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의 아들 C은 2004. 12. 15.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7. 28. 피고 회사 주차장에 주차된 자신 소유 승용차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이하 '망인'이라 한다).
피고 회사는 망인이 사망한 후 법정퇴직금을 95,746,740원, 퇴직위로금을272,697,370원으로 각 계산한 후 2024. 1. 8. 합계액 366,055,568원 중 원고 상속분2/5에 해당하는 146,422,227원<1>을 원고 앞으로, 나머지 5/3에 해당하는 219,633,341원을 망인의 배우자인 D 앞으로 각 공탁하였다.
원고와 D는 2023. 9. 22. '망인의 상속재산 중 피고 회사에 대한 퇴직금, 회사 단체보험금, 위로금을 원고가 단독으로 소유'하기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았고, 그 화해권고결정은 2023. 10. 19. 확정되었으며[부산고등법원(창원) 2023브1001], 원고는 2024. 11. 18.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7, 10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망인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고, 피고 회사가 이미 공탁한 퇴직위로금272,697,370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나머지 손해를 추가로 배상할 의무가 있고, 망인의 피고 회사에 대한 위로금 등을 단독으로 상속한 원고에게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
퇴직금 청구
망인은 피고 회사에서 2004. 12. 15.부터 2021. 7. 28.까지 근무하였고, 망인의 경우 평균임금보다 통상임금(시간당 25,634원)이 더 높으므로 피고 회사는 망인에게 위 근무 기간에 대하여 통상임금을 기초로 계산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다시 산정한 퇴직금 102,294,408원[= 205,072원(1일 통상임금)× 30일 × (6069일 ÷ 365일)]에서 이미 지급한 퇴직금 95,746,740원을 공제한 6,547,66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8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D, E의 각 증언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회사에서 영업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도한 술자리에 참석하는 등 업무상 부담을 원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망인은 피고 회사 부산지점 종합병원팀 MR(의약 영업 담당자)로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F병원, G병원, H병원 3곳을 담당하였고, 담당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 등에게 피고 회사의 의약품 등을 홍보(제품설명회)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식당에서 의약품등을 홍보하는 경우 의사 등에게 식음료를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1인당 10만 원을 초과할 수 없었으므로(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4조, 공정경쟁규약 세부운용기준 제7조), 망인이 업무를 위하여 스스로 비용을 지출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망인이 사망한 2021. 7.경에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하여 대면 영업 등이 위축된 상태였으므로 병원을 상대로 하는 영업 업무는 더욱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하여 증인 D는 '망인이 사망할 무렵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접대가 줄었던 것 같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하였다).
망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불명이고(부검을 하지 아니하였다), 추정 사인은 급성 심장사이다. 망인은 2009.경 결혼할 무렵부터 과체중인 상태였고(증인 D의 증언), 늦어도 2018.경부터 고혈압 증상이 있어서 고혈압 관련 약을 복용 중이었다. 증인 D의 '망인의 늦은 귀가가 업무 때문인지 개인적 용무 때문인지 잘 모른다', '망인은 술을 즐겨 마셨는데, 개인적으로 술을 마실 때는 밖에서 마시는 경우도 있었고 집에서 마시는 경우도 있었다'라는 취지의 증언 및 위와 같은 피고 회사 영업 업무의 형태를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 전 건강상태가 반드시 피고 회사에서 담당하는 영업 업무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망인의 근무 시간은 1일 8시간이었으나, 간주근로제로 인하여 출퇴근 시간의 제약은 없었고(월요일은 팀 회의를 위해 오전 9시까지 출근하였으나, 일요일 저녁에 제품설명회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제품설명회로 인한 저녁 식사가 길어지는 경우 그다음 날은 오후부터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인 E의 증언).
망인은 2021. 7.경 사망하기 이전에 사직 의사를 밝힌 후 상당한 기간 피고 회사에서 더 근무하였는데, 위 근무 기간이나 인수인계 과정에서 과도한 술자리를 가졌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에서 망인과 함께 근무한 증인 E은 '망인이 사직 의사를 밝힌 후 평소보다 업무량을 줄였고 업무시간도 조절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하였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2항에서는 '제1항 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망인의 월 통상임금이 5,357,6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월 소정근로시간을 220시간으로 하여 망인에 대한 급여명세서가 작성되어온 사실이 인정된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의 월 소정근로시간이 226시간이라고 주장하나, 급여명세서에 실제 기재되어온 월 소정근로시간과 달리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퇴직금은 97,178,490원[= 1일 통상임금 194,816원{= 시간당 통상임금 24,352원(= 5,357,600원 ÷ 220시간) × 8시간} ×30일 × (= 6069일 ÷ 365일)]<2>이고, 위 금액에서 이미 지급한 퇴직금 95,746,740원을 공제하면 그 차액은 1,431,750원(= 97,178,490원 - 95,746,740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431,7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 등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위 퇴직금 차액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의하면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위 퇴직금 차액 채권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4. 12. 24.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으로서 망인이 사망한 2021. 7. 28.에 지급기일이 도래하여 이후 3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가 2024.경 퇴직금 일부를 공탁함으로써 퇴직금채무의 존재를 승인하였으므로 퇴직금 차액 채권도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취지로 재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그 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 그 표시가 반드시 명시적일 것을 요하지 않고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적어도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져야 할 것이고, 그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채무자에 의한 채무승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채권자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64552 판결,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다85216 판결 등 참조).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2024. 1. 8. 위 공탁 당시 공탁원인을 '금액에 대한 이의로 피공탁자(원고)가 수령을 거부'하였다고 기재한 사실이 인정되고,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던 이상, 피고가 위 공탁에 의하여 당시 그 공탁금을 초과하는 채무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원고에게 표시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따라서 피고가 위 공탁에 의하여 공탁금을 넘는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이라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윤옥(재판장) 김현 박승균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 이 부분 금액을 368,444,110원이라고 기재하였으나, 공탁서(갑 제12호증)에 기재된 금액으로 특정한다. 나머지 3/5에 관해서도 같다.
각주2)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