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던 피고인의 아버지 망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이 사망한 후 대표이사가 되었는데, D은 피고인에게 '약 3년간의 임금을 받지 못하였고 망인에게 3억 3000만 원을 빌려주었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하였고, 임금 체불 액수를 정확히 확인할 자료가 부족했으며, 2022. 7. 2.경 D이 관리하던 망인의 계좌에서 D에게 송금된 1억 원이 업무상횡령으로 의심되고 D은 그중 5000만 원이 급여에 대한 변제였다고 진술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위 1억 원의 법적 성격이 규명된 후에 체불 임금을 정리하려고 하였다. 실제로 D이 체불 임금 상당액을 청구금액으로 신청한 가압류에 대하여 피고인은 2023. 4. 28.경 해방공탁을 한 사실에 비추어도, 피고인에게는 임금 체불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므로,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으로 인한 불법행위 채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점, ② D이 망인으로부터 5,000만 원을 수령한 경위 및 D이 통상적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방식 등에 비추어볼 때, 위 5,000만 원이 임금이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부족한 점, ③ 이 사건 수사절차에서 D에 대한 각 임금대장, 고용보험·산재보험 사업자 부과내역 조회 등의 자료가 제출되었고, 근로감독관이 이에 기초하여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을 산정하였으므로, D에 대한 임금, 퇴직금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에 대한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은 망인이 2022. 9. 26.경 사망한 후 2022. 10. 12.경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된 체불임금 합계 10,593,770원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한 2022. 10.분부터 2023. 1.분까지의 임금이다.
피고인은 미지급 임금 등을 정확히 확인할 자료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고용보험·산재보험 사업자 부과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조회할 수 있었고 회계사무소가 이 사건 회사의 임금대장을 관리하고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회계사무소가 D의 편이라 생각하여 그 내역을 믿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도 퇴직금 32,734,544원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D의 횡령 혐의가 확정된 후에 지급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는 퇴직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등 합계액이 적지 아니하고, 약 1년 5개월간 그 지급이 지체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다가 부친인 망인이 사망함에 따라 갑자기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어 회사의 자금집행내역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D과 망인 사이의 불명확한 거래내역의 존재 등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D은 이 사건 회사 및 망인의 계좌를 관리하면서 자금을 집행하고 직원들의 급여를 산정·지급하는 업무를 하였는데, 대표이사가 된 피고인에게 자신의 계좌에서 망인의 계좌로 지급된 내역을 근거로 망인에 대한 대여금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D은 이후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계좌로 입금된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 대금 대부분을 망인의 계좌로 이체하여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을 포함한 망인의 유족을 상대로 망인에 대한약 2억 3000만 원 상당의 대여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하였다), 피고인은 D이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임금과 퇴직금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 판결이 선고되자, 곧바로 이 사건 회사의 명의로 그 판결금을 변제공탁한 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