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5. 9. 23. 선고 2025노38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및 벌금 3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2024고단2628 사건 범죄일람표 연번 2번 피해자 V에 대한 구미시 K 다가구주택 신축공사 관련 사기 중 1억 7,600만 원 부분)

피고인은 피해자 V와 사이에 구미시 K 다가구주택 신축공사에 관하여 총 공사대금을 1억 9,800만 원(최초 공사대금 1억 7,600만 원 + 추가 공사대금 2,200만 원)으로 정하여 건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위 다가구주택을 완공하여 준공을 마쳤다. 즉, 피고인은 추가 공사대금 2,200만 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공사를 하지 않았지만 최초 공사대금 1억 7,600만 원에 해당하는 부분은 공사를 모두 완료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2,200만 원만 편취금으로 인정되어야 하고, 최초 공사대금 1억 7,600만 원은 편취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위 1억 7,600만 원을 포함한 이 부분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5년,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D, E호에 있는 인테리어업체인 'F'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4. 2. 1.경 구미시 BP에서, 피해자 V에게 '공사대금을 주면 2024. 7. 초순까지 구미시 K 다가구주택을 완공하여 주겠다.'라고 말하여, 피해자와 건축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건축공사대금을 받아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비용 또는 공사대금 반환, 생활비, 인터넷 도박 등에 사용할 의사였고, 별다른 사업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던 상태에서, 2018. 7.경부터 2020. 4.경까지 공사대금 명목의 금원을 편취한 사건들에 관하여 변제하여야 할 4천만 원 이상의 채무 등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와 약정한 대로 건축공사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4. 2. 7. 건축공사 대금 명목으로 F 명의 M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3,000,00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2024. 2. 7.경부터 2024. 3. 19.경까지 피해자로부터 합계 1억 7,600만 원을 공사대금 명목으로 송금받아 편취하였다[원심 범죄일람표 1(공사대금) 연번 2 제1행부터 제13행 중 4,736,000원<1> 부분].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공사 외에 또 다른 공사를 도급받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여, 이는 편취금의 소비방법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다. 그리고 사기죄는 보호법익인 재산권이 침해되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라고 하려면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어야 한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 내지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일을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을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일의 대가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도급계약의 내용,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17도14104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약정한 대로 건축공사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사대금 명목으로 1억 7,60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각 사기죄 및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각 사기죄 및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여야 한다.

①

피해자는 2024. 2. 1.경 피고인에게 구미시 K 지상 다가구주택(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 한다) 신축공사를 공사대금 1억 7,600만 원으로 정하여 도급주었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추가공사(2,200만 원)를 포함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을 1억 9,800만 원으로 증액하기로 합의였다(증거기록 1권 109, 119쪽).

②

도급계약에서 목적물의 주요구조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고 당초 예정된 최후의 공정까지 마쳤다면 일이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7다272468, 272493 판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에게 약정하였던 일을 완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

피고인은 이 사건 주택을 완공하여 준공을 마쳤다.

●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전기공사, 창호 등 준공에 필요한 공사는 거의 다 했습니다. 피고인이 1억 7,000만 원 상당의 공사는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추가 공사대금 2,200만 원을 지급받은 이후에는 공사를 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고 진술하였다(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는 총 지급금액 1억 9,8000만 원 중 2,500만 원 상당의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도 피고인이 적어도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약정한 일은 완성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

피해자는 2024. 4. 15.경 피고인에게 구미시 BQ 다가구주택 신축공사를 도급주었다. 만약,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이후 그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위 문성리 1653 건축공사를 도급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주택에 누수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이를 이유로 피해자는 2,500만 원 상당의 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민사적으로 해결될 문제이다.

③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약정한 일을 완성한 이상, 피고인이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추가공사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와 약정한 대로 건축공사를 완공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④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당시 4,000만 원이 넘는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소위 돌려막기의 방법으로 채무를 이행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건축공사 도급계약 체결에 있어 수급인에게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관한 고지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이후인 2024. 4. 15. 피해자로부터 구미시 BQ다가구주택 신축공사를 공사대금을 9,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도급받았으나, 위 건축공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잠적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도급계약보다 공사대금이 적은 구미시 BQ 다가구주택 신축공사를 도급받기 위하여 1억 7,600만 원 상당을 소비하며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근로조건 명시서면 미교부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 근로조건 명시서면 미교부가 1회에 그쳤고, 건설업계의 관행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러한 사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