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구합5066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5. 4. 10. 원고에게 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 불인정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소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에서 버스운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B㈜는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일 및 상실일을 아래와 같이 신고하였다.

나.

원고는 2011. 12. 22.부터 2012. 1. 5.까지의 피보험자격 단절(공백 기간 15일)을 해소하기 위해 2025. 3. 25. 피고에게 B㈜가 신고한 피보험자격 상실일을 2011. 12. 22.에서 2012. 1. 6.로 정정해달라는 취지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청구’라 한다).

다.

피고는 2025. 4. 10. 원고에게 ‘원고가 위 공백 기간 실제 근무하지 않고 임금도 지급받지 않은 점, 원고가 수행한 버스운전 업무는 해당 업무의 성격상 공백 기간에도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점, 원고의 입․퇴사 및 재입사에 따른 B㈜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 신고가 관련 법령에 의해 적법하게 이루어진 점, 소멸시효 등으로 소급 적용은 불가능한 점’을 들어 피보험기간 정정 불가처리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11. 2. 22.부터 현재까지 B㈜에서 약 14년간 근무하고 있는바, 위 기간 중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공백 기간은 단 15일에 불과하고, 원고는 계속해서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왔으며, 원고의 입․퇴사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와 B㈜의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갑 제2, 7호증, 을 제2 내지 4,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는 2011. 2. 22. B㈜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같은 날부터 2011. 12. 21.까지 B㈜에 근로를 제공하였다.

2)

위 계약 만료 이후 원고는 2012. 1. 6.부터 2012. 3. 1. B㈜에 재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고, 2012. 3. 1. 다시 B㈜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같은 날부터 현재까지 B㈜에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

3)

원고의 2025. 3월 급여명세서(갑 제2호증) 상단에는 원고의 B㈜ 입사일이 ‘2011. 2. 22.’로 기재되어 있다.

4)

B㈜의 다른 근로자인 C, D에 대한 각 고용보험 자격이력내역에 의하면, 위 근로자들의 근무 기간 및 공백 기간은 다음과 같다.

[C의 근무 기간 및 공백 기간]

취득일 상실일 공백 기간(일)

2013. 1. 1. 2014. 1. 1. 15

2014. 1. 16. 2022. 9. 9. 17

2022. 9. 26. - -

[D의 근무 기간 및 공백 기간]

취득일 상실일 공백 기간(일)

2012. 2. 9. 2013. 2. 9. 20

2013. 3. 1. 2023. 2. 1. 17

2023. 2. 18. - -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계약기간을 합산하여 계속 근로 여부와 계속 근로 연수를 판단하여야 하고,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에 일부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전체 근로계약기간에 비하여 길지 아니하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기간 등 당해 업무의 성격에 기인하거나 대기 기간․재충전을 위한 휴식 기간 등의 사정이 있어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그 기간 중에도 유지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는 15일의 공백 기간이 있다 하더라도 그 기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2011. 2. 22.부터 현재까지 그 계속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원고가 2011. 2. 22.부터 현재까지 B㈜에서 근무하면서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은 2011. 12. 22.부터 2012. 1. 5.까지 단 15일에 불과한데, 이는 원고의 전체 근로계약 기간(약 14년)에 비해 매우 짧은 기간이다.

나)

원고가 위 공백 기간을 전후하여 B㈜에게 제공한 근로의 내용은 시내버스의 운전으로 동일하였고, 근로계약상 근무일, 임금 지급방식,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 역시 동일하였다.

다)

원고는 2012. 3. 1. B㈜의 신고에 의해 피보험자격을 상실하였다가 같은 날 다시 취득한 바 있으나, 이에 관한 원고의 사직원 및 근로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B㈜의 다른 근로자 C, D도 원고와 유사하게 최초 10개월 내지 1년을 계약직으로 근무한 이후 퇴사와 입사를 반복하였는데, 그 사이 공백 기간 또한 2주 내지 3주 남짓한 짧은 기간이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공백 기간은 B㈜의 채용 정책이나 행정업무상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관행에 따라 발생한 대기 기간 등으로 보이고, 원고나 다른 근로자들에게 당시 실질적으로 B㈜에서 퇴직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

피고는, 2011. 2. 22.자 근로계약은 한시적 채용에 대한 것이고 2012. 3. 1.자 근로계약은 정규직 채용에 대한 것이어서 근로관계의 내용이 상이하며, 2011. 12. 21. 최초 계약기간의 만료에 따라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어 그 시점에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각 근로계약서상 근로관계의 실질은 사실상 동일하고, B㈜은 원고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별도의 신규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의 재입사는 기존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으로 보일 뿐 새로운 근로관계의 형성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 또한 위 근로계약 종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근로관계는 단절 없이 이어져 왔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B㈜ 또한 원고의 2025. 3월분 급여명세서에 입사일이 2011. 2. 22.로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다}.

