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1노343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사용자가 아니고, 설령 피고인이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은 근로자 D, E, F(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으며,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등 위반의 고의도 없었다. 또한, 이 사건 회사가 2019. 8.경 이후 사실상 부도상태였으므로 근로기준법 등 위반에 관한 책임조각사유가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가 당심에서 공소사실 제2항을 별지 변경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회사 대표로서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미지급의 책임이 있고, 미지급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742 판결 등 참조).

한편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7. 4. 20.경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그 다음날 대표이사로 등기되었다. 비록 피고인이 전 대표이사 G의 부탁으로 부득이 대표이사가 되었고 G이 그 이후로도 상당 기간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대표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적법하게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법률상 대표이사의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오랜 기간 회사 근로자로 등록되어 매월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아 왔고 이 사건 회사와 종속적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만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고용관계 및 퇴직금 정산 여부에 관하여 의심을 하여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러한 의심에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등 채권과 상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존부 및 액수에 관하여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 퇴직 당시 그와 같은 사유를 들어 임금 등의 지급을 거절한 것이 아니고, 수사기관 조사 당시에도 그와 같은 사유에 관하여 진술한 적도 없다.

그 밖에도 피고인의 임금 지급거절 이유와 지급의무의 근거, 이 사건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관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 등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모두 지급하거나 임금체불을 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주된 이유는 이 사건 회사의 경영 악화라기보다는 피고인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미지급 등의 사유를 설명하거나 그에 따른 성실한 협의 등을 이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퇴직금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