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각자(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20,000,0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3. 11. 30.부터 2015. 5.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들이, 55%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C은 건설업을 운영하는 자로서, 2013. 9. 1.경부터 2013. 12. 31.경까지 상시 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거제시 E에서 건축주 F로부터 공사금액 5억 원 상당의 원룸 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받아 시공하였다.
피고 D은 상시 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피고 C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미장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였다.
피고 C은 2013. 11. 30. 14:00경 거제시 E에 있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 D에게 건물 외벽 미장작업을 지시하였고, 피고 D은 소속 근로자인 망 G(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에게 건물 외벽 석재 마감재를 칠하는 작업을 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망인은 지상 약 9m 높이에 있는 건물 3층 외벽의 비계 작업발판 위에서 양손에 미장용 흙손과 미장칼을 들고 미장스톤 작업(건물 외벽에 건축용 석재 마감재를 바르는 작업으로,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을 설치하고, 메쉬를 재단하여 몰타르를 부착하면서 건축용 석재 마감재로 미장을 하는 순서임, 갑제7호증의9 참조)을 하던 중, 발을 헛디뎌 몸의 중심을 잃고 약 9m 아래의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여 2013. 11. 30. 14:22경 두개골 골절, 다발성 골절 등으로 사망하였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자녀인 원고들이 있고, 상속지분은 각 1/2이다.
원고들은 2013. 12. 31.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망인에 대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들에게 유족급여 161,330,000원(이하 '이 사건 급여'라고 하는바, 유족일시금으로 원고별로 80,665,000원을 각 지급)을, 원고 A에게 장의비 13,051,700원을 각 지급하였다.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4고단285 사건에서 2014. 5. 29. 피고 C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 D은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 선고받았으며, 위 판결은 각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7(가지번호 포함)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 C은 건설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 및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의 안전, 보건을 총괄할 책임이 있고, 피고 D은 이 사건 공사 중 미장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는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 보건을 총괄할 책임이 있는 자인바, 망인은 피고들의 감독소홀과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사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망인과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 중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C의 주장
망인은 피고 C의 지시 및 명령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고, 나아가 피고 C이 지급한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주된 원인을 제공하였으며, 이러한 전적인 책임은 망인이 져야 한다.
피고 C은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장례비용 7,559,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공제하여야 한다.
피고 D의 주장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일실수입 손해와 장례비, 위자료 등 원고들 주장의 손해에 망인의 과실을 상계할 경우, 원고들이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금액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액 범위를 초과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유족급여와 장의비에 위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C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인바, 그의 수급인인 피고 D이 사용하는 근로자인 망인이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이 사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3호의 안전난간의 설치가 필요한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피고 D은 근로자인 망인을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업주인바(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살피건대, 피고들은 구체적으로 위에서 본 조치의무에 따라 망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 중 외벽 마감작업 등 높이 2m 이상 외부비계 작업발판에서 작업을 할 경우, 안전난간을 설치(작업발판 단부 외부비계 부분에는 안전난간을 2단으로 설치)하거나 안전대 부착설비 등을 설치하고 망인으로 하여금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여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를 당해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각자(공동하여) 이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위자료에 대한 과실상계 여부
민법상의 과실상계제도는 채권자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의 발생에 관한 채권자의 그와 같은 부주의를 참작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단순한 부주의라도 그로 말미암아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원인을 이루었다면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손해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에 관하여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도 소송자료에 의하여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다37479 판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나,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하고,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는 사실심 법원이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이를 확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다43165 판결).
살피건대, 과실상계비율은 재산상 손해 중 소극적, 적극적 손해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적용하여야 하나, 정신적 손해를 정함에 있어서는 이를 참작함에 족하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과 원고들의 위자료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자료에 대한 이 사건 급여의 공제 여부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망인과 원고들의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소극적 손해의 성격을 가지는 이 사건 급여를 공제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자료에 대한 기지급 장례비의 공제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1항, 제2항 전문, 제3항 본문, 제87조 제1항 본문, 제2항 규정의 취지는 산업재해로 인하여 손실 또는 재해를 입은 근로자는 재해보상청구권과 산재보험급여수급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아울러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사용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이들 청구권 상호 간의 관계와 손실의 이중전보를 방지하기 위한 보상 또는 배상액의 조정문제를 규율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3항에서 말하는 '동일한 사유'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대상이 되는 손해와 근로기준법 또는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전되는 손해가 같은 성질을 띠는 것이어서 산재보험급여와 손해배상 또는 손실보상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724 판결)고 할 것이므로, 피고 C이 망인(또는 원고들)의 재산적 손해 중 적극적 손해인 장례비를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신적 손해인 위자료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급여에 위자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유족보상 또는 유족급여는 근로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장래 얻을 수 있는 수입을 상실하게 된 재산상 손해를 전보하기 위하여 일정액을 일정한 범위의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으로서 이는 위자료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81. 10. 13. 선고 80다2928 판결).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자료 액수의 결정 기준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직업,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 및 결과, 망인의 과실 정도, 피고들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망인과 원고들의 동거 여부 등 기록에 나타난 일체의 제반 사정을 고려
위자료 액수
망인 : 3천만 원
원고들 : 각 5백만 원
상속 : 각 1/2
합계
각 2천만 원 {= 1천 5백만 원(3천만 원의 1/2) + 5백만 원}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위자료 2천만 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13. 11. 30.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5. 5. 28.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으므로 각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