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7. 16. 선고 2024노345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봄이 타당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이천시 B에 있는 C초등학교 신축공사(이하 '공사1'이라 한다) 현장과 천안시 D 상가 신축공사(이하 '공사2'라 한다) 현장에서 건설업 면허 없이 미장·방수공사분야를 주식회사 E 대표이사 F로부터 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2021. 7. 20.부터 2021. 8. 18.까지 미장·방수공사를 시공한 개인건설업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1 현장 및 공사2 현장에서 2021. 7. 20.부터 2021. 8. 18.까지 미장공으로 근무한 G의 2021년 7월 임금 3,000,000원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근로자 9명의 임금 합계 25,27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 F로부터 하도급받은 개인건설업자라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F의 피진정인 진술서(증거목록 순번 22), 피고인과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 중 F의 진술 부분(증거목록 순번 30), F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46)(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증거'라 한다)가 있는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에 따라 처벌되는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에도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증거를 증거로 함에 부동의 하고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이상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형사소송법 제314조를 적용하여 위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으며, 달리 피고인이 하수급인으로서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이 사건 각 증거에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하수급인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 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적용을 받는 직상 수급인은 같은 법 제44조의 경우와 달리 자신에게 직접적인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책임을 부담하고,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는 경우에는 함께 책임을 면하게 된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도4055 판결 참조).

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에 따라 처벌되는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의 관계는 형법 총칙의 공범관계나 양벌규정에서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등의 관계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각 증거에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확실히 담보할 목적으로 직상 수급인에게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직접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은 각각의 책임을 지는 관계로 해석될 뿐, 이를 넘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이들 사이에 서로 대향된 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어 필요적 공범 관계로 보기 어렵고, 이들의 각 범죄는 각자의 구성요건을 실현하여 별도로 성립하는 것이기도 하다).

②

양벌규정의 경우 헌법재판소에서 면책 가능성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으면 책임주의 위반이라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함에 따라 단서에서 면책 규정을 두는 것이 원칙적인 규정 방식인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에는 이러한 면책 규정이 없다. 나아가 통상 양벌규정에 대한 벌칙은 벌금형으로 한정되는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서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를 위반한 경우 징역형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법취지와 문언을 종합하면 결국 위 조항은 양벌규정이 아닌 직상 수급인 개인의 책임을 묻는 조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이 사건 각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증거 중 피고인 진술을 제외한 부분에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내지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이 사건 각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F이 소재불명 상태인지 여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F이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소재불명 상태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각 증거들에 관하여 부동의 의견을 밝혔다.

②

검사는 2023. 9. 19. F을 원심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이에 원심법원이 2023. 9. 20. 증인신청서에 기재된 주소[안양시 동안구 W건물, X호]로 증인소환장을 우편송달하였으나 이사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다.

③

원심법원은 2023. 10. 5. 검사에게 주소불명을 이유로 F의 주소보정을 요구하였고, 검사는 2023. 10. 10. F의 주소를 주민조회를 통하여 시흥시 Y건물, Z호로, 통신조회를 통하여 안양시 동안구 AA건물, AB호로 보정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은 2023. 10.11. 위 각 주소로 증인소환장을 우편송달하였으나, 위 시흥시 주소로 발송한 증인소환장은 폐문부재로 송달불능 되었고, 위 안양시 동안구 AA건물 주소로 발송한 증인소환장은 이사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다. 이후 원심법원은 2023. 11. 2. 위 안양시 동안구AA건물 주소로 증인소환장을 집행관 송달(야간)하였으나 주소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다.

④

검사는 통신사에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여 F의 휴대전화 번호를 "(전화번호 1 생략)"로 특정하였고, 원심법원은 2023. 11. 17. 위 번호로 전화하였으나 F이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로 기일안내를 하였다.

⑤

원심법원은 2023. 11. 21. 공판기일에서 검사에게 F의 주소보정을 명하였고, 검사는 2023. 11. 23. F의 주소를 안양시 동안구 AC건물, AD호 주식회사 E로 보정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은 2023. 11. 23. 위 주소로 증인소환장을 우편송달하였으나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고, 2023. 11. 30. 검사에게 주소불특정을 이유로 검사에게 주소보정 요구를 하였다. 이에 검사는 2023. 12. 4. 주민조회를 통하여 F의 주소를 위 시흥시 주소로, 통신조회를 통하여 위 안양시 동안구 AA건물 주소로 다시 보정하였다.

