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들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 소속 잠수부들로서 해저에서 아래 나.항 기재와 같은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하다가 재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피고는 해양수산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E사무소로부터 항로표지 조류, 관리운영시스템 유지보수 공사를 도급받았고, D은 위와 같은 공사에 관하여 이 사건 작업을 의뢰받았다.
이 사건 작업
원고들은 2020. 5. 31. 15:00경 전남 F 등대 전면 해상(이하 '이 사건 해역'이라 한다)에서 G 조류관측부이 계류장치 점검을 위하여 잠수작업을 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작업 후 잠수병 증상이 발현되었고, 감압병 진단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관련법령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법령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갑 제3, 4, 9, 11, 12, 1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해역의 수심은 49.8m인데, 당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역의 수심이 약 40m라고 잘못 고지하였고, 원고들은 그에 맞추어 산소통을 2개만 준비하여 이 사건 작업을 하다가 산소부족으로 정지점과 감압시간을 준수하지 못하여 이 사건 재해를 입게 되었는바, 이는 피고가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 위반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537조는 '사업주는 잠수작업자를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하는 경우에 그 속도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는 수급인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해역에서 적절한 감압을 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도록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부상속도 준수에 충분한 산소통을 제공하지 않았고, 부상속도 및 감압방법에 관한 작업계획의 수립 없이 원고들에게 잘못된 수심정보를 제공하는 등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고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제공의무 위반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 제1항 제3호는 '도급인은 질식 또는 붕괴의 위험이 있는 작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작업에 관하여 해당 작업 시작 전에 수급인에게 안전및 보건에 관한 정보를 문서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54조 및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5조는 위 '질식 또는 붕괴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산소결핍, 유해가스 등으로 인한 질식의 위험이 있는 장소로서 '산소농도가 18퍼센트 미만 또는 23.5퍼센트 이상, 이산화탄소농도가 1.5퍼센트 이상, 일산화탄소농도가 30피피엠 이상 또는 황화수소농도가 10피피엠 이상인 장소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작업은 위와 같은 '질식 또는 붕괴의 위험이 있는 작업'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역의 수심 및 잠수시간에 관한 정보를 문서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역 수심 등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정보제공의무를 위반하였다.
판단
피고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 위반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및 을 제11호증의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 원고들 주장과 같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가 있다거나 피고가 그와 같은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0조는 '도급인의 사업장'에 관하여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 · 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작업의 도급인 지위라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역은 자연환경일 뿐 피고가 지배하거나 직접 관리하는 '도급인의 사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해역이 안전보건규칙 제618조 제1호에서 정한 밀폐공간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해역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 제2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11조 제15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6조 제5호에 따른 '도급인의 사업장'이라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의 사업장에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해역에 피고가 어떤 안전 및 보건 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는 것인지 알 수도 없고, 위 조항 단서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어 피고가 위 조항에 따라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해도에는 이 사건 해역의 수심이 34 내지 37m로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을 제11호증). 피고는 위와 같은 해도 기재에 따라 원고들에게 이 사건 해역에 관한 안내를 한 것으로 보이므로, 설령 피고가 이 사건 해역에 관한 잘못된 수심정보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해역이 피고의 사업장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수심 등 이 사건 해역에 관한 정보는 이 사건 작업을 의뢰받은 잠수부인 원고들 스스로 파악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제공의무 위반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 및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에게 원고들 주장과 같은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제공의무가 있다거나 피고가 그와 같은 정보제공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 제1항 제3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54조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5조를 종합하여 보면, 도급인에게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 제공 의무가 있는 작업은 '질식 또는 붕괴의 위험이 있는 작업으로서 산소결핍, 유해가스 등으로 인한 질식의 위험이 있는 밀폐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의미하고, 위 밀폐공간은 '산소농도가 18퍼센트 미만 또는 23.5퍼센트 이상, 이산화탄소농도가1.5퍼센트 이상, 일산화탄소농도가 30피피엠 이상 또는 황화수소농도가 10피피엠 이상인 장소의 내부'이다.
즉, 산업안전보건법 제65조 제1항 제3호가 적용되는 작업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으로서 질식의 위험이 있는 작업이라고 할 것이므로, 외부환경인 이 사건 해역이 위와 같은 작업에 해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해역이 안전보건규칙 제618조 제1호에서 정한 '밀폐공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밀폐'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의 공기나 습기가 스며들지 않게 또는 내용물이 샐 틈이 없도록 꼭 닫거나 막음'으로서 실내공간을 전제로 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역은 그 자체로 외부환경이거나 개방된 장소로서 '밀폐공간'이라고 볼 수 없다.
안전보건규칙 제10장은 '밀폐공간 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예방'이라는 제목 하에 밀폐공간에서의 사업주의 주의의무 등 조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그 주의의무로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의 측정 및 기록(제619조의2), 환기 등(제620조), 감시인의 배치 등(제623조) 등을 열거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조치사항이 이 사건 해역에 적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안전보건규칙은 잠수작업에 관하여 '제5장 이상기압에 의한 건강장해의 예방'에서 따로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 안전보건규칙 '제10장 밀폐공간 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예방'을 적용할 것도 아니다.
원고들은 2020. 5. 31. 피고에게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작업과 관련된 안전수칙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는 내용의 안전서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직원도 이 사건 작업 당일인 2020. 5. 31. 이 사건 작업에 관한 안전점검을 위한 출장을 오기도 하였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무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