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D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임금을 거의 지급하였다. 또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로서 그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 피고인이 주장하는 포괄임금약정(주휴수당을 일당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약정)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설령 피고인의 내심의 의사가 주휴수당을 고려하여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시급을 정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시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명시적인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조리원은 개인사정에 따라 비교적 자유롭게 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D의 근무기간 중 주휴수당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이 존재하기도하였으며 피고인 주장에 따라 산정된 D의 시급은 2023년의 경우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점, D가 수행한 이 사건 조리원의 주방보조업무가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곤란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은 D의 실 근무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해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일급에 주휴수당을 포함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조리원의 다른 근로자들과는 일급에 주휴수당을 포함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위와 같은 인정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조리원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대장과 근무내역 장부,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D에게 근무시간에 따라 책정한 일급[정상근무(10:30~19:30, 휴게시간 제외 근무시간 7시간)시 1일 8만 원, 연장근무(07:30~19:30, 휴 게시간 제외 근무시간 9시간 30분)시 1일 12만 원(연장근로수당을 반영하여 책정함), 반일근무시 1일 4만 원]만을 정확히 지급하였을 뿐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지 않았고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공휴일 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포괄임금약정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며, 피고인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오신하였고 연장근로수당 일부,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공휴일 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은 그 규정의 존재를 알지 못하거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법률의 부지나 법적 평가에 관한 착오가 있다고 하여 그 적용을 피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투거나 지급을 거절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과 함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23. 2. 13. 녹음된 대화에 대한 녹취록을 근거로, 피고인은 근로감독관의 권고에 따라 미확정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보류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녹취록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감독관의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근로감독관은 2023. 4. 17. 피고인에게 조사결과에 따라 확정된 미지급 금액을 지급하도록 시정지시하였으나 기한 내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2023. 5. 4. 이 사건에 관하여 범죄인지 보고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정민(재판장) 정우영 장민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