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I의 피고 L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K 주식회사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 K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의 상호 중 ‘주식회사’ 부분을 생략한다)는 항공기 및 동 부분품, 항공기 엔진 선박 및 산업용 가스 터빈과 동 보조 기기류 제작, 정비, 판매, 임대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상호가 2015. 6. 29. ‘M’에서 ‘N’으로, 2018. 4. 1. 다시 현재의 상호로 각 변경되었다.
피고 L은 선박 및 산업용 가스 터빈과 동 보조기기류 제작, 정비, 판매, 임대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피고 K에서 분할되어 2017. 7. 3. 설립되었다.
원고 I는 피고 L 소속 근로자이고, 원고 J은 피고 K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이며, 나머지 원고들은 피고 K 소속 근로자들이다.
원고 A는 2015. 3. 6., 원고 I, J은 2015. 6. 16., 나머지 원고들은 2015. 10. 14. 각각 감봉의 징계 처분(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감봉’이라 한다)을 받았다.
이 사건 감봉 당시 적용되던 피고들의 취업규칙(2014년)과 ‘징계 종류 및 상세운영 기준’(이하 ‘이 사건 기준’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한편 O그룹 소속이던 M이 P 그룹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다가, 피고들 등은 2017. 10. 13. 당시 노동조합(Q노조 R지회)과 사이에 ‘노사화합 및 노사상생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에서는 “회사는 새 출발과 노사화합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잔여 해고자 2명에 대하여 2017년 내 원직 복직을 시행하며, 매각 발표 이후 매각과 관련하여 발생한 정직 이하의 징계기록을 삭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주위적 주장
이 사건 감봉은 노무 제공의 실질이 변하지 않음에도 원고들의 호봉이 1호봉 강하(降下)함에 따라 퇴직 시까지 1호봉만큼 감액된 임금만을 지급받게 되는 이른바 ‘무기(無期) 감급’에 해당하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95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거나 같은 법 제114조를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해 월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여 감액된 임금 차액 또는 그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으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1 예비적 주장
피고들의 취업규칙상 ‘감봉’은 ‘정직’보다 가벼운 징계이므로 그 불이익의 정도가 정직을 초과하여서는 안 되는데, 이 사건 감봉의 경우 노무를 제공하였음에도 그 임금감액기간의 제한이 없어 정직보다 금전적 불이익이 더 커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위 감봉의 기간은 적어도 정직의 하한인 7일을 초과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호봉 강하에 따라 감액된 임금 차액 중 정직의 하한인 7일을 초과하여 감액된 임금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2 예비적 주장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에 의하면 피고들은 ‘정직 이하의 징계기록을 삭제’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감봉의 제재도 위 합의서 작성일인 2017. 10. 13. 이후부터는 위 합의서 조항에 따라 중단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감봉이 중단된 위 2017. 10. 13. 이후 감액된 임금 차액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주위적 주장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감봉이 근로기준법 제98조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98조는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감급의 제재는 근로계약 관계가 존속되는 기간 중에 노무 제공 상의 태만이나 직장규율 위반에 대한 징계제재로서 근로자가 실제로 제공한 노무급부에 대한 임금액에서 감액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29698 판결 참조).
피고들의 취업규칙에서는 감봉의 정의를 “사원의 급호를 1호봉 강하함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위 취업규칙상 징계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있는 이 사건 기준에서는 감봉의 경우 직급기준과 감액기준을 구별하여 직급기준의 경우 “사원의 호봉을 1호봉 강하함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감액기준의 경우 “징계 1회의 액이 평균임금 1/2일분을, 총액이 1임금 지급기 임금총액의 1/10을 초과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련 법령과 이 사건 기준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감봉의 경우 감액기준과 관련하여 앞서 살펴본 근로기준법 제98조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기준의 예시에 의하면 감봉의 경우 징계를 받은 월에만 감액된 임금을 지급하고 그다음 월부터는 다시 감액 이전의 원래 임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감봉에 따른 급여 하락분이 위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정기승급으로 인하여 만회될 때까지 초과분만큼 조정급으로 차액을 보전함으로써 별도의 금전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피고들의 취업규칙 및 이 사건 기준에 의하면 감봉의 내용에는 임금의 감액 외에도 1호봉 강하가 포함되어 되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급의 제재가 ‘근로자가 실제로 제공한 노무급부’에 대한 임금액에서 감액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상 호봉 승급을 제한하는 호봉의 강하는 개념상 감급의 제재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98조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정기승급 시 본인의 능력, 근무성적 등에 관한 인사고과 결과를 참작하도록 되어 있고(제127조), 피고들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정기승급 외에 특별승급이나 임시승급도 실시할 수 있으며(제128조, 제129조), 능력,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다고 인정된 자에 대하여는 정기승급 시 승급을 보류할 수 있는바(제130조), 이러한 취업규칙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들에게는 근로자들의 호봉승급 여부에 관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들의 임금 체계상 매년 근속연수에 따른 정기적, 자동적인 호봉 승급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하는바(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들 내부에 근속 1년마다 1호봉 승급이라는 노동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도 없다.
한편 이 사건 기준에 의하면 ‘감봉의 징계 1년이 경과한 후 개전의 정이 뚜렷하고 업적이 우수한 자에 한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호봉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감봉에 따른 호봉 강하가 원고들의 퇴직 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제1 예비적 주장
위 가.항에서 살펴본 사실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원고들의 금전적 불이익은 징계를 받은 해당 월에 한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고,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호봉 강하가 없었더라면 원고들이 장래에 지급받을 것이라 기대했던 임금 차액은 피고들에게 근로자들의 호봉 승급 여부에 관한 재량이 인정되고 근속 연수에 따른 원고들의 호봉 승급이 확정적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금전적 불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감봉이 정직보다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제2 예비적 주장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을 보면 ‘피고들은 매각과 관련하여 발생한 정직 이하의 징계기록을 삭제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은 위 기초 사실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위와 같은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징계기록을 삭제’한다고만 기재되어 있는바, 위 조항을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호봉 강하가 없었더라면 원고들이 장래에 지급받을 것이라 기대했던 호봉 상승에 따른 임금 차액까지 모두 지급하겠다는 의미로까지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피고들은 위 합의서 조항에 따라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감봉을 비롯하여 정직 이하의 징계를 받은 근로자들의 징계기록을 삭제하였던 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금전적 불이익은 징계를 받은 해당 월에 한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어서 위 감봉에 따른 금전적 불이익이 원고들의 퇴직 시까지 계속 중이라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 제5항에 따라 피고들이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감봉으로 인한 호봉 강하에 따른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일 이후의 감액된 임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 I의 피고 L에 대한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K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신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