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 5. 17. 선고 2016노315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 항소이유의 요지

가

.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014. 8. 28.자 (잠정)임금협약은 그 세부사항까지 합의가 되지 않았고 서명이 이루어지지 않아 효력이 없다. 설령 위 임금협약의 효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임금협약이 무효라고 믿었을 뿐 아니라, 근로자들에게 위 협약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임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여 이미 신설 수당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믿었으므로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

나

.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 2014. 8. 28.자 임금협약<1>의 효력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1항). 이와 같이 단체협약을 문서화하고 당사자 쌍방의 서명날인을 하도록 규정한 것은 단체협약이 규율대상으로 하고 있는 노사관계가 집단적·계속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체결당사자를 명백히 함과 동시에 당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과 명확성을 담보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다7945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근로자 측 대표 H은 2014. 8. 28. 위 임금협약에 이미 서명을 완료한 점, ② 위 임금협약은 제목에 '잠정'이라는 기재가 있으나 이는 경남 지역의 L 협력사들이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열기로 한 합동 조인식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과 근로자들은 2014. 8. 28.까지 내근직원에 대한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였으나, 위 임금협약은 내근직원에 대한 성과급 산정 기준과는 관련이 없고, 위 기준이 정해지지 않더라도 위 임금협약의 각 조항을 해 석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14. 8. 28.자 임금협약은 노사의 최종적인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임금협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 미지급에 대한 고의 유무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금품청산의무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지급받아야 할 임금은 고정급과 변동급으로 구성되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기본급 차액, 가족수당, 고정연장근로수당 등 고정급 부분이다. 이를 산출하기 위한 기준은 2014. 8. 28.자 단체협약2) 및 2014. 8. 28.자 임금협약에 이미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

②

피고인은 2014. 8. 28.자 임금협약은 잠정적인 것이고, 조인식을 하지 못하여 효력이 없기 때문에 위 기본급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변소해 왔고, G와 I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위 기본급 등을 요구하자, 피고인이 단체협약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8. 28.자 임금협약은 유효하게 체결되었고, 설령 피고인이 자신이 이미 서명한 2014. 8. 28.자 임금협약의 효력이 없다고 믿었더라도 이는 단체협약의 효력과 조인식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③

2014. 8. 28.자 단체협약 및 2014. 8. 28.자 임금협약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근로자들이 기존에 지급받았던 임금 총액과 협약상 지급받아야 할 임금 총액을 비교하여 협약상 지급받아야 할 임금 총액이 더 많을 경우에 한하여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그 차액을 소급하여 지급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다.

④

2014. 8. 28.자 임금협약은 문언상, 기본급, 가족수당, 고정연장근로수당은 실제 몇 시간 연장근로를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에 지급하던 고정급에 더하여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기존에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평일연장수당, 토요수당, 휴일수당, 연차수당 등에 위 기본급 차액, 가족수당, 고정연장근로수당 등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

⑤

만약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기존에 지급받았던 임금 총액이 협약상 지급받아야 할 임금 총액을 상회한다면, 피해 근로자들은 굳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오랜 기간 사측과 협의한 것이 되고, 피고인도 자신에게 별로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는 임금협약의 조인식을 회피하며 그 효력을 부인하려고 노력한 것이 되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체불된 임금의 규모가 5,000만 원이 넘고, 피해 근로자들도 38명이나 되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나,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과 관련된 민사소송에서 조정이 성립되었고,<3> 피해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은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각 정상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범행의 수단과 결과, 그밖에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4

.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

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

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2조 제2호 가목, 제31조 제1항(단체협약 위반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

형의 이유

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류기인(재판장) 정연희 조대현

각주1) J노동조합 L지회 경남지역 교섭대표 H과 주식회사 F의 대표자인 피고인이 2014. 8. 28. 체결한 '(잠정)임금협약'(증거기록 99쪽)을 가리킨다.

각주2) 피고인과 위 H이 2014. 8. 28. 체결한 '(주)F (잠정)단체협약'(증거기록 84쪽)을 가리킨다.

각주3) 창원지방법원 2015가단83296, 피해 근로자들은 피고인과 주식회사 F를 상대로 기본급 차액, 가족수당, 고정연장근로수당(59,977,929원으로 공소사실 기재 금액과 다소 차이가 있음)과 연차휴가수당 40,494,000원, 합계 100,471,929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2018. 2. 5. 청구금액 대부분을 지급(피고인이 3,000만 원을, 주식회사 F가 7,000만원을 각 부담하기로 함)하는 내용으로 조정이 이루어졌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