마)

결국 원고의 공백 기간의 길이와 근로계약 기간 중 위 공백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위 공백 기간의 발생 경위와 공백 기간 전후 원고의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 B㈜의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반복․갱신 관행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B㈜ 사이에 위 공백 기간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거나 B㈜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근로관계의 계속성은 위 공백 기간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바)

한편, 고용보험법 제13조는 ‘근로자인 피보험자는 이 법이 적용되는 사업에 고용된 날에 피보험자격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5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그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법 제50조 제5항 본문은 구직급여의 소정급여일수 및 피보험기간에 관하여 ‘피보험자격 취득에 관하여 신고가 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피보험자의 경우에는 하나의 피보험기간에 피보험자가 된 날이 제15조에 따른 피보험자격 취득신고를 한 날 또는 제17조에 따른 피보험자격 취득이 확인된 날부터 소급하여 3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 전이면 제3항에도 불구하고 그 해당하는 날부터 소급하여 3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보험연도의 첫 날에 그 피보험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피보험기간을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17조 제1항은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자는 언제든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피보험자격의 취득 또는 상실에 관한 확인을 청구할 수 있다’,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청구에 따르거나 직권으로 피보험자격의 취득 또는 상실에 관하여 확인을 한다’, 제3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은 제2항에 따른 확인 결과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확인을 청구한 피보험자 및 사업주 등 관계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41조 제1항은 ‘보험료, 이 법에 의한 그 밖의 징수금을 징수하거나 그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법령을 종합하면,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는 원칙적으로 고용보험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고용된 날 당연히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나, 다만 고용보험법 제17조에 따라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사람이 피보험자격을 취득한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피보험자격의 취득에 관한 확인을 청구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이에 따르거나 직권으로 피보험자격의 취득에 관하여 확인한 경우에, 고용보험료의 징수 등이 어렵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용보험료를 징수할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이 3년임을 감안하여 구직급여의 소정급여일수를 산정함에 있어서 피보험자로 된 날이 피보험자격 취득이 확인된 날부터 소급하여 3년 전이면 피보험자격이 확인된 날부터 소급하여 3년이 되는 날에 그 피보험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보고 구직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피보험기간을 계산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는 사업장에 고용되면 피보험자격 취득신고나 확인과 관계없이 고용된 날에 당연히 피보험자격을 취득하는 것이고,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였던 사람이 뒤늦게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피보험자격의 취득에 관한 확인 청구를 하여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피보험자격의 취득에 관한 확인을 한 경우에 한하여 고용보험법 제50조 제5항에 따라 피보험기간을 제한하려는 것이므로, 사업주가 고용보험법 제15조에 따른 신고를 한 경우에는 위 제50조 제5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설령 고용보험법 제15조에 따라 신고를 한 경우에도 고용보험법 제50조 제5항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더라도 위 규정은 피보험자격 취득신고나 확인이 사업주 또는 피보험자 측의 사정으로 제 때에 이루어지지 못하여 피보험자격 취득시기가 불분명한 경우 피보험기간을 제한하기 위하여 둔 것으로 보이므로, 구 직급여 산정의 기초가 되는 피보험기간을 계산함에 있어서도 피보험자격의 취득 여부 및 그 시기 등이 객관적으로 명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의 보험료 징수 등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 동법 제15조 제2항에 따른 신고나 동법 제17조 제1항에 따른 피보험자격 취득확인 청구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볼 수 있어 신고 등의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동법 제50조 제5항에 따라 피보험기간을 제한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취지에서 소멸시효의 도과로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한 처분 이유는 타당하지 않다.

5.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김원목(재판장) 김성수 장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