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주시 B에 있는 (주)C 대표이사로서 상시 13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공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할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그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6. 22.부터 2022. 4. 14.까지 위 ㈜C에서 서커스 공연 업무를 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에게 위 기간 동안 급여 합계 6,920,890원을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의 판단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피고인은 자신이 산정한 임금 등을 위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하였고, 이 법정에서 ‘향후 민사판결에 따라 지급을 명하는 정당한 금액은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차후 확정될 금액을 지급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과 위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으나, 다만 그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에는 예정하지 못하였던 사유(예: 팬서비스 시간 발생 등)로 인하여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과 위 근로자는 근로계약서의 해석, (추가) 근무시간의 산정, (추가) 근무시간당 보수와 관련하여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제반 사실 및 증거관계를 두루 종합하여 판단 및 결정되어야 할 사항으로 보이는 점, ④ 위 근로자가 피고인에게 ‘급여를 받았다’는 내용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214면), ⑤ 위 근로자는 2023. 8. 8.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C’를 상대로 하여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사건번호: 제주지방법원 2023가소63334호, 사건명: 임금)하였는데, 담당 민사재판부는 2023. 11. 24. 위 민사사건의 제1회 변론기일을 진행한 후 아직 그 기일을 진행하지 않고 있는 점, ⑥ 위 민사사건이 제1회 변론기일 이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주된 이유는 담당 민사재판부의 과중한 업무 때문이라고 보이기는 하나, 위 사건의 사실관계 내지 쟁점이 복잡한 것도 일부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일응 추측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장래 피고인에게 민사재판 등을 통하여 위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가 인정 및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또는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판결 공시에 동의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배구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