 자회사인 기가테라의 화물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라는 기재가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 위 기재 내용에 따르더라도 ㈜AN가 ㈜AO로부터 받은 양수금을 위 사건 피해자 회사들에게만 우선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보기 어려운 점, ㉡ 채권양수인인 ㈜AN의 대표 AP는 당심에서 ’㈜AO가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위 사건 피해자 회사들 외에 여러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당장 화물운송을 중단한 회사들에게 우선적으로 미지급 운송대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고, 그와 같이 지급한 결과 잔액이 없어서 위 피해자 회사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수 없었다‘,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이 ㈜AN가 지급하여야 업체를 지정하지는 않았다‘라고 증언한 점(증인 AP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4, 7쪽)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처럼 채권양도계약 체결 당시 ㈜AN가 ㈜AO로부터 받은 양수금을 위 사건 피해자 회사들에게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원심과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 ㈜K에 대한 편취금액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34,167,559원 전액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이 2018. 10.경 내지 11.경 운송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서 운송용역을 의뢰하고 그에 따른 운송용역을 제공받으면 그로써 사기 범행은 기수에 이르는 것이고, 그 후 사후적으로 피해자에게 일부 대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은 범죄 후의 정황에 불과하여 이미 성립한 사기죄의 성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E가 ㈜K에게 2018. 12. 31.경부터 2019. 1. 11.경까지 운송대금으로 합계 4,676,559원을 지급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지급액은 ㈜E의 경영난이 삼화된 상황에서 ㈜K가 이미 수행한 2018. 11.경 운송업무에 대한 대금으로 보인다(2020고단2643 사건 증거기록 제1-1권 제3쪽 참고). 따라서 피해자 ㈜K에 대한 편취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당초 취득하였던 재산상의 이익에서 추후 지급된 위 액수만큼 공제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 3.항과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