⑥

원심법원은 위 안양시 동안구 AC건물 주소로, 2023. 12. 5., 2024. 1. 15. 각 증인소환장을 우편송달하였으나 모두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다.

⑦

원심법원은 2024. 1. 12. 공판기일에서 검사에게 F의 소재탐지촉탁을 명하였고,2024. 3. 22. 안양동안경찰서장에게 위 안양시 동안구 AC건물 주소로 F의 소재탐지를 촉탁하였다. 이에 안양동안경찰서는 '2024. 5. 5. 16:05경 F의 주소인 AC건물 AD호를 방문했으나 문이 굳게 닫혀있었으며 안에 인기척이 없었다, 주소지에는 상호명이 E이라 되어있었으나 실제로 AD호에는 ㈜AE라는 상호명이 기재되어 있었고 1층에 표시된 층별 회사명이 적힌 현판에도 E은 없었다'고 결과 보고하였다.

⑧

원심법원은 2024. 5. 14. 검사에게 F의 주소보정을 명하였고, 검사는 2024. 5.17. 재차 F의 주소를 위 시흥시 주소 및 위 안양시 동안구 AA건물 주소로 보정하였다.

이에 원심법원이 2024. 5. 19. 위 시흥시 주소로 증인소환장을 우편송달하였으나, 폐문부재,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불능 되었다.

⑨

원심법원은 2024. 9. 10.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이후 검사는 '공판검사가 2024. 9. 12.경 F과 통화하였는데, F이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신청되어 소환요구하면 출석하여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항소를 제기하였다.

⑩

검사는 2025. 1. 16. 당심에서 F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였다. 이에 이 법원은 F에게 위 시흥시 주소로 수차례 증인소환장을 송달하였는데 모두 송달불능 되었다[2025. 1. 23.자 우편송달 건: 폐문부재, 2025. 2. 28.자 집행관송달(야간) 건: 폐문부재,2025. 3. 14.자 집행관송달 건: 폐문부재, 2025. 4. 11.자 집행관송달 건: 폐문부재,2025. 5. 14. 우편송달 건: 폐문부재].

⑪

또한 이 법원은 2025. 3. 12.부터 2025. 5. 16.까지 F에게 증인소환을 위하여 3차례 전화하였는데, F은 전화를 받지 아니하였다. 이에 이 법원은 F에게 문자로 증인소환을 통지하였으나 답변이 없었다.

나)

이 사건 각 증거가 특신상태에서 진술 또는 작성되었는지 여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각 증거 중 F의 진술내용은 구체적이며 일관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 조사 과정에서 작성한 참고인 진술서(증거기록 1권 48쪽)의 기재, 증인 G의 당심 법정진술등 다른 증거들과 부합하는 점, ② 피고인과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증거목록 순번 30), F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46)는 당시 F의 직업, 주거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주민등록증을 대조한 후 이루어진 조사 과정에서 작성되었고, 이에 대하여 수사과정확인서가 작성되어 있는 점, ③ 특히 피고인과 F에 대한 경찰 대질 진술조서는 피고인과 F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함께 출석하여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치고 이후 대질조사도 진행되어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이 충분히 보장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증거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특신상태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소결론

이 사건 각 증거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설사이 사건 각 증거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3)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이 사건 각 증거 제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증인 G은 이 법원에서 '피고인이 자신에게 공사 1, 2현장에서 근무할 것을 부탁하고, 이후 미장할 사람을 데려와 달라고 요청하여, 위 각 현장에 근로자들을 데리고 왔다.', '피고인은 자신의 일당을 30만 원으로(G은 이 법원에서 미장 책임자로서 근로자들을 관리하였기 때문에 일당을 더 많이 받았다고 증언하였다), 이후 자신이 데려온 근로자들에 대하여 기공일당은 23만 원, 조공일당은 16만 원으로 각 정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공사 1현장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자신에게 위 근로자들과 공사 2현장에 가서 일할 것을 지시하였고, 위 근로자들은 이에 따랐다.', '자신은 매일 출력일보를 작성하고 한 달분이 모이면 이를 피고인에게 제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진술내용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위 각 공사를 진행하면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인사, 임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직접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G에게 30만 원주고, 데리고 온 사람에게 내가 인건비를 주는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48쪽), 조사 과정에서 G과 임금지급에 관하여 합의하기 위해 조사를 미뤄달라고 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권 57쪽).

③

피고인은 F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각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던 증인 G은 이 법정에서 '현장에서 일할 당시 F을 알지 못했다. F과 이야기해본 적도 없다'고 진술하였고, 그 밖에 F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직접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