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3구합10706 판결

교육공무직원 당연퇴직 무효 확인

주문

1.

피고가 2023. 3. 16. 원고에 대하여 한 교육공무직원 당연퇴직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피고는 전라북도 소재 각 공립학교를 설립·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2003. 4. 1.부터 피고 소속 공립학교에서 교무실무사로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원으로, 2007. 10. 1.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

원고는 'F초등학교 교무실에서 교사들의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 내용을 녹음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3. 1. 11. 광주고등법원 전주부에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로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의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광주고등법원(전주) 2022노72호],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

전라북도교육감 소속 교육기관의 장인 전라북도고창교육지원청교육장은 2023. 3. 16.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유로 2023. 4. 17.자로 해고(당연퇴직)한다고 통보(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라고 한다)하였다.

○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와 관련된 전라북도교육감 소속 교육공무직원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규정은 교육공무직원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나 내용을 불문하고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으면 당연퇴직하도록 규정하여 교육공무직원의 사익, 즉 직업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위헌·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을 근거로 한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는 당연퇴직사유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나.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 점, 관련 형사사건은 원고가 내부 고발자로 오인 받아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원고가 대화내용이 녹음된 교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어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1)

지방자치법 제13조 제2항 제5호 가목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설립된 학교의 활동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서 그 공공적 업무수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석되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공무직원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공법상의 근무관계의 설정을 목적으로 하여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의사가 합치되어 성립하는 공법상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3두11499 판결의 취지 참조).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12조는 '이 법과 이 법에 의하여 발하는 대통령령은 국가·특별시·광역시·도·시·군·구, 읍·면·동 기타 이에 준하는 것에 대하여도 적용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교육공무직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할 것이므로, 다른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한 교육공무직원에 대하여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2)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 이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를 상대로 당연퇴직조치에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정한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들어 당연퇴직처분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3)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의 성격

1)

교육공무직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할 만한 다른 법률상의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교육공무직원인 원고에 대하여도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선고받고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을 당연퇴직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규정에 근거하여 한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는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하고,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

이 사건 규정이 교육공무직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규정은 교육공무직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는 그직에서 당연퇴직되도록 규정함으로써 교육공무직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수행하려는 교육공무직원의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그와 같은 제한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교육공무직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이 교육공무직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각급 교육기관에서 교육행정 또는 교육활동 지원 업무 등의 실무를 담당하는 교육공무직원이 범죄행위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에는 해당 교육공무직원 뿐만 아니라 교육기관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손상되고 그 결과 직무수행의 어려움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해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교육공무직원이 성범죄나 아동학대 관련 범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는 계속하여 교육공무직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당 교육공무직원을 당연퇴직시켜 교육공무직에서 배제시킬 필요성이 있다.

②

사용자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해고에 해당하므로, 당연퇴직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 즉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 규정은 교육공무직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때에는 당연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마치 교육공무직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기만 하면 곧바로 당연퇴직되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는 내재적 제약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합리적이며, 그와 같이 보면 이 사건 규정이 교육공무직원의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③

교육공무직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당연퇴직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교육공무직원이 저지른 범죄의 종류, 죄질, 내용 등에 비추어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당연퇴직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규정으로 인하여 교육공무직원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이 사건 규정을 통하여 교육공무직과 교육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고 교육공무직원으로서의 성실하고 공정한 직무수행을 담보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더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가 해고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두54759 판결 등 참조),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 또한 사용자가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통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선고유예는 법원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에 개전의 정상이 현저할 것을 요건으로 하여 가벼운 제재를 하는 때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크거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교육공무원법은 교육공무원이 뇌물 관련 범죄 또는 직무와 관련된 배임이나 횡령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만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교육공무원법 제43조의2 제1항, 제10조의4 제1호,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5호). 교육공무원법은 같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범죄의 종류, 내용 등에 따라 사회적 비난가능성이나 직무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므로, 교육공무원이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중 해당 교육공무원을 그 직무로부터 배제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만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교육공무원법의 취지는 각급 교육기관에서 교육공무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교육공무직원에 대한 당연퇴직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로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1년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것은 교육공무원법에서 규정하는 당연퇴직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교육과 직접 관련된 직무에 종사하는 교육공무원 보다 이를 보조하는 교육공무직원에 대하여 더 높은 도덕성과 공익성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있는바,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퇴직되는 것은 지나치게 무거운 제재라고 할 것이다.

④

원고는 약 17년간 교육공무직으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고, 교육공무직원 근무성적평정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다. 원고는 2020. 5.경 있었던 불시감사와 관련하여 다른 교직원들의 근무시간 내 음주행위에 대한 제보자로 의심받아 다른 교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고 생각하던 중 누군가가 자신의 책상을 함부로 뒤지는 등의 방법으로 괴롭힌다고 의심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신의 책상 연필꽂이에 녹음기를 두고 가는 방법으로 교사들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였던바, 원고가 교사들의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녹음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에 의하면 원고가 녹음한 대화내용이 실제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해당 교사들이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비록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범죄를 저지르는 잘못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잘못이 원고를 교육공무직에서 배제시켜야 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평근(재판장) 김진아 김민재

각주1) 관 계

각주2) 법 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