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60여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2. 1.부터 2023. 10. 13.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9,605,02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1항, 제44조 제1항 위반죄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어 그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24. 1. 9. 법률 제19986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1조의 규정이 2020. 1. 1.부터 시행되자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는 2020. 2. 24. 회사 노동조합과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기존 4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리고 회사가 근로자로부터 운송수입금의 전부를 납부받아 전액 관리하되, 책임운송수입금(월 25일 만근 기준 1인 1차제의 경우 4,575,000원, 교대의 경우 3,650,000원)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초과운송수입금)<1> 중 70%를 성과급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30%는 회사에 귀속하는 성과급 월급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했으나, 그로 인해 근로자들의 실질 수입이 오히려 감소하고 마침 코로라19의 확산으로 승객이 감소하는 등으로 운송수입금이 급격히 감소하자 근로자들의 희망에 따라 그 시행을 유보하고 개별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 기존 사납금제의 2019년 임금협정을 한시적으로 적용하여 초과운송수입금은 전액 근로자들에게 지급해 왔다.<2>
피해자도 2020년 임금협정의 적용을 유보하고 기존 2019년 임금협정의 한시적 적용을 원하여 2020. 6. 9.과 2020. 9. 1. 2회에 걸쳐 피고인의 회사에 "운수종사자확약서"를 제출하고 그때부터 퇴직 시까지 기존대로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또는 부가가치세를 공제한 90%를 지급받아 왔는데, 당시 피해자가 제출한 "운수종사자 확약서"에는 "상기 본인은 인천시의 권고로 2019. 3. 9. 택시요금 인상 이후 회사는 2019. 12.31.까지 월 책임운송수입금을 인상하지 못하였고 E인천본부와의 중앙 입금협정 체결 이후에도 당사의 임금협정 체결이 지연되어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운수종사자 수입으로 귀속시킨 사안을 감안하여 임금채권(최저임금 등) 청구 소송 등 근로관계 제반 사
항에 대하여 민원(고발, 진정), 소송 등 일체 어떠한 형태의 민 ·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 "상기 본인은 2018년 5월 1일부터 2019년에 시행하였던 임금협정서에 따른 월 책임운송수입금(1일 책임운송수입금)과 임금을 적용하기로 하며, 월 책임운송수입금 초과금액은 운수종사자에게 지급한다.", "추후 최저임금 미달을 이유로 한 그 차액 및 초과금에 대한 임금채권(퇴직금 등)을 청구하는 때에는 2020년 임금협정서에서 체결한 바에 따라 각 사 현행에서 오전 850,000원, 오후 870,000원, 1일차 825,000원을 인상하여 월 1,600,000원을 지급(월 책임운송수입금 납부하고 월 소정근로일수만근 기준)하여야 하므로 청구하는 해당 운수종사자는 지급받은 월 책임운송수입금 이상 초과금(납부금액)에서 오전 850,000원, 오후 870,000원, 1일차 825,000원을 반환하여 임금을 정산받고 나머지 초과금(납부금액)도 2020년 임금협정서에서 정한 성과급산정배분율(노70%:사30%)에 따라 정산하기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미지급했다는 퇴직금은 피고인이 기존 사납금제 하에서의 퇴직금 산정방식에 따라 산정하여 피해자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10,017,690원과 퇴직 전 3개월 동안 피해자에게 지급된 초과운송수입금의 70%를 평균임금에 반영하여 새로 산정한 퇴직금 19,622,717원의 차액 9,605,027원(=19,622,717원 -10,017,690원)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의 희망과 동의에 따라 초과운송수입금의 7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성과급 월급제의 시행을 유보하고 기존 사납금제의 임금협정을 한시적으로 계속 적용하여 피해자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초과운송수입금을 전부 또는 10% 상당의 부가가치세만 공제하고 전부 지급해 왔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퇴직금을 산정, 지급할 때에도 기존 사납금제 하에서의 퇴직금 산정방식에 따라 (초과운송수입금을 반영하지 않고) 기본급과 제수당만으로 산정한 평균임금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 10,017,000원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그로써 피해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한 것으로 판단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인다.
피해자도 퇴직일부터 이미 14일이 경과한 이후인 2023. 11. 24. 피고인 회사로부터 퇴직금 10,017,000원을 지급받으면서 "앞으로 위 퇴직금 수령에 대하여 민, 형사상에 이의를 제기치 아니할 것을 확약함"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영수증에 서명하지 않았으나, 그 퇴직금 액수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고, 그 후에도 회사에 초과운송수입금을 반영하여 새로 퇴직금을 산정하여 차액을 지급해 달라는 요구함이 없이 2023. 12. 4.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의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을 리도 없다.
피해자가 2020. 6. 9.과 2020. 9. 1. 2회에 걸쳐 피고인의 회사에 제출한 운수종사자 확약서에 따르면 피해자가 초과운송수입금을 이유로 추가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 시행을 유보했던 2020년 임금협정에 따른 초과운송수입금 배분율(노70%:사30%)에 따라 초과운송수입금의 30%를 회사에 반환하는 등 임금 및 초과운송수입금을 정산하여야 하는데, 그와 같이 피해자가 회사에 정산 지급하여야 할 금액은 이 사건 미지급 퇴직금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7729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에게 전부 지급한 초과운송수입금의70%를 평균임금에 반영하여 새로 산정한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확약서에 따라 그동안 피해자에게 70%를 초과하여 지급한 초과운송수입금 등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이를 상계할 경우 과연 피고인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추가로 지급할 퇴직금이 존재할지 심히 의문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창경
각주1) 다만,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발생한 운송수입금에 한하여 적용되었다. 이하 같다.
각주2) 다만, F의 도입으로 운송수입매출이 노출되어 부가가치세 납부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여 2023. 8. 8. 노사합의에 따라 그때부터는 초과운송수입금 중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공제하고 나머지 90%를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