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사건정보
제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874
판결선고
2024. 4. 3.
제주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제주 서귀포시 B, 2층에 있는 C(주)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5. 9. 1.부터 2021. 11.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31,602,975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4명의 퇴직금 합계 88,505,75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의 판단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액수가 상당한 다액인 점, ② 위와 같은 금액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과의 관계를 ‘도급관계’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피고인과의 관계를 ‘고용관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 점, ③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향후 법원이 (민사)판결 등에 따라 확정하는 정당한 금액을 지급할 의사가 있다고 진술하였고,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임금’ 미지급 사유로는 기소되지 않았는바,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향후 판결 등을 통해 확정된 정당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을 의사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대법원은 근로계약과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 위와 같은 판시내용에 비추어 볼 때,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이 고용관계와 도급관계를 쉽사리 구분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⑤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2023. 3. 27.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를 상대로 하여 미지급 퇴직금(또는 임금)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사건번호: 제주지방법원 2023가단55353호, 사건명: 임금)하였는데, 담당 민사재판부는 위 민사사건의 변론기일을 아직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 주된 이유는 담당민사재판부의 과중한 업무 때문이라고 보이기는 하나, 위 사건의 사실관계 내지 쟁점이 복잡한 것도 일부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일응 추측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장래 피고인에게 민사재판 등을 통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의무가 인정 및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판결공시에 관하여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취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배구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